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국민의힘 입당, 배신자?…민심 따랐다” [時代散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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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국민의힘 입당, 배신자?…민심 따랐다” [時代散策]
  • 정진호 기자,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4.15 0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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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국회의원(국민의힘)
“대선 민심은 ‘정권교체’…현 민주당, DJ 때와 달라”
“민주당, 경쟁력 있는 인물 막아 지역 기득권 유지”
“노무현 미화 많다 생각…편 가르기 한 첫 대통령”
“나는 실사구시·실용 정치 하는 사람…3선 해낼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자영 기자]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다가올 일은 쫓을 수 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만약에, 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때 그랬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흥망성쇠도, 성패와 승패의 주역들 모두 바뀌었을지 모른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 계승할 것과 청산할 것을 만들어 다음 페이지로 넘기는 것.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시사오늘>은 그동안 역사적 증언들을 모아왔다. 당대의 시사점을 오늘날에 반추하기 위해서다. 과오가 반복되지 않을 때 미래는 비로소 안개를 거둘 것이다. 오늘도 역사는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시대가 주는 명암은 도화지와 같다. 어느 시간 모퉁이에서 만난 한 사람 한 사건. ‘재발견’의 묘미가 있다. 시대산책이 현대사와 동행하는 이유다. 
<편집자 주>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본인의 정치 역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시대산책 ‖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 편

  • 정치부 기자에서 국무총리실
  • 새천년민주당 첫 낙선 경험
  • 국민의당에서 무소속으로
  • 호남출신으로 국민의힘 입당

1960년 전라북도 남원시 출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졸업, 경향신문 정치부 차장, 국무총리실 공보담당관·정책비서관,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 한국고속도로 휴게소협회 부회장, YM종합건설 대표이사, 20대 국회의원(국민의당), 21대 국회의원(무소속),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대학 입학 전까지 호남에서 자랐다. 15년간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할 때도 그의 선택은 새천년민주당이었다. 하지만 제20대 대선을 넉달 앞둔 2021년 12월. 그는 국민의힘으로 향했다.

전북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보수정당에 입당한 사례는 처음이다.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그에겐 언제나 명확한 기준이 있었다. 민심.

이 의원은 늘 민심을 따랐다고 했다. 그래서 새천년민주당에서 출마했고, 국민의당으로 옮겼다. 국민의힘 입당은 ‘정권교체’라는 민심을 따른 결과라고 했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민심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시사오늘>이 그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다.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그의 정치 역정에 대해 들어봤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의원이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이유에 대해 호남을 대변하고 DJ 정신을 이어받은 정당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의원은 기자시절 신민주공화당에 출입하며 만난 김종필(JP)의 제안으로 1999년부터 국무총리실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JP가 자신의 결혼식 주례를 직접 봤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권력을 외야석에서 구경하며, 뒷얘기를 듣기보다 직접 참여해 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한다. 

“정당 출입하다 보면 각 정당에서 처음에 공개회의를 하다가 비공개로 전환하고 기자더러 다 나가라고 그러잖나. 그때마다 ‘나 내보내고 자기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하나’ 굉장히 궁금했다.”

권력의 곁에서 그들의 행적을 기록하던 이 의원은 내부로 들어가는 변신을 꾀한다. 시계를 첫 출마를 선언한 2004년으로 돌렸다. 당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벌어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열린우리당에 동정표가 몰린 결과다.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어 제1당으로 올라섰다. 소위 ‘탄돌이’들이 17대 국회에 대거 입성했다. 반면 새천년민주당은 전남에서 지역구 5석, 비례대표 4석 총 9석 확보에 그쳤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아닌 새천년민주당 소속 후보로 출마한 이유에 대해 “2004년 초만 해도 호남을 대변하고, DJ 정신을 이어받은 정당은 새천년민주당이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당선되고 ‘호남이 나를 좋아해서 찍었냐.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지’라고 발언해 호남이 들끓기도 했다. 민주당으로 출마하는 게 민심의 뜻이라고 봤다”고 설명하며 “만일 탄핵 사태가 없었다면 (열린우리당 계열은) 폐족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 가까이서 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땠나. 

“지금은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자,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 히어로로 알려져 있다. 재평가된 면도 있지만 미화도 상당히 많다고 본다.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정몽준과 단일화해 천신만고 끝에 당선됐는데 겸손함이 부족했다. 말을 가리고 무겁게 처신한 이전 리더와 달랐다. 편 가르기를 한 첫 번째 대통령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과라고 생각한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서민이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고자 했던 마음은 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기보다 서민의 대통령 쪽에 가까웠다 보니 결과적으로 나라가 분열됐다. 지금 세대에 서민의 리더십으로 평가될 수 있는 편한 모습도 당시에는 절제되지 않은 행동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호남 민주당, 배타적 분위기”
“국민의당 쪼개진 게 패착”
“통합파·반대파 계산 달라”


ⓒ 뉴시스
이용호 의원은 2016년 국민의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사진은 2016년 1월 29일 이용호 의원이 국민의당 입당 발표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는 모습. ⓒ 뉴시스

-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옮겼다. 당시 상황을 회고한다면. 

