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막가는 종편, 국회의원이 건달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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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막가는 종편, 국회의원이 건달이라고?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4.09.2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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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종합편성 채널 시사토크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공존하는 가운데, 최근 몇 몇 방송에서 사회자나 패널들이 사용하는 용어가 도를 지나친 느낌이다.  예를 들면 9월 22일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사회자 장성민이 대리운전자 집단 폭행 사건을 다루면서 국회의원을 건달이라고 표현한 것은 비판을 넘어 징계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몇 몇 국회의원들의 정치행태에 대해 세간의 문제 제기가 있다하더라도 시사토크 진행자의 어휘 선택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했다.  

종편이 정치를 조롱하고 정치인을 비하하면서 인민재판식으로 재단하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돌아온 저격수다 프로의 경우, 패널이 특정 공직자에게 경고를 보내기도 하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있기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피의자의 혐의 사실을 추리소설식으로 보도하기도 한다.  

누가 종편에게 그러한 권리를 주었는가?   종편 스스로 권력 기관화 되었는가?  종편이 과연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정치집단을 비판하는 것인지 상업적 목적으로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막말 정치를 비판하면서 종편도 막말 방송으로 오염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의 2014년 상반기 시청률 발표에 따르면 종편 4사 중 MBN이 1.11%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 뒤로는 TV조선이 1.08%, 채널A가 0.89%, JTBC 가 0.81%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사업자들 중에서는 KBS 1TV가 5.52%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MBC가 4.03%, KBS 2TV가 4.02%, SBS가  3.91%, EBS가  0.57%, OBS가 0.13% 순이었다.   종편의 시청률은 주요 공중파 4사의 시청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전 국민의 80% 이상이 케이블 TV와 위성TV를 시청하고, 종편이 시사토크와 연예토크 중심으로 편성되면서 공중파의 시사프로는 그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  

매일 정치계를 생중계하듯 시사토크를 내보내는 종편과 1 주일에 한 번 시사토론을 내보내는 공중파가 경쟁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처럼 공중파에 비해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종편이 정치이슈에 관한한 국민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편은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에 대한 자기성찰은 물론 방송 용어에 대한 자정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종편이 이를 게을리 할 때, 일부 팟캐스트와 과거 김용민의 막말 파동처럼 대중의 따가운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종편도 언어폭력에 저항하는 국민정서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종편의 시사토크 진행과 관련하여 또 다른 문제는 토론 진행자가 패널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단계에서부터 토론의 방향을 설정해놓고 의도된 결론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기 논리가 분명한 학자 형 패널은 방송도중에 진행자와 다투고 퇴장하는 방송사고도 있었고, 반면에 전업 형 패널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 2-3개 종편을 같은 날 시간대를 바꾸어가며 중복 출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는 종편의 태생적 편향성과 어려운 경영 현실을 반영한 측면도 있다.

종편사업과 관련하여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 나설 때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종편의 보수화와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여 종합편성채널 사업을 강력 반대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종합편성채널 사업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진보 성향의 한겨례 신문이나 경향 신문이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이 바람직했다는 분석도 있다.  

아무튼 민주당의 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도 이제는 더 이상 종편과의 불편한 관계를 지속할 수 없게 되었고, 오히려 종편의 지형변화를 위해 중장기 구체적 전략을 수립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2009년 7월 미디어 관련법의 개정으로 등장한 종편은 경영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다.  손실이 매출보다 큰 열악한 상황에서 한 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4개 종편 중 2개 종편은 퇴출될 수도 있다는 암시를 받으며 절박한 상항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금년 3월 종편 4 개 사 모두 다 재 승인됨으로써 이제 종편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2기 종편은 1기 종편과 달라져야하지 않겠는가?   1기 종편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2기 종편은 안정화를 도모하면서 그 동안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언론 정도의 길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그 출발은 막말 방송의 퇴출로부터 시작되기 바란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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