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줄서기로 망하고 野, 계파갈등으로 멍든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與, 줄서기로 망하고 野, 계파갈등으로 멍든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0.02 1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與, 18·19대 총선서 겪은 '공천 학살'…'줄서기'에 집중되는 이유
野,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계파갈등'…결국 박영선 궁지로 몰았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정치 속담이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은 이 속담대로 흘러가는 듯 하다.

▲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 뉴시스

새정치연합의 계파 갈등은 사안마다 터져나왔다. 압박을 버티지 못한 박영선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직접 뽑은 박 원내대표가 다른 계파의 견제 때문에 '더 이상 못하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보일 첫 무대였던 세월호 특별법 협상. 사실상 새누리당의 안을 거의 들어줬던 1차 협상안이 끝나자 당 내부 강경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비판에 못견딘 박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협상을 깼다. 강경한 모습으로 돌변한 후 이완구 원내대표와 2차 협상을 이끌어내자 또다시 야당 내부와 세월호 유가족들의 비판이 나왔다. 장외투쟁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한 후엔 당 내 온건파가 공격했다. 결국 박 위원장은 여, 야, 세월호 유가족 모두의 비판을 온 몸으로 받으며 사퇴까지 오게 됐다. 원내대표를 역임한 '득'보단 '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 원내대표은 2012년 한명숙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 상황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해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 전 대표는 친노계와 486그룹, 그리고 이대 동창회 등 당내 세력에 휘둘려 공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심지어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상임고문, 그리고 권노갑 상임고문이 한 전 대표를 휘두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

새정치연합의 계파 갈등 문제는 현재의 문제가 아니란 것을 의미한다. 반복되고 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담처럼, 계파 갈등으로 분열 직전에 와 있는 모양새다.

 

▲ 2008년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 뉴시스

새정치연합에 비해 새누리당이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일촉즉발이다. 새누리당의 '줄서기'가 시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인 최양옥 여사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인 90여명과 대규모 만찬을 가지면서 '줄서기' 논란이 나왔다. 최 여사는 전날인 1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의 한 뷔페식당에서 2시간여 동안 만찬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남성의원 140명 가운데 무려 90명의 의원 부인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여사는 참석자들과 정치인 아내로서의 고충을 언급하며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당에서 계파는 있기 마련이고, 그 계파에 줄을 대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줄서기'는 현재가 아닌 미래권력을 놓고 갈등을 야기할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안다. 18대와 19대 총선을 거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근혜와 이명박으로 나뉘어 '줄서기'를 했다. 지금의 친박(親朴)과 친이(親李) 계파는 그 때 탄생했다. 이 둘은 서로 '공천 학살'을 주고 받으며 뼈아픈 기억을 남겼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누구한테 줄을 대느냐에 따라 정치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온 몸으로 겪은 것.

때문에 작은 일이라도 '줄서기'와 관련된 일이면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목은 집중된다. 예민하게 반응할 만도 할 노릇이다. 시작된 '줄서기'가 앞으로 어떤 후폭풍으로 다가올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