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여론조사, 실제 선거 결과 예측했을까?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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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여론조사, 실제 선거 결과 예측했을까? [어땠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05.09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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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네 차례 총선 결과, 1년 전 여론조사와 무관…동일 당명으로 선거서 맞붙은 케이스조차 없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1년 전 여론조사와 총선 결과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었다.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1년 전 여론조사와 총선 결과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제22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 지지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정당 지지율과 약 1년 후 치러질 총선 결과가 연관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정말 총선 1년 전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을까요?

총선 1년 전 여론조사가 일반에 공개된 건 제18대 총선을 1년 앞둔 2007년이 처음입니다. 2005년 설립된 <리얼미터>가 주간 정례조사 방식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부터죠. 당시 <리얼미터>는 CBS 의뢰를 받아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는데요. 이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49.0%, 열린우리당은 14.9%의 지지를 받습니다.

2008년 4월 9일 열린 제18대 총선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한나라당은 299석 중 153석을 얻었고, 당내 ‘공천 파동’으로 인해 탈당했던 ‘친박연대’ 소속 후보들도 14명이나 당선됐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아예 총선을 치르지도 못하고 소멸했고, 그 후신격이었던 통합민주당은 81석을 획득하는 데 머물렀습니다.

제19대 총선도 결과적으로는 1년 전 여론조사와 비슷한 성적이 나왔습니다. <리얼미터>가 2011년 4월 4일부터 8일까지 수행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은 36.1%, 민주당은 28.1%를 기록했는데요. 2012년 4월 11일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52석, 민주통합당은 127석을 가져갔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에 시달리면서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등판시키고 당 이름까지 새누리당으로 변경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1년 전 여론조사와 상관관계가 있었다기보다, ‘어쩌다 보니’ 맞아떨어졌다고 보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제20대 총선은 ‘여론조사 무용론’의 근거로 자주 활용되는 선거입니다. 당연히 1년 전 여론조사 결과는 더더욱 무용(無用)했습니다. <리얼미터>가 2015년 4월 6일부터 10일까지 수행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33.8%, 새정치민주연합은 29.6%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2016년 4월 13일 있었던 제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원내 제1당에 올랐고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원내 제2당으로 내려앉았으니까요.

심지어 국민의당이 38석으로 원내 제3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킵니다.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을 것이라던 당초 여론조사가 완전히 빗나간 결과였습니다.

제21대 총선도 여론조사가 무용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 임기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정권 심판’ 바람이 불자, 총선 1년 전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을 바짝 추격합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를 받아 2019년 4월 8일부터 12일까지 수행해 1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30.8%로 36.8%의 더불어민주당에 6.0%포인트 차까지 따라붙었죠.

하지만 그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터지면서 선거 판도가 요동쳤고, 결국 제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180석 대 미래통합당 103석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로 막을 내립니다.

지난 네 차례 총선을 돌아보면, 1년 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2위를 기록했던 정당이 그대로 총선에서 맞붙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통합과 분열, 당명 변경 등의 사건이 발생했고, 심지어 팬데믹(pandemic)으로 선거운동 자체가 어려워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차기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1년.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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