“호남에서의 민주당은 배타적 분위기가 있다. 문을 쉽게 열어주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했을 때 호남 사람을 인사에서 배척했단 말이 알음알음으로 전해지면서, 호남에 문재인 비토 감정이 생겨났다. 대통령이 돼도 호남을 배려하지 않을 거라는…. 거기에 안철수 신드롬이 더해지자 민심이 변했고, 그 민심에 따라 당을 선택했다.”

호남은 2016년 총선에서 지역구 26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에 몰아줬다. 국민의당은 정당 득표율 2위를 기록하는 약진을 보였다. 그러나 총선 1년 뒤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위로 패배한다. 

- 국민의당이 20대 총선 이후 지지세가 약해졌다. 민심이 변한 건가. 

“그건 민심이 변했다기보다 국민의당이 제 역할을 못 한 거다. 당이 자체 분열했다. 너무 똑똑한 사람들이 모이니 각자 의견이 강했다. 거기에 19대 대선 결과에 대한 지지자들의 실망감과 총선에 대한 우려가 덮쳤다. 안철수 당시 대표가 처음에 1위 후보였다가 점차 밀려 결과적으로 3위를 했다. 호남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의당이 흩어지길 바라지 않았지만,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노선 투쟁이 있어 규합하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도가 70~80%로 올라가고 호남 민심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움직였던 듯하다.”

창당 2년 만인 2018년 2월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합해 바른미래당이 된다. 통합에 반대했던 이들은 탈당한 뒤 민주평화당을 창당하게 이른다. 

“바른미래당이 지향한 중도 실용 정당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정동영·천정배는 진보적 노선에 뜻이 있었기에, 죽어도 그쪽(바른미래당)으론 못 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반면 안철수는 중도 실용 노선을 보수와 접목하면 더 큰 정당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계산이 달랐다.”

이 의원은 당이 쪼개진 게 큰 패착이라고 했다. 감정 표현을 절제하는 그였지만 국민의당이 사라진 데 대한 아쉬움이 큰 듯했다. 

“지금도 호남 사람들은 ‘국민의당이 남았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많이 이야기한다. 당이 단기적으로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시작했으면 바람 불고 비 와도 묵묵히 규합해서 견디는 시기를 지나야 당의 아이덴티티가 생기는데, 쉽게 포기한 게 아쉽다.”

 

“민주당, 호남서 패거리 정치·울타리 쌓아”
“호남, 이재명 간판으로 둔 민주당에 실망”
“DJ, 나라와 국민 ‘깊이, 많이’ 생각한 사람”
“이재명·문재인, 국민 절반 적으로 생각”


이용호 의원은 21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사진은 2020년 3월 6일 이 의원이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 뉴시스
이용호 의원은 21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사진은 2020년 3월 6일 이 의원이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 뉴시스

-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어느 쪽에도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았다. 

“내가 보니 두 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모두 문제가 있더라.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 호남을 대표하는 기라성 같은 정치인이 모였는데 각자가 너무 똑똑하다 보니 의견 합치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안철수와 김관영이 가는 보수화된 정당, 그러니까 바른미래당을 따라가는 게 맞다는 확신이 없었다. 중간 단계에 남아서 양쪽 추이를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심 민주당으로 가는 게 맞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정계 개편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민주당에 갈 것으로 예상했다.”

- 2018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신청했지만, 결과적으로 안 됐다. 이유에 대해 들은 바가 있나.

“없다.” 단호했다. 

“간접적으로 듣고 내가 유추한 바로는 민주당이 호남에 쌓아온 울타리 안에 경쟁력 있는 사람을 들이길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패거리를 갖고 있다. 내가 들어가면 그동안 지역을 닦아온 사람들이 배제되거나 그들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막는 방법을 선택한 듯하다.”

-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과 현재의 민주당이 달라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김대중과 노무현을 같은 선상에 두는 것은 반대했다. 

“우선 노무현과 김대중은 좀 다르다. 내가 본 DJ는 인권 문제를 포함해 국민과 나라 전체를 정말로 많이, 깊이 생각했다. 현재 민주당은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하지만 국민 전체를 생각하는 정치인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DJ는 국민을 통합하고 여론을 들으려고 노력했다. 민심을 무겁게 생각했다.

김대중의 민주당과 이재명의 민주당도 물론 다르다. 이재명이 국민 전체를 생각하는가? 내가 보기에 국민 반절은 적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도 그랬다. 북한을 더 친숙하게 여기고 같은 땅에서 사는 절반의 보수 진영 쪽 사람들은 북한만도 못하게 생각했다.” 

인터뷰 당일 4·5 재보궐 선거 결과가 나왔다. 2014년 해산된 통합진보당을 전신으로 하는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전주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민주당을 탈당해 나온 임정엽 후보를 약 7%p 차이로 이겼다. 호남 현역 의원으로서 해석이 궁금했다. 

- 진보당이 8년 만에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호남 민심이 변화하는 신호라 볼 수 있나. 

