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설①] 실물경제는 힘든데…금융권, 올해 최대 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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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설①] 실물경제는 힘든데…금융권, 올해 최대 실적 전망?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12.16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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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12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시작 후 가장 불안한 때가 '12월 현재'라는 설문결과가 나올 정도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전국적으로 산발적 감염 추세가 지속되면서, 실물 경제도 또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강화된 거리두기 방침으로 직접적 수익 악화를 겪고 있고, 취업자 수는 IMF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악의 경제상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금융권에서 나타난 수치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반대다.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소비가 줄었는데도 카드사의 실적은 양호한 편인데다, 부실채권이나 대출 연체율은 줄어들고 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걸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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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들이 예상외로 올해 실적 선방을 거두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타격이 올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과는 달리, 증권사 등 비은행분문에서 약진을 보이면서 3분기 실적 발표에 호실적을 냈다.

우선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1조원대 분기 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순이익이 1조 1447억을 시현한 신한금융지주는 지주 설립 이래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3분기 6951억원에서 올해 7601억원으로 증가했다. NH농협금융지주도 올해 3분기 5505억을 시현하면서, 지난해 대비 38% 급증했다.

3분기까지 추세대로라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수도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생계형 대출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부동산 시장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렸다. 이에 반해 금융권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순이자마진 축소 폭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평균 0.1%포인트(10bp) 안팎에 그쳤다. 이에 대출급증으로 인한 이자이익이 커진 것이다.

아울러 초저금리 상황에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의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릴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기가 높았다. 아울러 사상 최초로 코스피 2700을 경신할 정도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1년 사이 40~60% 급증했다. 국내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의 3분기 누적 수수료 수익을 살펴보면, △KB증권 6801억원(작년 동기 대비 59.5%↑) △신한금융투자 5369억원(43.8%↑) △하나금융투자 3952억원(37.8%↑) △NH투자증권 7315억원(63%↑)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최고실적 달성이 그다지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실물경제가 최악인 상황인만큼, 내년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연체 등으로 대출 부실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침체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잠재적 부실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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