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도전 키움증권, ‘리스크 관리 실패’ 발목…엄주성 대표, ‘신뢰 회복’ 최우선 [CEO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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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도전 키움증권, ‘리스크 관리 실패’ 발목…엄주성 대표, ‘신뢰 회복’ 최우선 [CEO 오늘]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2.20 09: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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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새 수장에 엄주성 전 부사장…리스크 관리 중점 둔 조직 개편
SG증권발 주가폭락 이어 영풍제지 폭락 사태…리스크 관리 실패 지적
충당금 적립 따른 실적 악화 예상…순이익의 30% 주주환원 약속 지킬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의 뒤를 이어 엄주성 전 키움증권 부사장이 수장 자리에 올랐다. 사진은 엄 대표. ⓒ사진제공 = 키움증권
엄주성 키움증권 신임 대표. ⓒ사진제공 = 키움증권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는 속담이 있다. 욕심을 부려 여러 가지 일을 하려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 한다는 뜻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리스크 관리’와 ‘주주환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처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리스크 관리 실패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황현순 대표가 자진 사퇴하면서 엄주성 부사장이 키움증권의 새 수장으로 키를 쥐게 됐다.

1968년생인 엄주성 키움증권 신임 대표는 연세대 졸업 후 1993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07년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투자운용본부장과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엄 대표는 부임과 동시에 ‘리스크 관리 강화’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주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하던 차액결제거래(CFD)와 미수거래에서 잇따라 리스크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고, 충당금을 적립하느라 실적 악화까지 예정된 상황이다.

자랑거리던 리테일 영업도 하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약속했던 주주환원률 30%라는 약속까지 지켜야 한다. 엄 대표 입장에선 알고도 걸어야 하는 고난길이 예정된 셈이다.

 

연이은 리스크 관리 실패…멀어진 초대형 IB 자격


코로나19 이후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당장 초대형 IB의 필요성은 줄었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 속 증시 악화로 자기자본 상위권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등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기업 ‘공개매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엄 대표 체재 하의 키움증권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라도 올해 초대형 IB 재도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을 경우 자기자본 2배 이내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물론 벤처기업 또는 스타트업으로의 대출 방식 투자가 가능하다.

지난해 가능해 보였던 키움증권의 초대형 IB 도전은 기약없이 미뤄지는 모양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 원이라는 필수조건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1272억 원으로 자기자본 요건은 기준치를 넘어선 상태다. 그럼에도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자기자본 외 내부통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을 자격요건을 두루 갖춰야 하나 두 차례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4월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당시 CFD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증권사 중 한 곳이다. 해당 사태가 발발하기 바로 전 달인 3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취급 잔액은 5576억 원으로, 이는 교보증권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이어 발생한 영풍제지 사태는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 됐다. 지난해 10월 18일 영풍제지가 하한가로 장을 마치며 이튿날인 19일 거래정지됐다. 영풍제지 주가조작에는 키움증권 계좌가 대부분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거래를 통해 영풍제지에 투자한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받지 못 하게 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같은 달 20일 키움증권 측은 고객 위탁계좌에서 약 5000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대매매를 통해 일부를 회수했으나, 약 4300억 원의 미수금을 떠안았다. 이는 상반기 순이익(4258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이미 한 차례 주가조작 사태로 피해를 본 키움증권이 또 다시 같은 피해를 입게 된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개인투자자 이탈 또한 문제다. 리테일 부문에서 강점이 있는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개인투자자 주식 거래 중개 점유율이 30%였다. 하지만 영풍제지 사태 이후 깨질 것 같지 않던 30%선마저 깨질 위기다.

 

리스크 관리 최우선 과제…실적 악화에도 주주와의 약속 지킬까


제3의 리스크 관리 실패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 대표로선 책임감이 막중한 시기다. 당연히 엄 대표는 ‘위기관리’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엄 대표 부임 이후 키움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전사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를 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동시에 감사운용본부 내 감사기획팀을 신설, 현업·리스크·감사 부문 3중 통제 체계를 구축했다. 또 엄 대표는 관련 부서에 리스크 관리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주주환원은 현금배당, 자사주 소각 등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영풍제지에서 발생한 미수금 일부를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손실로 반영하면서 주주환원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엄 대표는 영풍제지 사태에 따른 미수금 전체를 재무회계상 4분기 실적에 반영하되, 주주환원에 영향이 없도록 관리회계상으로는 몇 년에 걸쳐 이연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향후 키움증권의 주주친화정책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기준 키움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6배다. 업계에서는 향후 키움증권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현 주가에 선 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엄 대표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도하며, 주주·고객·직원·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제고하는 회사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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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 2024-02-21 02:13:01
키움 주주들 사이에서 황현순이는 금지어임

ㅇㅅㅇ 2024-02-20 12:36:02
황현순이가 똥을 오지게 싸고 도망가버려서 똥치워야 하는 임직원들시 개고생 좀 하겠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