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지난해 실적 급감…올해는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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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지난해 실적 급감…올해는 ‘엇갈린 전망’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1.10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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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냈다. 2020년 경자년 새해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10일 현대차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등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업체는 2019년 매출 76조5610억 원, 영업이익 4조4820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각각 7.33%, 12.87% 줄어든 수치다. 특히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약 30%에 이른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개선된 회사는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먹거리 감소로 한 해 동안 대형 건설사들과 버거운 경쟁을 펼쳐야 했던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실적은 더욱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태영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42%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한라의 영업이익은 36.37% 줄었다. 또한 반도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4000억 원대를 기록해 연매출 1조 원 달성도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난해 건설사들이 실적이 급감한 이유는 외우내환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9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210억 달러(약 24조 원)로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하며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미중 무역분쟁 등이 겹치며 해외 수주환경이 악화된 영향이다.

국내 건설경기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3년 간 국내 건설수주액은 2016년 164조9000억 원, 2017년 160조5000억 원, 2018년 154조5000억 원 등으로 매년 줄었다. 건설투자도 하락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건설투자는 2018년 상반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사진은 글과 무관 ⓒ pixabay
사진은 글과 무관 ⓒ pixabay

올해 전망도 어둡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내 건설사의 텃밭인 중동 수주환경이 급격히 악화돼 해외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온 데다, 국내 건설경기도 여전히 좋지 않은 흐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DI한국개발연구원은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2020년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3.1%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평가업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9일 '2020년 주요 산업 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 세미나에서 올해 실적이 악화될 공산이 큰 7개 산업에 건설업을 포함시켰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설득력도 충분해 보인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 5곳의 올해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은 12만2000호로 지난해 실제 분양 물량 대비 92%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 확대가 지속된다면 전체 분양시장 위축에도 주택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수 있다. 주택사업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대한건설협회 자료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11월 누적 국내 건설수주액은 138조 원 가량으로, 2019년 국내 건설수주액은 약 150조 원 후반대에서 160조 원 초반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국내 건설수주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SOC 예산을 증액하는 등 건설투자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인 만큼, 건설사들이 국내 부문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재개발·재건축 사업환경 악화, 분양·입주 리스크 확대 등 더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건설사들의 희비를 가르는 건 해외 수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장은 "규제 강화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별 수주 경쟁력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석유 화학 플랜트를 중심으로 올해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사별 수주 경쟁력이 실적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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