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 브랜드 띄운다”…하이트진로·오비맥주 마케팅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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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 브랜드 띄운다”…하이트진로·오비맥주 마케팅 공세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8.17 17: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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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한맥, 신규 광고·리뉴얼로 인지도 확대 노려
수익성 악화 전망…하이트진로, 2분기 영업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하이트진로 켈리, 한맥 모델 수지 ⓒ각 사

주류업계의 ‘세컨 브랜드’ 맥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 브랜드 뒤를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하이트진로 ‘켈리’와 오비맥주 ‘한맥’은 최근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장 세컨 브랜드 전략에 불을 지핀 건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테라’의 후속작 ‘켈리’를 내놓으면서 테라-켈리 연합으로 시장 1위 등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테라가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향후 맥주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신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이트진로의 목표는 분명하다. 켈리를 통해 오비맥주 카스 점유율을 빼앗고, 테라와의 시너지를 통해 맥주 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켈리의 성장이 오히려 동사 테라의 점유율을 뺏는 것 아니냐는 자기잠식(카니발리제이션) 우려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켈리 출시 당시 “켈리의 경쟁력이 경쟁사보다 낫다”면서 “테라보다는 카스의 점유율을 빼앗을 확률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최근에도 자신감은 여전하다. 하이트진로는 “우려했던 카니발리제이션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켈리를 비롯해 테라, 참이슬 브랜드 지배력이 견고해 하반기에는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트진로는 배우 손석구를 모델로 앞세워 켈리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는 물론 부드러우면서 강렬한 맥주 콘셉트에 손석구의 이미지가 어울린다고 봤다. 지난달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신규 TV 광고 ‘켈리에 꽂히다’ 편을 공개했다. 이밖에 각종 축제 현장에서 켈리 시음 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켈리 총공세에 맞서, 오비맥주는 ‘한맥’ 띄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엔 가수 겸 배우 수지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한맥 출시 당시 내세웠던 배우 이병헌에 이은 두 번째 빅모델 선정이다. 현재 카스가 유명 모델 없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또한 이번 모델 선정은 주로 여성 연예인이 소주 광고를 하고, 남성 연예인이 맥주 모델로 나서는 흐름을 깨 이목이 집중된다. 배우 손석구의 남성성을 내세운 켈리와의 차별화도 확실히 돼,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맥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중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수지와 ‘첫 모금부터 끝 맛까지 부드러운’ 한맥의 이미지가 부합해 광고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수지를 통해 한맥 존재감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21년 출시 이후 기대만큼 시장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한맥 리뉴얼, 마케팅에 보다 힘을 쏟는 분위기다. 현재 카스가 안정적인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 한맥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카스-한맥 연합으로 시장 내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마케팅에 열을 올리다보니,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9% 감소한 119억 원, 매출은 0.9% 줄어든 6415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506억 원으로 58.0% 줄었으며, 매출은 1조2450억 원으로 1.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2분기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각각 50%, 149%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물가 상승에 따른 내수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식음료 업계 전반적 실적이 안 좋은 상황”이라며 “주류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비상장사인 오비맥주는 분기별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대형 마케팅이 이어지며, 마찬가지로 판관비가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과열 경쟁 분위기를 우려하는 눈치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류 업계는 전체적으로 경쟁이 과열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고 있다”며 “원가 부담 확대와 젊은 층의 주류 문화 다변화라는 비우호적 외부 요인까지 가세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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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말자 2023-08-18 16:41:41
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