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대구 박근홍 기자)
20대 총선 대구 수성갑 예비후보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여당 텃밭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 전 지사가 밀리고 있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대구 지역 정치권에서는 조직때문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조직관리를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
이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전 지사에게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출마를 권유했다. 이 위원장은 지역간담회까지 직접 주선해 가며 김 전 지사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과 김 전 지사는 '경북고-서울대' 동문으로 친분이 매우 두터운 사이라고 알려진다. 더욱이 이 위원장이 지금 공천관리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을 정도로 성장한 배경에는 2004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김 전 지사가 대구 수성갑을 당시 비례대표였던 이 위원장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수도권에 비해 인지도가 낮음에도 막역한 이 위원장을 믿고 대구로 내려가길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지사는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구 수성갑 현역인 이한구 의원의 출마 요청이 있었다.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곳에 출마하는 게 당연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막상 내려와보니 대구 수성갑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 이 위원장의 '유산'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이다.
5일 대구에서 만난 김문수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기는 선거를 위해서는 조직력이 풍족해야 되는데, 이 위원장은 김 전 지사에게 조직을 거의 물려주지 못했다"며 "시·구의원들도 '이한구 다음에는 내 차례인데 김문수가 왔다'면서 못마땅한 눈치였다. 우리는 바닥부터 시작한 거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4년 지방선거 때 10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대구 수성갑 지역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2명 등 4명의 비(非)새누리당 인사가 선출됐다. 이 위원장이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 김문수 전 지사는 지난 4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나를 가장 도와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이 위원장이다. 정말 많이 도와준다"며 "(나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민심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종 결정은 지역 주민들의 몫이다. 선거 전까지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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