저축은행, 부동산PF 리스크 ‘노심초사’…3분기도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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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부동산PF 리스크 ‘노심초사’…3분기도 적자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2.04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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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저축은행 5개사, 부동산PF·건설업 대출 리스크↑
OK 부동산 연체액 2447억- 웰컴 1137억-페퍼 516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발(發) 리스크마저 확대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저축은행 간판들. ⓒ연합뉴스

저축은행업계가 좀처럼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반적인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PF가 구조조정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저축은행업계와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중소형저축은행은 물론 상위 10위권 저축은행마저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저축은행업계는 올 3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 1일 발표한 79개 저축은행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1413억원이다. 올 3분기 당기순손실은 453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528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최악의 실적으로 꼽히는 올해 1분기 성적표와 비교하면 그나마 나은 모습이지만 2분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던 각종 지표들이 3분기 들어 다시 악화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79개 저축은행의 올 3분기 연체율은 6.15%로 지난 2분기 5.33%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 연체율은 7.09%로 가계부채 연체율(5.40%)보다 높았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 증가세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2.83%였던 기업대출 연체율은 1분기 2.24%포인트 증가한 5.07%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0.69% 소폭 증가한 5.76%를 기록하며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양상을 보였으나 3분기 다시 1.33%포인트 늘어난 7.09%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고금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돈을 빌린 기업들의 상환능력이 크게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연체율 증가세는 중소기업과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최상위 저축은행들도 연체율 급증에 따라 건전성 지표에 ‘적신호’가 들어온 상황이다.

SBI저축은행의 올 3분기 말 부동산PF 대출 연체액은 68억원으로 연체율은 6.21%다. 건설업 연체액은 246억원에 연체율은 8.09%에 달한다. 부동산 관련 연체 총액은 496억원, 연체율은 2.95%로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반면 웰컴저축은행은 부동산PF 연체액 257억원, 연체율 4.42%을 기록했다. 건설업(154억, 8.39%), 부동산업(726억, 8.67%) 모두 리스크가 커지면서 부동산 관련 연체액은 1000억원대를 넘긴 1137억원으로 연체율 역시 7.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은 부동산PF 연체율이 9.07%(935억원), 건설업 연체율은 두자릿수인 10.52%(498억원), 부동산업 5.60%(1014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부동산 관련 연체 총액이 2447억원(연체율 7.38%)을 기록했다. 이는 자산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 중 가장 많은 연체액이자 가장 높은 연체율 기록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부동산PF 연체액 123억원(연체율 4.93%), 건설업 211억원(11.44%), 부동산업 172억원(5.59%)로 부동산 관련 연체액 총액은 516억원, 연체율은 6.88%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부동산PF 576억원(6.70%), 건설업 179억원(6.61%), 부동산업 636억원(3.05%)로 연체 총액 1391억원, 연체율은 4.33%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저축은행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최근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 우리금융지주 인수설이 불거졌던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유독 부동산발(發)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불발당시 부동산PF 관련 부실채권 가격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 바 있다.

상상인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3분기 말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모두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부동산PF대출은 417억원으로 연체율이 10.78%를 기록했으며 건설업 연체액은 241억원으로 연체율은 무려 13.65%에 달했다. 부동산업 역시 연체액이 794억원을 기록했으며 연체율은 13.55%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동산 연체 총액은 1452억원, 연체율은 12.63%를 기록했다.

다올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관련 연체 총액은 982억원, 연체율은 6.51%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계 공동으로 부동산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긴 했지만, 건설경기 불황이 심화되면서 시장 안정화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앞서 ‘PF 부실채권 정리 및 정상화 지원을 위한 펀드(웰컴유어NPL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를 운용하기로 하면서 우선적으로 11개사(저축은행중앙회+저축은행 10개)가 참여하는 총 330억 규모 펀드를 설립한 바 있다. 올해 말까지 전(全) 저축은행이 참여해 1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포부였다.

저축은행업계 스스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취하는 선제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저축은행업계가 전반적인 실적 부침을 겪고 있어 추가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연말까지 1000억원 확대는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현재도 추진 중”이라면서 일각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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