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실적 하락 속 뜸한 혁신…갑작스런 상장 소식에 갈림길 선 주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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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실적 하락 속 뜸한 혁신…갑작스런 상장 소식에 갈림길 선 주주들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12.28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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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주가 4만7500원…3만 원대던 지난 18일比 19%↑
상장 소식 전해지자 주가 오름세…“홀딩할까 매도할까”
업계 관계자 “상장 과정에서 MAU는 중요한 요소 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소식에 주가가 강세인 가운데 주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토스 로고. ⓒ사진제공 = 토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소식에 주가가 강세인 가운데 주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토스 로고. ⓒ사진제공 = 토스

한 차례 상장을 철회한 바 있던 비바리퍼블리카가 재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3만 원대에서 머물던 주가는 현재 5만 원대에 근접한 상태라 매도·매수시기를 두고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8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 비바리퍼블리카는 4만7500원의 주가를 기록 중이다. 3만 원대에 거래되던 지난 18일 대비 19% 오른 수치다. 아직 상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주가에 녹아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배포했다.

 

팔아야 돼 말아야 돼…갈림길에 선 주주들


비바리퍼블리카 상장 소식에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이 매도·매수 선택의 기로에 섰다. 통상 비상장 주식은 상장 전 가격이 고점으로 여겨지는데, 상장일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철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은 당장 기업의 가치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그 끝은 결국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상장을 확정짓게 된다면 가격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상장을 철회하거나 실패하게 된다면 현재 주가에 녹아든 상장 기대감이 빠져나가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 비상장 주식을 보유 중인 주주들은 홀딩과 매도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주주 A씨는 “원금 대비 30% 정도 손해보고 있어 상장을 믿고 무조건 버틸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는 “상장에 성공만 해준다면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상승세를 탄 지금 팔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 같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한 차례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상장 전 진행한 프리IPO에서 당초 예상했던 금액에 미치지 못 해 IPO에서 제값을 받지 못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비바리퍼블리카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시점은 지난 2021년 11월 25일로, 주가는 16만7000원이었다. 이 시기는 함께 빅테크 3사로 묶였던 카카오페이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다 이듬해 1월 2일 3만1500원까지 고꾸라지면서 최고점 대비 81% 빠지고 말았다.

 

줄어든 실적, 뜸한 혁신…주가는 내리 하락세


비바리퍼블리카는 여태껏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 했다. 지난 2016년 22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7년 391억 원, 2018년 444억 원, 2019년 1154억 원, 2020년 909억 원, 2021년 374억 원, 2022년 949억 원 등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올해도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 839억 원, 당기순손실 1512억 원을 기록 중이다.

적자의 중심에는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가 있다. 이 두 요소는 비바리퍼블리카 입장에서 고객 확보를 위한 중요 오소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 어플에 고객들이 접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송금을 비롯한 자산 조회, 신용등급 조회 서비스 등을 제공받기 위함인데, 고객들이 토스 어플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스템 사용료, 자산조회 비용 등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토스 어플에 접속하면 토스 측에서는 자연스레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또 토스는 지금껏 접속만 하면 포인트 지급, 생일 포인트 지급, 친구와 같이 접속하면 포인트 지급 등 고객 모으기에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고객에게 비용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향후 유의미한 고객으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토스의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는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9년 기준 1033억 원(금융·비금융)이던 지급수수료는 1861억 원으로, 2019년 16억 원이던 광고선전비는 2022년 600억 원으로 늘었다.

토스는 초창기 간편결제 서비스 등 혁신을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으나, 현재 간편결제를 제공 중인 핀테크사는 눈 돌리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융, 증권, 보험 등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아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지난 2015년 8월 간편 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토스는 이후 2018년 제휴 금융기관 상품 중계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혁신’이라고 일컫을 만한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 하고 있다.

 

월 이용자 수만 1500만 명 돌파…미래 비전 제시 요소될까


토스는 지난 2019년 10월 월간 활성사용자(MAU) 1000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1월 말 기준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와 관련, 한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MAU는 토스를 비롯해 핀테크사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다. 이 수치는 수익에 있어 이들 고객이 얼마나 유의미한 활동을 하는지, 또 할 것인지를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 상장 과정에서 MAU를 활용한 비전을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에게 제시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비바리퍼블리카가 예상치를 웃도는 시장 가격표를 받기 위해서는 흑자 전환이라는 선행 조건이 필수적이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MAU는 투자자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무엇보다 조달 자금을 활용해 어떤 사업을 영위할 것인지도 중요할 전망이다. 일례로 적자 기업이던 미국의 테슬라는 조달 자금을 통해 전 세계 전기차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내년 IPO 시장을 올해보다 우호적일 것으로 보고 있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 입장에선 긍정적인 환경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시장 지수 회복 등으로 인해 내년은 올해보다 우호적인 IPO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규 상장 기업은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기업가치 규모도 내년이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임에 따라 상장을 망설였던 기업들이 내년에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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