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안타까운 좌천범일 통합2지구 ‘막장’ 수주전
[시사텔링] 안타까운 좌천범일 통합2지구 ‘막장’ 수주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2.01 15: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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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된 조합장, 2주 만에 다시 선출된 사연
SK건설-GS건설-현대ENG '더티 경쟁' 어디까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적게는 수백억 원,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재개발·재건축사업, 전국 어느 정비사업이든 조합 내부 이전투구, 사업 수주를 위한 건설사 간 경쟁 과열 등으로 별의별 잡음이 불거지고, 심지어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그런데 최근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좌범2지구) 조합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14일 좌범2지구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A씨에 대한 해임 안건과 직무집행 정지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A씨가 해임된지 2주 후인 지난달 29일 좌범2지구 조합은 정기총회·임원대의원선거를 개최하고 임원진을 선출했는데요. 조합을 이끌 새로운 조합장 자리에 앉게 된 사람은 2주 전 해임된 A씨였습니다. 해임됐던 조합장이 조합장으로 재선출된 겁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A씨에 대한 해임 안건이 처리된 임시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500여 명 가운데 320명이 참석(서면결의서 포함)했고, 당시 조합장 해임 안건은 찬성 306표, 직무집행 정지 안건은 찬성 307표를 받아 각각 가결된 바 있습니다. A씨에게 손가락질했던 3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불과 2주 만에 마음을 바꿔서 다시 A씨에게 힘을 실어준 셈입니다. 차라리 두 총회 중 하나는 조작된 총회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인 추측일 것 같은데요. 정황들을 살펴봅시다.

조합장 해임총회 발의·소집을 주도한 건 당시 일부 조합 이사들과 조합원들로 구성된 '조합정상화방안회의'라는 조직으로, 이들은 A씨를 비롯한 조합 집행부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었습니다. 반면, 정기총회·임원대의원선거를 추진한 건 A씨가 이끄는 기존 조합 집행부였습니다. 이들은 해임총회를 불법총회로 규정했으며, 조합장 직무대행의 정기총회 소집 철회 공고를 무시하고 새로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총회를 강행했습니다. 앞서 A씨는 해임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조합정상화방안회의는 정기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각각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권을 둘러싼 양측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은 보통 편법과 불법이라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쩐'이 필요합니다. 좌범2지구 조합과 몇몇 임원급 조합원들은 조합 안팎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들로 수많은 송사를 경험했습니다. 상당한 지출이 있었을 겁니다. 현재 조합은 직원들 급여도 제때 주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같은 실정에 총회를 준비하고, 조합원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총회 장소를 대관하고, 각종 우편물과 서류를 꾸미고, 총회를 개최한다? 둘로 분열된 상황에서 한 달에 두 차례나? 앞으로도 지난한 법적 다툼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른 비용은 또 어떻게 마련할까요.

아마도 건설사들 호주머니에서 나올 겁니다. 보통의 다른 정비사업 현장과 마찬가지로요. 다만, 그 정도가 다른 현장에 비해 너무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좌범2지구 조합장 재선출 사태의 배경에는 SK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업체들의 '막장 수주전'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SK건설은 A씨를 비롯한 기존 조합 집행부를,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정상화방안회의라는 조직을 각각 끼고 조합 고유의 권한과 업무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달 29일 열린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 정기총회·임원대의원선거 전경.  조합 측에서 동원한 용역들이 정기총회 개최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을 행사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몇몇 조합원들은 조합이 아닌 SK건설 측에서 동원한 용역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독자 제공
지난달 29일 열린 부산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 정기총회·임원대의원선거 전경. 조합 측에서 동원한 용역들이 정기총회 개최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을 행사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몇몇 조합원들은 조합이 아닌 SK건설 측에서 동원한 용역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독자 제공

본지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앞두고 GS건설 소속 직원과 OS요원(홍보대행)들은 조합 직원 또는 조합원으로 가장해 각 조합원 집을 방문해 조합장 해임 동의 서면결의서를 받아 대리 제출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SK건설 소속 직원과 OS요원은 조합원으로부터 조합장 해임총회 철회서를 받아 대신 조합에 발송했다고 하네요. 또한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SK건설 소속 직원이 조합원들 서류를 접수받고, SK건설(또는 대행사) 측에서 동원한 용역들이 총회장 출입을 관리했다는 의혹이 현재 조합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GS건설 관계자들은 총회장 인근에서 정기총회 개최 방해를 시도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두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을뿐,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포스코건설도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중 SK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전에도 비슷한 전력으로 좌범2지구 조합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업체들입니다.

어차피 시공사는 모든 조합원 투표로 선정되는데, 건설사들이 왜 이렇게 조합 선거에 개입하려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조합장, 임원진, 대의원 등을 포섭한 업체는 향후 본격적인 입찰에 있어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됩니다. 조합의 규정과 절차, 결정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을 거치지 않고 단독입찰,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거머쥘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 수개월 전부터 물적·인적 자원을 투입해 홍보작업을 펼치고 조합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히는 이유입니다. 특히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업팀(부)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겠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가끔은, 정말 아주 가끔은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건설사들의 막장 수주전으로 인해 매축지마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눈물로 함께 버틴 주민들, 그 역사와 추억을 공유한 후손들이 반목하고, 미워하고, 다투고 있습니다. '너는 누구 편이냐', '너는 어느 건설사 쪽이냐'며 서로 손가락질하고, 헐뜯고, 힐난하고 있습니다. 막장 수주전은 마을뿐만 아니라 개인도 바꿔놨습니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성실하게 뛰었던 한 조합원은 어느 순간부터 '100만 원만'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건설사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금품을 요구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답니다. 본지에 이 같은 정황과 사실들을 제보한 매축지마을 주민은 통화할 때마다 눈물을 흘립니다. 마을도 바뀌었고, 친구도 바뀌었다고.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안타까운 건 건설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를 앞세워 사회 구성원과 사업 이해관계자들에게 행복을 전파해야 할 SK건설, 정도 경영을 외치며 건설업계 최초로 '클린 수주'를 선언했던 GS건설,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공헌하는 글로벌 가치창조기업'을 목표로 삼은 현대엔지니어링, 이들이 내세운 구호와 이념은 모두 공염불이 됐습니다. 미래에 좌범2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사람들도 안타깝습니다. 막장 수주전에 투입된 돈들이 모두 분양가에 적용될 테니까요.

불거진 각종 의혹들은 과연 사실일까요. 사실이라면 건설사들의 '더티(dirty) 경쟁'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독자 여러분들을 대신해 계속 주의 깊게 지켜보겠습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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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남 2020-12-02 13:13:09
허허 헛웃음만 나오네요... 저도 그지구 조합원인데... 결국에 개인의 이문을 남기기 위해서 서로가 헐뜯고 분탕질을 하고 있네요. 저는 SK를 낀 현조합세력과 GS를 낀 조합정상화랑 조직이 붙는 형국이라 보는데, 현대와 포스코도 정황이 나온다니 한숨만 나오네요... 조합원 단체대화방이나 조합원카페 글들 수준을 보면, 마치 자기가 조합원의 전체 대변인인양 글들을 올리고 선전을 하는데 한심한 인간말종들 뿐이네요. 이런인간들이 매일 조합을 위합네 하고 하루에도 대화방에 몇백개의 글을 올리고 있는 실정인데. 참 오히려 글모르시는 어른들이 더 낫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