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대출’ 열풍에 금융권 움직임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영끌대출’ 열풍에 금융권 움직임은?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11.30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빚 증가폭 역대 최고치…1억 이상 신용대출 제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금융권이 가계대출을 엄격히 관리하는 모습이다. 신용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하거나, 가계금리를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 3분기 가계 빚 증가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다.

ⓒ시사오늘 김유종
ⓒ시사오늘 김유종

대출 규제, 30일부터 1억 이상 신용대출 제한

금융당국이 지난 13일 발표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30일부터 시행된다. 올해 영끌과 빚투 열풍이 불면서 가계대출이 역대급으로 증가하자 금융당국 차원에서 신용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고, 1년 안에 서울 등 규제지역 집을 사면 대출을 다시 반납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를 위한 과잉대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은행에서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때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시행된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 등 모든 가계대출이 포함되는 것으로, 소득 대비 대출 부담 수준을 나타낸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소득과 관계없이 신용대출 1억원을 초과하는 고객 모두를 DSR 규제 대상으로 보고 대출을 제한했다. 금융당국 지침보다 규제 강도를 높인 것이다. 또 연소득 200% 내에서만 신용대출을 내주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28일부터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차주가 1억원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 40% 규제를 적용했다. 농협은행은 당국 지침 외에도 이날부터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올원직장인대출'의 한도를 기존 1억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였다.

가계대출 금리 두달 연속(9월, 10월) 상승세

9월에 이어 10월에도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다시 3%대로 상승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 금리 상승과 은행들이 신규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부터다.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주요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연 2.64%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과 일반신용대출은 연 2.47%, 연 3.15%로, 전월에 비해 각각 0.03%포인트, 0.26%포인트 증가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3%대로 올라간 건 지난 5월 3.33% 이후 5개월만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도 전월 대비 0.45포인트 오른 10.18%를 보였다.

한은 측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가계 일반신용대출 비중이 전월 32.5%에서 36.4%로 확대된 영향"이라면서, "은행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3분기 국내 가계 빚이 또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7월부터 9월, 3개월만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22조원 넘게 급증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증가폭을 보였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이 1682조 1000억원으로, 3분기 잔액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뜻한다.

가계 신용 중 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은 1585조 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이다. 가계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90조 4000억원으로, 이번 3분기에 17조 4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3분기에 22조 1000억원 오른 695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중 지난 2분기나 작년 3분기보다 주택자금과 주식자금 수요가 늘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면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분기 (대출) 증가액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