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준 국민의힘…결국 강용석이 변수였다 [6·1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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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준 국민의힘…결국 강용석이 변수였다 [6·1 지방선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6.02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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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층 표심 잠식…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경기도지사 선거의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경기도지사 선거의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281만8680표를 얻는 데 그치며 282만7593표를 획득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에게 8913표 차로 패했다. 김은혜 후보는 개표 시작 이후 줄곧 앞서나갔지만, 2일 새벽 오전 5시30분께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운 패배를 안아야 했다.

이에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경기도지사 선거의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 과정 내내 강 후보는 국민의힘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공천부터가 문제였다. 김 당선자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것이 확실시되자, 국민의힘에서도 ‘최고의 카드’를 뽑아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김 당선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냈으면서도 ‘민주당 색깔’이 옅어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됐던 까닭이다.

그러나 강 후보의 존재가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극도로 축소시켰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에도 ‘유승민’이라는 카드가 있었지만, 유승민 카드는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강 후보에게로 쏠리게 만들 우려가 있었다. 이러다 보니 국민의힘은 ‘김동연’과 맞서 이길 수 있으면서도 강성 보수층의 마음까지 붙들어둘 수 있는 후보를 찾아야 했다. 오로지 국민의힘과의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민주당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대진이 결정된 이후에도 강 후보는 국민의힘을 혼란스럽게 했다. 박빙 구도가 이어지던 선거에서 강 후보가 적잖은 지지율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강 후보가 가져가는 강성 보수층의 표심을 끌어올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극우(極右) 이미지가 강한 강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경우, 중도층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거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다.

결국 강 후보는 완주를 선택했고, 보수 표로 추정되는 5만4758표를 가져갔다. 8913표 차로 승패가 갈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 후보의 존재가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를 바꿔놨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선거 직후 일각에서는 강 후보가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향후 강 후보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안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강용석 후보와 단일화됐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치권 관계자도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과거 통진당(통합진보당)처럼 강 후보도 보수의 득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됐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면서 “아예 무시하고 갈지, 차라리 통제할 수 있는 영역으로 데리고 올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충고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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