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홍보 들통에도 대응 없는 ‘배짱’ 롯데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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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홍보 들통에도 대응 없는 ‘배짱’ 롯데주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12.28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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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빠른 대응으로 위기 극복 사례 교훈 삼는 지혜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거짓 홍보 들통 났지만 나몰라라?

국내 소주업계 2위의 롯데주류가 자사의 소주제품에 대한 거짓 홍보가 들통 났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배짱’으로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국민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국민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대기업으로서 용납이 안되는 부분이다.

검찰은 지난 25일 허위과장광고로 롯데주류 마케팅 담당 임원 2명을 기소했다.

롯데주류는 자사의 소주에 들어간 물, 즉 ‘알칼리 환원수’가 아토피나 당뇨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허위내용을 담은 홍보용 만화를 대학가의 판촉행사를 하면서 뿌리면서 문제가 됐다.

결국 롯데주류가 그동안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알칼리 환원수’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그동안 롯데주류는 자사의 소주에 들어가는 물이 알칼리 환원수라는 것을 홍보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물론 이를 시기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측의 비방전에 휩싸이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를 이겨내고 꿋꿋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로 인해 소주가격 인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11월30일 국내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소주값을 전격 인상하면서 그동안 인상시기를 저울질해 온 롯데주류였다. 그 사이 지방 소주사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롯데주류는 소비자 여론을 의식해 인상 발표를 미뤄왔다.

신동주-신동빈 형제간의 그룹 경영권 다툼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이어서 서민 물가와 직결되는 소주값 인상 결정에 소비자 눈치를 보고 있던 터였다.

이런 도중에 거짓 홍보가 들통 나면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발목이 잡힌 형국이 돼 버렸다.

이번 거짓 홍보는 롯데주류에게는 분명 타격이다.

게다가 롯데주류 측의 대응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검찰 기소 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물과 관련된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알칼리 환원수로 만든 자사의 소주가 마치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듯의 뉘앙스다. 이 외에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 우리는 기업의 위기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하며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종종 봐왔다.

지난 6월 제주신라호텔에서 메르스 환자가 묵었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이부진 사장은 직접 현장으로 내려가 영업을 중단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방역과 관련해 직접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지난 7월 한화케미칼 울산 제2공장 폐수처리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날 곧바로 유감의 뜻을 표하고 희생자들에게 최대한의 보상과 진상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운전기사 상습폭행 관련 폭로가 나온지 불과 하루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곧이어 해당 운전기사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

반면 위기 대응에 미숙해 공분을 산 기업체도 있다.

위메프는 직원 채용 논란, 쿠팡은 갑질, LG생화건강 등은 비난 여론에 밀려 영혼 없는 사과를 하거나 소비자 목소리에 귀 닫고 입을 닫아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주류의 경우도 후자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이번 알칼리 환원수의 거짓 홍보를 회사에서는 공식적인 입장 없이 개인의 일로 치부해 버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올 한해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국민들의 불신을 받으며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미지 타격 또한 크다.

이번 알칼리 환원수의 거짓 홍보로 인해 또 다시 불매운동이 벌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미지에는 분명 손상이 예상된다.

발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교훈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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