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무시하는 벼락공천, 이대로 괜찮을까?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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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무시하는 벼락공천, 이대로 괜찮을까? [주간필담]
  • 이윤혁 기자
  • 승인 2024.03.3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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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 시스템 얼마나 잘못됐는지 보여주는 대목”
이현종 “갑작스러운 공천…지역에 대해 공부 돼있지 않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유권자 무시하는 벼락공천, 이대로 괜찮을까요? ⓒ시사오늘
유권자 무시하는 벼락공천, 이대로 괜찮을까요? ⓒ시사오늘

선거에서 한 표는 매우 중요합니다. 16대 총선 경기도 광주시에 출마한 문학진 후보는 단 3표 차이로 낙선했습니다.

그만큼 후보들은 표가 더 간절할 텐데요. 그런데 후보가 투표권을 행사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강북을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후보입니다. 한 후보는 조수진 후보가 ‘성범죄자 변호’ 등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마감일 당일 22일 급하게 공천받았습니다.

연고가 없는 지역에 갑작스러운 공천을 받은 한 후보는 선거인 명부 작성일까지 주소지를 옮기지 못해, 후보 스스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러한 지역연고 없는 내려꽂기식 공천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서울 서초구청장을 지낸 박성중 의원을 경기 부천을에, 전북 군산 출신 함운경 후보를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 했습니다. 민주당은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광재 전 사무총장을 경기 성남 분당갑에, 서울 광진을 국회의원을 지낸 추미애를 경기 하남갑에, 전남 나주 출신 박선원 후보를 부평을에, 경북 경주 출신으로 도봉갑 지역에 연고가 없는 안귀령 대변인을 전략공천 했습니다.

수도권에 전략공천된 여당의 후보는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자신도 이 지역에 공천될지 전혀 몰랐다”며 “본인이 희망해서 온 건 아니다”고 전했습니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웃지 못할 사례도 있습니다. 도봉갑에 출마한 민주당 안귀령 후보는 이달 7일 자신의 출마지역인 신창시장 유세 중 동네가 어딘지 물어보는 상인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공천에 유권자의 대표성이 침해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역 유권자들이 들으면 불쾌한 일이다”며 “정치 시스템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역시 “과정이 문제다”며 갑작스럽게 공천하다 보니 지역에 대해 공부가 전혀 돼있지 않으며 지역 친화성도 없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당은 공천 과정에서 지역을 전혀 알지 못하는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된 공천의 피해자는 결국 유권자들입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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