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권 막는 〈안철수는 왜?〉…미묘한 출간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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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권 막는 〈안철수는 왜?〉…미묘한 출간시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09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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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바지를 잡아끌려는 것이 아니면 어떤 의도인가"
"'李下不整冠' 미묘한 시기·미묘한 책, 주변관리 철저히 하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2012년 대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왼쪽), 안철수 의원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최측근 4인이 공동저자로 출간한 대선비망록 <안철수는 왜?>라는 책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2·8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당권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의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책이 시중에 나왔기 때문.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문 의원의 당대표 행보를 견제하고자 책 출간을 허락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 문 의원과 안 의원의 단일화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 그 때문에 아직도 둘 사이는 썩 좋지 못하다는 후문. <안철수는 왜?>는 당시 단일화 합의 직후 안 의원이 그의 측근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을 여과 없이 담았다.

"내가 출마를 포기한다고 해서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당연히 문재인 지지로 넘어가겠습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문재인 측에서는 이것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나는 나 자신의 정치를 계속하겠다. 민주당과 같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 2012년으로 돌아가면 문재인 의원과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 이제 민주당을 잡아먹겠다."

나아가 <안철수는 왜?> 공동저자 4인 (강동호 前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 오창훈 前 안철수 진심캠프 소속, 정연정 前 안철수 진심캠프 정치혁신위원, 강연재 前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당시 민주당과 심각한 갈등을 겪었음을 폭로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안철수 사퇴 직후에는 '이번 대선은 자기들에게 맡겨 놔라' 식이었다가 지지율이 많이 밀리기 시작하니까 안철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그냥 문재인 선거 운동 일정에 맞춰 손잡고 다니며 얼굴마담 해달라는 식이었다."

"민주당에서 처음에는 '안철수가 사퇴할 거다'라는 설을 퍼뜨리더니 안 먹히니까 '현실 대통령은 문재인, 미래 대통령은 안철수'라는 설을 퍼뜨렸다."

安, "당 혁신 필요한 시점에 불필요한 이야기 나와 유감"
이준석, "문재인의 바지, 잡아끌려는 것이 아니면 의도 궁금"

논란이 커지자 안 의원은 직접 조기진화에 나섰다. 그는 지난 5일 "책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저와 상의한 적이 없다. 지금 당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지난 대선에 대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유감이다. 지난 대선과 이후의 정치적 선택을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책 저자들도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공동저자 정연정 前 안철수 진심캠프 정치혁신위원은 6일 CBS<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책이 문재인 의원을 집중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으로 언론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게 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적 과정들 속에서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를 회고하는 그런 대담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책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간된 만큼, 안 의원이 당권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의원을 견제하고자 책 출간을 허락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상의한 적 없다"는 안 의원의 해명과는 달리, 공동저자들은 <안철수는 왜?>를 출간하며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책 출간과 관련해 안 의원과 상의했다"고 밝혔기 때문.

이준석 前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은 8일 SBS<한수진의 SBS전망대>에 나와 "이 책이 왜 지금 나와야 되는지 약간 이해가 안 간다"며 "대선 상황에 있었던 일들을, 캠프 내 일들을 묘사하는 것 같이 책에 표현돼 있어 과연 이게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의원의 바지를 잡아끌려는 것이 아니면 어떤 의도인가 참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9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얏나무 아래서 갓 고쳐 쓰지 말라)'이라는 말이 있다. 왜 안철수 의원의 측근들이 미묘한 시기에 미묘한 책을 낸 것인지 모를 일"이라며 "안 의원이 잠재적인 대선주자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주변관리를 철저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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