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새 판짜기, 4·29 재보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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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새 판짜기, 4·29 재보선에 달렸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1.12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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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선거가 없던 해'에서 '선거가 있는 해'로
국민모임 창당 소식에 새정치연합은 '불쾌' 與는 '눈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탈당을 선언했다 ⓒ 뉴시스

2015년은 원래 '선거가 없는 해'였다. 정부가 민감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거나 여당이 기업인 가석방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거가 없었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은 그다지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민감한 국정운영 과제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으로 올해 4월 29일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서울 관악을 △성남 중원구 △광주 서구을 등 세 지역구에서 재보선이 열린다. '선거가 없던 해'에서 '선거가 있는 해'로 바뀐 것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선 여권보다 야권이 유리하다. 일단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생긴 지역구기 때문에 진보적 성향이 짙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도 타격을 최소화하는 눈치다. 이번 재보궐에서 거론된 거물급 인사인 새누리당 김문수 혁신위원장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에 대해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거물급 인사를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야당 대 야당 싸움이 될 모양새다. ‘국민모임’(가칭·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이 창당을 앞두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당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11일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국민모임은 재보선에서 후보를 내거나 무소속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오는 4월 재보선 승패 여부로 야권에서 새 판짜기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국민모임, 안철수 신당 or 민주노동당 기로에 놓였다

국민모임이 제3당으로 불렸던 ‘안철수 신당’처럼 태풍 속 찻잔에 그칠지, 진보 세력의 돌풍을 일으켰던 민주노동당의 길을 갈 지는 4·29 재보궐 선거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민모임이 얼마나 파급력있는 인사를 영입하는지에 따라 앞날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단 국민모임에 대한 냉정한 시각이 존재한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지 않고 미풍에 그쳤던 이유는 사람을 모으지 못해서라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모임도 신당을 창당할 경우 현역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의 인물들을 영입하지 못한다면 돌풍을 일으키기 힘들다.

또 새정치연합의 현역 의원들이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입당하는 것은 가능성이 적다. 현재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정 전 고문의 탈당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아무도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모임은 ‘진보’, ‘민생’을 내세우는 만큼 중도적 스탠스를 취했던 ‘안철수 신당’과는 다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게다가 안철수 신당처럼 '인물' 중심이 아닌 '정치적 노선' 중심이기 때문에 제2의 민주노동당처럼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전 고문은 지난달 26일 안철수 신당과 국민모임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상황이 다르다”며 “안 의원의 경우는 개인차원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은 세력의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모임 분들을 보면 민주개혁진영 그리고 진보진영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분들이 함께 손잡고 제3세력 신당이 필요하다 요구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흔치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민모임에 정의당과 노동당 등 진보 세력이 입당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국민모임 측은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개혁파를 비롯해 노동계, 정의당. 노동당 등의 합류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치 구도학적으로 보면 정의당도 국민모임과의 합당이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통합진보당의 해산으로 ‘진보정당’에 대한 입지가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지난 2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서 국민모임과 합당한다는 설에 대해 “국민모임이 정의당과 무엇이 같고 다른지, 어떤 분들이 모여 어떤 정당을 하겠다는 것인지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차기 당대표가 이끄는 재보선…승리해야 입지 탄탄해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전 고문이 탈당해 곤란한 입장이다. 신당 창당으로 2‧8 전당대회 흥행이 깨질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전당대회를 치르고 선출된 당대표가 처음으로 치르는 선거가 4·29 재보선이다. 여기서 신당이 돌풍을 일으킨다면 새정치연합과 당대표 모두 위태로워질 수 있다.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정 전 고문의 탈당에 유감스런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후보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내신 분이 탈당을 했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라며 “이 분이 떠난 것은 우리 내부에도 계파갈등의 고리가 너무 심했던 것 아닌가. 깊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과 2017년 정권교체를 앞두고 모이는 정당이 되어야 하는데, 떠나는 정당이 된 것을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인영 후보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내부투쟁으로 극복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국민모임, 새정치연합 대안 되야 성공할 것"

일각에선 국민모임이 뚜렷한 비전을 보이는 것과 함께 새정치연합 대안세력으로 부상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민 모임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은 세 가지 있다"며 "첫째는 제 3의 정치 세력에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 비전에 맞는 인물들이 포진되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새정치연합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이어 "국민모임은 새정치연합이 포함하고 있지 않은 전문가, 시민 사회 인사등을 포진시켜야 한다. 또 보수 봉건파를 영입해 진보와 보수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 새정치연합에 실망한 국민들이 국민모임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그렇게 된다면 이번 재보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후 차기 총선에서도 세를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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