“이번 재·보궐 결과는 민주당이 무공천했고, 국민의힘은 대안이 될 거로 생각하지 않기에 진보당 쪽으로 향한 것이라 본다. 내가 느끼기에 호남도 이재명이 당 간판으로 있는 민주당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

20대 대선에서 이재명이 패배하고, 지방선거도 결과도 좋지 않았다. 호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많이 줄었다. 그렇다고 그 기대가 국민의힘으로 향하는 건 절대 아니다. 무당층이 늘고 정치에 대한 환멸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진 것 같다. 작년 지방선거 당시 광주에서 투표율은 37.7%로 전국 평균(50.9%)과 큰 차이가 났다. 이런 전례가 없다.”

 

“민주당, 안 받아주다가 대선 때 급히 연락…믿을 수 없었다”
“국민의힘 입당, ‘명분’ 있는 선택이었다…여론은 정권교체”
“입당 후 지역에서 험악한 이야기 들어…현재 180도 변화”
“실사구시·실용 정치 지향…정치인으로서 품위 지키고파”


ⓒ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20대 대선을 4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2월 7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용호 의원과 포옹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 연합뉴스

- 2021년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만난 뒤, 민주당 복당 신청을 철회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솔직히 말해 복당을 위한 노력을 계속했음에도, 그쪽에서 받지 않는 상태가 계속됐다. 막바지에 지역위원장도 주고 다 할 테니 오라고 하더라. 하지만 너무 늦었다.”
실망이 큰 듯했다. 

“이 사람들을 믿을 수 없었다. 마음이 급하니 입당하면 다 주겠다고 하지만 대선이 급해서 하는 말이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 그래도 호남 출신이 보수 정당에 가는 건 어려운 선택일 텐데. 

“대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데 멀리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한쪽은 선택해야 했다.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가 됐고, 대한민국의 정치적 욕구는 정권 교체였다고 생각했다. 호남=민주당이란 등식에도 불구, 도저히 신뢰할 수 없었다. 차라리 ‘명분’있는 정권 교체를 선택하기로 한 거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민심’을 거듭 언급했다. 자기 생각을 고집하거나 타인에 강요하기보다, 사람과 사회 현상을 오래 살펴본 뒤에 결론 내리는 유형인 듯했다. 상대를 향한 강한 비난 또는 자신이 속한 진영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의 말보단 객관적 언어를 사용했다.

이 의원이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국민의힘 입당 초기와 180도 달라졌다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국민의힘 입당 후 남원·순창·임실 지역주민 반응은 어땠나. 

“험악했다. ‘배신자다’ ‘다시는 우리 지역에 내려올 생각하지 말라’ ‘밤길 조심해라’ 험악한 이야기 많이 들었다. 나를 아껴준 사람들에게 격한 이야기를 듣고 상처받기도 했다. 대선 1년 지나고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나는 실사구시, 실용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예산 등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 지역은 그런 점에 있어서 불만 없다. 이젠 ‘국민의 힘으로 되겠냐, 어렵지 않냐’며 걱정해준다.” 

처음 이 의원의 입당 소식이 들려왔을 땐 전북 지역에선 큰 반발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그를 ‘변절자’, ‘철새 정치인’이라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남원·임실·순창 기초·광역의원회는 전북도의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불이익을 감수한 결정 아니었나. 일각에서는 기여도에 비해서 대우받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직접 손에 쥔 것은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치인이 명분을 얻었으면 됐다.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으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약속한 것에 대해 이를 지키고자 하는 스타일이다. 소홀하단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 윤석열 당시 후보를 직접 만났을 때 느낌은 어땠나. 

“아직 언론에 얘기하기는 어렵다.” 말을 아꼈다. 언론에서 보듯 ‘화통한 남자, 거침없는 분’이었다는 말만 덧붙였다. 더 캐물을 수 없었다. 

- 계속 소통하고 있나. 

“자주는 아니지만 소통은 이루어지고 있다.”

-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현 지역구 출마할 계획인가. 

“아직 대답하기 이르다.” 웃으며 달력을 봤다. 총선까진 1년 남짓 남았다는 뜻이었다. 

- 비례대표나 입각 이야기도 나온다. 

“여러 가지 길이 있을 거다. 열어놓고 보고 있는 상태다. 어떻게든 3선은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인터뷰 초반 정계 입문 당시를 회고하며 “그때 정계 들어오질 말았어야 했다”며 ”정치인은 오래 활동한다고 신뢰나 실력, 전문성이 쌓이는 게 아니라, 오래 있을수록 욕을 많이 먹는 것 같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런 그가 3선을 해야겠다고 말한 것이다. 권력에 대한 회한과 욕망이 동시에 느껴졌다. 시종일관 침착한 표정과 목소리로 답변했지만, 그간의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듯했다. 

-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소신 있는 정치를 하고 싶었다. 거대한 정의, 시대의 큰 변화를 위한 일보다 일상의 정의를 통해 작은 변화를 끌어내는 쪽으로 신경 써왔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스스로도 만족한다. 정치인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부끄럽지 않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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