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지고 강해진 민주당과 ‘유능한 야당’의 길 [박동규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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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지고 강해진 민주당과 ‘유능한 야당’의 길 [박동규의 세상만사]
  • 박동규 정치평론가
  • 승인 2024.04.12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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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만 센 무능 야당’ 아닌 좀 더 ‘유능하고 유연한’ 제1당 되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정치평론가]

국민의힘과 언론 그리고 관련 단체들의 집중포화를 맞고도 김준혁, 양문석 후보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비명횡사 친명 횡재’라는 우여곡절의 민주당 공천 파동을 뚫고 윤 대통령과 대립해온 추미애, 전현희 후보도 당선됐다. 

제3당이지만 ‘조국의 강’으로 상징되는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 검찰이 그토록 집요하게 수사했던  검찰 개혁의 상징 황운하 의원을 비롯한 ‘반 윤석열 정권’의 선두 인사들이 상당수 당선됐다. 일단 조국 대표는 그가 공언한 바대로 ‘비법률적 명예 회복’을 달성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이자 상상하기조차 싫었던 총선 결과였을지도 모르지만, 집권 여당이 기피했던 정치인들이 모두 현 정권의 실정과 불통, 불공정성을 비판하는 국민 여론이 오롯이 담긴 정권심판론의 수혜자가 됐다.

더구나, 윤 대통령 임기 내내 적대적 관계로 지낼 수밖에 없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강성파 정치인들은 대부분 생존해 다시 돌아왔다. 총선 전 민주당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더 독해지고 강해졌다. 

국민은 민주당 독자 의석 175석으로 지난 21대에 이어 두 번째 제1당을 만들어 주었다. 부자 몸조심 하듯이 이재명 대표가 겸손하게 ‘국민의 승리’라 했지만, 결국 이재명의 민주당과 윤 대통령은 협치의 국회를 함께 만들어 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본격적인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판단 일정들이 지속될 것이고 정권과의 대립은 양측의 골이 깊을수록 더 격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더 독해지고 강해진 민주당은 지난 문재인 정권하 총선에서도 거대 제1당이 됐을 때 오히려 ‘총선 결과가 두렵다’ 고 했고 한껏 몸을 낮추었지만 결국 ‘힘만 센 무능한 야당’ 이미지만 쌓여 정권을 빼앗겼다.

선거는 ‘잘하기 경쟁’보다 ‘잘못 안하기 경쟁’이라는 말처럼 윤석열 정권과 집권 여당의 실책과 불통탓에 민주당과 조국 혁신당이 큰 결실을 얻었다. 물론 민주당의 주장처럼 비록 비명횡사 공천일지언정 국민의 힘 보다 새로운 인물, 야성과 전투력이 강한 후보를 공천한 것도 승리에 한몫을 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은 늘 명언이다. 민주당의 압승이 2년 남은 지방 선거, 3년 뒤의 대선까지 승리의 카펫을 깔아줄지는 장담할 순 없다. 비록 현 집권 세력이 향후 3년 내내 소위 ‘죽을 쑨다’ 해도 174석의 거대 야당이 또다시 ‘무능함’과 ‘내로 남불’의 비판 대상이 된다면 승리의 미래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이재명 대표에게 더 독해지고 강해진 민주당을 만들어 주었다. 이젠 민주당도 더 유능하고 더 유연한 수권정당의 길이 무엇인지를 잘 헤아려 가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하고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을 비롯해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 절강대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치평론가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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