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의 사과(赦過), 역대 정부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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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의 사과(赦過), 역대 정부는 어땠나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1.0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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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임기 말 측근 비리 터지며 고개 숙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고, 왕래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듭니다.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 한국 대통령은 측근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역대 대통령 모두 임기 말 터져 나온 측근 비리로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사과를 할 때 한 말이다. 지난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현재 ‘최순실 게이트’로 역대 대통령 중 최저 국정 지지율 5%를 기록하며,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최순실 씨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외교·안보 정책 개입, 인사 개입, 대기업으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 모금’ 등 국정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 수사 중에 있다.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한 첫 대통령은 아니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임기 말 터져 나온 측근 비리로 인해,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 김영삼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과 마찬가지로 아들의 허물은 곧 아비의 허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매사에 조심하고 바르게 처신하도록 가르치지 못한 것 제 자신의 불찰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모든 것은 저의 부덕의 결과로 대통령인 저의 책임입니다. 만일 제 자식이 이번 일에 책임질 일이 있다면 당연히 응분의 사법적 책임을 지도록 할 것입니다.”

▲ 한국 대통령은 측근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역대 대통령 모두 임기 말 터져 나온 측근 비리로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 시사오늘

1997년 2월 임기 말,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보비리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고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관련해 한 사과문의 일부다. 김 소장은 미국 유학 이후 쌍용증권에 근무하다 1987년부터 부친의 대선 운동을 도우며 정계에 입성했다. 당시 ‘소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문민정부 당시 막강한 권력실세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현철 씨는 정권 말기에 한보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구속됐다. 이후 한보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YS의 구속지시에 의해 조세포탈죄라는 죄명을 받고 구속됐다. 

◇ 김대중

“지금고개를 들 수 없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제 자식들은 법의 규정에 따라  엄정한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저는 자식들이나 주변의 일로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국민 여러분에게 약속을 드렸으나 결국 국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제 평생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렇게 참담한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모두가 저의 부족함과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며 거듭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 한국 대통령은 측근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역대 대통령 모두 임기 말 터져 나온 측근 비리로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뉴시스

2002년 6월 21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셋째 아들 홍걸(弘傑)씨에 이어 차남 홍업(弘業)씨가 ‘진승현·이용호·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한 것이다. 이에 앞서 2002년 4월과 5월에도 당시 박선숙 대변인과 박지원 비서실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과 한 바 있다.

◇ 노무현

“제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유와 과정을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선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어떤 청탁이나 부정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노건평 씨가 부동산을 사고 판 것이 사실이지만 그 사람은 동생과 짜고 부정한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가족이 치러야 될 부담이라 생각하더라도 참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건평 씨 청탁으로 사람을 하나 정부에 갖다 놓은 일도 없고, 또 청탁으로 이권 하나 처리한 일도 없습니다.”

▲ 2013년 5월 28일, 취임 3개월 째를 맞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수회사인 ‘장수천’ 투자배경과 친형인 건평 씨의 부동산 재산 의혹이 일자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의혹을 해명하고 사과를 했다. ⓒ 뉴시스

2013년 5월 28일, 취임 3개월 째를 맞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수회사인 ‘장수천’ 투자배경과 친형인 건평 씨의 부동산 재산 의혹이 일자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의혹을 해명하고 사과를 한 것이다. 이후 2014년 건평 씨가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사장직 연임 청탁 대가로 3천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자, 노 전 대통령은 “제가 대신 벌을 받을 수 있다면 한참 마음이 가벼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라고 특별기자회견에서 말하기도 했다.

◇ 이명박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바로 제 가까이에서 이런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 한국 대통령은 측근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역대 대통령 모두 임기 말 터져 나온 측근 비리로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 뉴시스

2012년 7월 2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사형통(모든 일은 형으로 통한다)’으로 불리던 형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자 국민들에게 사과를 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미래저축은행 회장,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 그리고 코오롱 그룹으로부터 수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같은 해 7월에 구속기소 됐다. 이에 앞서 같은 해 2월 22일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할 때마다 가슴이 꽉 막힙니다. 저는 국민여러분께 할 말이 없습니다.”며 측근비리와 관련 간접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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