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조국 혁신당, 복잡한 정치 셈법 [박동규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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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조국 혁신당, 복잡한 정치 셈법 [박동규의 세상만사]
  • 박동규 정치평론가
  • 승인 2024.04.26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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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신당, 차별화 정책 없이 ‘검찰 독재’만 주장 땐 신당 지속 가능성에 의문 제기
이재명, 조국의 대권 가도에 연대와 경쟁 되풀이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정치평론가]

여당이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결국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한 이후 양측의 실무회담 준비가 한창이다. 윤 대통령이 지겹도록 들어왔을 ‘불통’과 ‘소통 부재’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야당과의 대화는 필수 선결 과제였다. 특히 대통령과 제1야당과 제대로 된 대화는 국민에겐 기억조차 없기에 이번 영수 회담은 양측 모두에게 협치 지속 여부의 잣대가 될 정도로 큰 의미가 있다.

그런데 조국 혁신당의 흥미로운 제안이 있었다. 총선에서 그야말로 돌풍이라 할 정도로 단숨에 12석, 그것도 지역구 제로에 비례로만 당선된 국회의원을 보유했지만 엄연한 원내 제3당의 위상을 지닌 야당이다. 그러나 현행 국회법상 원내교섭단체 규정은 20명 이상의 의원이 있어야 교섭단체 구성을 통해 국회 상임위 주요 역할과 각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당연히 조국혁신당은 22대 원구성에서 제대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기에 가까운 민주당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한 원 구성 참여와 자리 나눔을 기대할 것이다.

그런 조국 대표가 영수회담 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민주당에 제의했지만 결국 퇴짜를 맞았다. 조국 혁신당은 “안타깝고 섭섭하다”며 정말 서운한 감정과 비교섭단체로서의 서러움을 절감하게 됐다. 총선 전 민주당은 교섭단체 완화를 위한 법 개정까지 거론했지만 조국 전 법무장관의 돌풍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이젠 ‘경계 대상’이 된 셈이다.

총선 전 ‘이조연대’라 했던 이재명, 조국 대표의 관계는 ‘가깝고도 먼 관계’가 아닌 이제는 아예 멀리해야 할 관계가 될 것인지가 더 흥미로운 관심사가 됐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사실 ‘부자 몸조심’ 해야 할 정도로 사실상 의회를 장악한 제1당이 됐다. 더구나 조국 대표의 대선주자 가능성과 야권 최대 경쟁자로 손꼽히는 만큼 민주당과 이 대표는 조국 대표의 존재감을 굳이 키워줄 이유도 필요성도 없게 된 상황이다.

더구나 이재명 대표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상태는 아니지만, 조국 대표는 대법 판결만 남겨두고 있기에 유죄 여부에 따라 연대와 협력 시 민주당까지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윤석열 정권에 대해 ‘검찰 독재정권’이라며 함께 공격하고 있지만, 조국 혁신당은 오로지 ‘검찰 독재정권’과의 투쟁만을 위한 정당으로 인식될 정도로 강경 투쟁 모습이다. 하여 윤 대통령과 영수 회담을 앞둔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선뜻 조국 혁신당과 연대 모습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수 회담의 성과가 있다면 오롯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몫이고 정국 주도권 역시 이 대표에게 돌아가야 하기에 조국 대표를 끼워 넣어줄 이유도 없는 것이다.

한때는 ‘연대’와 ‘동지’의 관계였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질 이유들만 나타날 듯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마냥 한없이 조국 신당과 거리를 둘 수는 없을 것 같다. 원내 야권연대를 통한 법안 처리와 국정 견제 사안은 수없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방 선거와 특히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과 조국 혁신당의 연대와 통합의 목소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국 혁신당이 원내교섭단체와 ‘독자적인 정치력’과 ‘차별화된 정책정당’으로 발전하지 못한 채 오직 ‘검찰 독재’만 부르짖는다면, 자칫 조국 혁신당의 ‘지속 가능성’ 보다 민주당으로의 ‘흡수 통합’을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국 혁신당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변신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때이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하고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을 비롯해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 절강대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치평론가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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