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워크아웃 취지 왜곡” 채권단 반발…산은, 주요채권자 긴급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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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워크아웃 취지 왜곡” 채권단 반발…산은, 주요채권자 긴급 소집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1.05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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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인더스크리 매각대금 사용처 두고 이견 커져
태영그룹 “매각대금 전액 태영건설에 전액 사용”
채권단 “경영권 유지 목적 연대보증채무에 사용”
채권단, 불발 가능성 열어두며 고강도 압박 나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전경. ⓒ시사오늘

태영건설 채권단이 태영 측이 워크아웃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주요 채권자를 5일 긴급 소집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태영그룹 채권단은 전날(4일) 나온 태영그룹 보도자료에 대한 입장문을 이날 발표하면서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앞서 태영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2062억원(세금제외) 가운데 티와이홀딩스와 윤석민씨가 받은 1549억원(윤재연씨 몫 513억원 제외) 전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이후 티와이홀딩스(TY홀딩스)가 연대채무 해소를 위해 사용한 890억원을 포함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은 입장문을 통해 “태영그룹의 주장은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체적으로 태영그룹 측에서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서 티와이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는 주장한 것에 대해 채권단은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모든 금융채무가 일단 상환유예(동결)돼 있다”면서 “그리고 채권자의 동의로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개인이 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라도 이 부분은 협상을 통해 어떻게 처리할지 정하도록 되어 돼 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의 금융채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는 태영건설 금융채권자들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채권단은 태영 측이 이같은 주장만을 되풀이할 경우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열어두겠다는 엄포도 내놓았다.

채권단은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검토 기간 중에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주주의 책임있는 부족자금 조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태영건설이 신청한 워크아웃은 개시될 수 없다.

이와 관련 채권단은 태영그룹에 890억원 즉시 지원을 촉구했다.

채권단 측은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 앞 지원 완료했다는 주장은 워크아웃의 취지와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부족자금 조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태영건설 앞 지원하지 않은 890억원을 즉시 지원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자들을 대변해 이같은 채권단 입장문을 발표한 가운데 당초 예정에 없던 채권단 소집이 이날 긴급하게 잡혔다. 본래 1차 채권단 협의회는 11일 예정돼 있었지만, 태영 측과의 입장차로 인해 갈등의 골이 오히려 더 깊어진만큼 사전에 모여 채권자간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태영 측을 더욱 압박하기 위한 채권단 사전 모임 성격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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