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사업 정리하고 신사업 투자 ‘속도’…업황 부진에 변화 시도 ‘활발’ [2023 석유화학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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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사업 정리하고 신사업 투자 ‘속도’…업황 부진에 변화 시도 ‘활발’ [2023 석유화학 결산]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12.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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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수요악화 등에 따른 실적 부진 지속
고부가가치 중심의 석화업계 체질 개선 본격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지난 11월 14일 SK지오센트릭 울산ARC 착공 사전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더스틴 올슨 PCT CEO,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CEO, 잉 스테이튼 PE 부사장이 질답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지난 11월 14일 SK지오센트릭 울산ARC 착공 사전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질답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올해 역시 석유화학 업계엔 녹록지 않은 한 해였다. 공급과잉과 수요악화로 인한 업황 약세가 이어져 실적에서 고전하면서다.

다만,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시도는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2023년 석화업계는 실적 부진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친환경 제품 등 스페셜티나 전지소재 등 비화학 사업에 집중할 기반을 다졌다.

 

중국발 공급과잉 등 ‘변수’ 지속…포트폴리오 따라 실적 ‘희비’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석유화학 업계 전반은 연속적인 실적 부진을 겪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었고, 중국의 공장 신·증설 프로젝트로 인해 제품 공급과잉이 계속됐다.

특히, 중국의 공장 신증설이 집중된 기초유분, 범용 중간원료 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기업들이 실적에서 고배를 마셨다.

롯데케미칼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올해 3분기 전까지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전지소재 등을 포함한 첨단소재사업에서 이익이 발생했지만, 기초소재사업과 기초·중간 원료 중심 롯데케미칼타이탄 등에서 이를 상회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효성화학 또한 하반기에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이전 2개 분기 베트남 PP(폴리프로필렌) 생산 밸류체인 확보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등의 변수를 기존 포트폴리오가 상쇄하지 못하면서 지난 3분기까지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중간원료와 고부가가치 기초화학제품, 비화학 제품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경우에는 범용제품 시황 악화에도 전체 실적에선 비교적 선방했다.

LG화학은 올해 1, 2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전체 실적에선 2개 분기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 고부가가치 제품인 CNT(탄소나노튜브) 등 실적이 손실 폭을 줄이고, 양극재 등 첨단소재 부문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와중에도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한계사업 정리하고 신사업 투자 ‘본격’…내년에도 흐름 이어질 듯


기초·범용 제품 외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가 석유화학 다운사이클을 버티게 하는 기초체력으로 주목받으면서, 올 한 해 석화업계의 체질 전환 시도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었다.

올해 LG화학은 한계사업 매각 등으로 자금을 확보, 배터리 소재 등 신성장 동력에 투입하는 전략을 수행했다.

LG화학은 지난 5월 충남 대산 스티렌모노머(SM) 공장을 철거했고, 9월에는 IT 소재 사업부 내 편광판 및 편광판 사업 부문을 매각했다. 업계에 따르면, 여수 NCC 2공장 매각도 논의되고 있다. 올 7월엔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 약 2조6000억 원 규모의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친환경 소재 브랜드 ‘에코시드’(ECOSEED)를 출범시켰다.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및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이 여기 포함된다. 올 초에는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출범했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1월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울산 ARC의 첫 삽을 떴다. 해중합, 열분해, 고순도 PP 추출 등의 생산시설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신사업에 소극적이라는 평을 들었던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신사업 투자를 천명하고 난 후 올해까지 CNT,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 이차전지, 전기차 소재 및 부품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기존 석유화학 사업은 줄이고 신사업 투자는 늘리는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5월 전지 소재 분야 매출을 2022년 4조7000억 원에서 2030년 30조 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롯데케미칼도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매출을 2조 원까지 높인단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 울산 ARC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에도)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위주 업체일수록 큰 폭의 실적 저하가 계속될 것”이라며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재차 지속될 경우 석유화학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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