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청와대 비판한 까닭은?…'무대'의 광폭행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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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청와대 비판한 까닭은?…'무대'의 광폭행보 '시작'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1.28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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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친박vs비박 구도인 원내대표 선거 영향주나?
당-청 지지율 '역전'…김무성 입지도 강화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김무성 답지 않다’는 평가가 곧잘 들렸다. 약간 무식해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이미지가 김무성이다. 새누리당 대표가 된 이후엔 그의 20년 정치 스타일이 변한 듯 보였다.

걸핏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송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지난해 10월 상하이발(發) '개헌 봇물' 발언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그것도 여당 대표가 헌법에 대해 언급해 청와대에 사과했다. 전형적인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김무성은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을 발의하지 못해 송구하고 민생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죄송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청와대에 굽히기만 하는 모습을 보이니 자기 자신도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느냐”고 말할 정도였다.

'무대'(무성 대장)라고 별명이 붙여질 만큼 당찬 김무성이 연일 청와대에 굽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이상했다. 일각에선 발톱을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렸다.

게다가 당내 친박계 의원들과의 갈등, K·Y 수첩파동 등 청와대와 미묘한 신경전이 흘렀다. 청와대에 각을 세울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왜 지금일까?…원내대표 선거+박근혜 지지율 하락

김무성이 변했다. 이제야 청와대에 할 말을 하는 듯하다. 2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총회’에 참석해 김무성은 청와대를 겨냥, 이렇게 말했다.

“여기 와 있는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되길 바란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한 번 들어보시라. 잘하라고 몇 마디 한 걸 가지고, ‘저거는 맨날 반대하는 소리만 한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을 끄집어내리려는 발언을 한다’는 소아병적인 생각 때문에 지금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의 소신과 철학도 존중해야지, 바로 비판해서 되겠느냐.”

김무성은 왜 지금 청와대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비판하고 나섰을까.

원내대표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2일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는 ‘비박 대 친박’으로 불린다. 비박계 주자는 유승민(대구 동구을·3선)이고 친박계 주자는 이주영 의원(경상남도 마산·4선)이다. 정책위의장 후보로 유 의원 측은 원유철 의원(평택시갑·4선)을, 이주영 의원은 홍문종 의원(의정부시을·3선)을 각각 선정했다.

김무성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중요하다. 만일 친박계에게 원내대표를 내준다면 비박계 대표 주자 격인 김무성은 입지를 넓히기 힘들다.

또 김무성과 유승민 의원의 인연은 각별하다고 알려졌다. 김무성은 유승민이 원내대표 되는 것이 앞으로 당을 이끌기에 편하다는 관측이 나온다.유승민에게 힘을 넣어주기 위해 본격적으로 이재오 의원을 두둔하며 '비박계'를 포섭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된다면 김무성은 더욱 청와대에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은 김무성 못지않게, 그보다 더 쓴소리를 내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뉴욕 유엔총회 방문 기간 중 발언 자료를 사전에 배포됐다가 취소한 사실에 대해 “이거 누가 하는 겁니까. 청와대 얼라들(어린아이들)이 하는겁니까”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율은 29.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타격이 없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35.4%를 기록했다. 당(黨)과 청(靑)의 지지율이 역전된 것이다.

김무성과 박근혜 대통령의 상황이 역전됐다. 앞으로 당이 청와대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청와대에 맞춰주던 김무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무성이 본격적으로 '무대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긴장 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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