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타이어도 중국산은 ‘안 돼’…“정부, 고민·지원 충분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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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타이어도 중국산은 ‘안 돼’…“정부, 고민·지원 충분히 해야”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8.22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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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위험 영역’에 전기차 배터리·타이어 추가
노동·친환경 부문, 계속 중요해져…中 의존 기업들 서둘러 준비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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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적용으로 올해 미국 입국이 제한된 자동차 및 항공 분야 화물 규모를 나타낸 그래프. 7월에 급격히 치솟았다. ⓒCBP 홈페이지

미국이 태양광 패널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등 완성차 부문에서도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이하 UFLPA)를 적용해 중국산 화물 압류에 나서고 있다.

UFLPA는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일부 혹은 전부 생산된 제품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것으로 전제, 해당 제품의 입국을 우선 보류하는 제도다.

미국은 사상교육과 직업교육을 제공한 위구르족을 각지 공장으로 차출하는 중국의 ‘위구르족 취업 프로그램’이 수용소로의 이주를 강제하는 것으로 보고, 지난해 6월부터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입항이 보류된 화물은 수입업자가 물품 제조 과정에서 강제노동이 없었다는 것을 CBP에 증명하기 전까지 미국 창고에 억류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관세국경보호청(CBP)은 UFLPA 집행에 관한 의회보고서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 △타이어 및 기타 자동차 부품을 ‘잠재적 위험 영역’(Potential risk areas)에 포함했다.

CBP는 지난해 6월 가이드라인을 통해 모니터링이 필요한 ‘고위험 상품군’(high-risk commodities)으로 △면화 △토마토 △태양광 패널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등을 꼽은 바 있는데, 여기에 자동차 부품 분야를 추가한 것셈이다.

미 상원 재정위원회는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말 테슬라, 포드, 벤츠 등 완성차 8곳에 협력사 관련 정보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기조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CBP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UFLPA 통계를 보면, 올해(2월~7월) 미국에 입항을 신청했으나 UFLPA이 적용돼 억류된 자동차 및 항공(Automotive and Aerospace)분야 화물 건수는 총 48건이었다. 이중 18건(37.5%)이 지난 7월 발생했다.

억류 화물의 규모도 지난 7월에 크게 늘었다. 올해 발생한 억류 화물 규모는 총 378만4625달러어치로, 이 중 절반 이상(64.9%)에 해당하는 245만9755달러가 7월에 발생했다.

니켈, 알루미늄, 망간 등 배터리 생산 주요 광물을 포함하는 비금속(base metal, 卑金屬) 분야 물류의 UFLPA 적용 역시 확대하는 모습이다.

통계에 따르면, UFLPA 적용으로 억류된 비금속 화물은 올해 1분기(1월~3월) 749만8180달러 규모에서 2분기(4월~6월) 5059만3583달러 수준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조처에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중국산 제품이다. 올해 억류된 자동차 및 항공 화물의 99%, 비금속의 100%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부터 배터리사까지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이 서둘러 준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셰필드 할람대학교 및 NGO 노모가이아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폭스바겐과 BMW, 혼다 등 완성차 브랜드는 신장 위구르에서 재료 등을 조달할 위험이 높다고 봤다.

국내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국내 수입된 수산화리튬 중 금액 기준 87.9%가 중국산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산업에서 노동이나 친환경 부문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강화될 것”이라며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사례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기업은 충분히 고민해야 하고,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이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 시그널을 주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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