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등에도 박근혜 지지율 굳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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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 등에도 박근혜 지지율 굳건, 왜?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0.21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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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공무원 개혁이룰 '골든 타임'…2년 동안 큰 선거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타이밍 정치', 지지율 지키면서 혁신하는 방법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역대 정부가 꺼리던 일을 박근혜 정부가 해결하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담뱃값 인상과 공무원 연금 개혁 등이다. 담뱃값은 2004년 노무현 정부 이후로 9년동안 동결됐고 공무원 연금 개혁은 역대 정부에서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한 문제였다. 박근혜 정부는 여론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두 가지를 모두 하겠다고 나서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역대정부가 담뱃값을 인상하려 했지만 시도에 그치기 일쑤였다”며 “정부의 인기가 떨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 ⓒ 리얼미터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탄’을 건드렸다고 하기에 지지율 변화가 미미하다. 9월 2일 복지부가 담뱃값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9월 첫째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2.1%다. 담뱃값이 서민 증세라는 논란과 당정청이 공무원 개혁을 논의한(9월 18일) 후 9월 3째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9.7%를 기록, 첫째주에 비해 2.4%p 떨어졌다. 그 후 9월 4주부터 10월 둘째주까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를 유지하다가 셋째주 49.8%로 떨어졌다. 둘째주에 비해 0.5%p 떨어진 수치다.

박 대통령이 ‘폭탄’을 건들고도 지지율이 굳건한 이유는 비흡연자와 비공무원에게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정계에선 담뱃값 인상과 공무원연금 개혁을 두고 ‘폭탄아닌 보물’이라고 비유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흡연자보단 비흡연자가, 공무원보다 비공무원이 많은 사회에서 이들에게 칼날을 겨누는 것은 지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남녀 1168명을 대상으로 정부 공무원 연금 개혁안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하는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59.1%는 ‘전반적인 연금 재정 변화를 위해 공무원 연금 개혁 찬성’이라고 답한 반면, 22.2%는 ‘공무원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공무원 연금 개혁 반대’ 입장을 밝혔다. 16.2%는 ‘더 지켜보고 판단’이라고, 2.5%는 ‘잘 모름’이라고 응답했다.

또 <모노리서치>가 8월 19~20일, 전국 1035명을 대상으로 담뱃값 인상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61.7%가 ‘찬성한다’고, 29.4%가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8.9%는 ‘잘 모름’이라고 응답했다. 담뱃값 인상에 찬성하는 62.5%는 비흡연자로, 대부분의 비흡연자가 담뱃값 인상에 찬성한다고 분석했다.

담뱃값 인상·공무원 연금 개혁에, 흡연자·공무원 ‘반발’

담뱃값 인상에 흡연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또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 야당도 ‘부자 감세’, ‘서민 증세’ 프레임을 씌워 여당을 비판했다. 야당은 정부가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고 부족한 부분을 담뱃값 인상과 같이 서민들에게 돈을 확보한다고 주장했다.

여론도 담뱃값을 올리는 것을 증세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모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음에도, 담뱃값을 세수확대로 보는 시각이 더 많았다. 조사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이 ‘세수 확대 목적이 더 크다’고 39.4%가 답했으며 ‘국민 건강이 더 크다’는 33.2%, ‘국민건강과 세수 비슷한 비중’은 23.0%, ‘잘 모르겠다’는 4.4%로 뒤를 따랐다.

담뱃값 논란이 서민증세 논란으로 번질 쯤 공무원연금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담뱃값은 묻히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역대 정부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다. 전국 공무원 수는 100만 명이 넘고 가족까지 합하면 그 수는 크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무원 연금 개혁안에 공무원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당정청이 지난달 18일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해 논의했을 때 공무원 노조는 여의도에 위치한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시위를 열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봉급을 민간기업에 비해 덜 받는데 세금은 더 많이 낸다”라며 “연금 하나만 바라보며 박봉을 견뎌왔는데 갑자기 정부가 밥그릇을 차버리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 박근혜 대통령 ⓒ 뉴시스

지금은 ‘Golden Time’…박 대통령 지지율 지키기에도 '적기'

현 시기는 정부와 여당이 담뱃값 인상과 공무원 개혁을 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2년 동안 큰 선거가 없기 때문이다. 당정청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서둘리 담뱃값 인상과 공무원 개혁을 끝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올해 연말까지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지키기에도 '적기'다. 선거에선 지지층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표가 많으면 지게 된다. 상대 당을 찍기 때문이다. 5~10%로 갈리는 선거판에서 ‘중도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이에 새누리당은 진보 위주의 복지 정책을, 새정치연합도 ‘우클릭’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지지율은 다르다. 반대 여론이 있어도 지지자가 유지된다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담뱃값을 올리는 것과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반대하는 여론이 생겼더라도 이에 대한 박 대통령 지지자가 생겨나 지지율도 유지된다고 보여진다.

이와 관련,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오히려 공무원연금 개혁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박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액션이 없어 지지율이 약간 떨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율 교수는 담뱃값 인상에 대해 "담뱃값을 올린다고 해서 지금 당장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담뱃값은 올리고 나서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 교수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공무원 인구가 100만 명이 넘고, 그 가족들까지 포함해 관련된 사람까지 800만 명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전체 유권자 3800만 명 중에 1/4도 안되는 숫자다"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을 한다고 밀어붙인다고 해도 지지율에 영향이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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