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공약/종로②]브랜드화 vs. 삶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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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공약/종로②]브랜드화 vs. 삶의 질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08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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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후보별 공약 비교>새누리당 오세훈 vs.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회의원 선거는 본질적으로 지역의 일꾼을 뽑는 축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각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우리 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를 그려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먹고 살기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공약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스트레스다. 그래서 <시사오늘>은 격전지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두 번째 지역은 여권 차기대선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5선 중진이자 야권의 거물 정치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 종로다.

두 후보 모두 ‘개발과 건설’에 초점

서울시장 재임 시절 오 후보가 추진했던 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뉴타운 사업이다. 이번 총선에 나선 그의 공약집에서도 ‘개발’과 ‘건립’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우선 부암동과 평창동에는 천년한지 역사마을과 문학동네를 조성하고, 종로문학관과 청소년수련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신분당선 연장선 조기 착공과 역세권 개발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 혜화역 ⓒ 시사오늘

교남동에는 문화복지센터를, 청운효자동과 사직동에는 한글기념관을 만들고 한글마을도 조성키로 했다. 또 이화동과 혜화동에는 시인의 거리를 조성하고 시문학관을 세우며, 한양도성과 혜화문을 복원하고 성곽길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창신동에는 체육공원 및 복합문화예술컴플렉스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도 뒤지지 않는다. 오 후보와 마찬가지로 부암동과 평창동에 신분당선 연장선 조기 착공과 문화예술복합시설 및 청소년수련관을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청운효자동과 사직동에는 GTX-A·신분당선 복합역사를 설치하고, 세종로공원에 ‘제2 예술의 전당’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해맞이동산 어린이전용공원 조성도 정 후보의 공약이다.

종로 1~4가동과 삼청동·가회동에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국제주얼리 트레이드센터와 북촌 전통문화체험 특별지구를 조성한다. 혜화동과 이화동에는 어린이전용극장과 배드민턴 전용구장을 건립하고, 명륜동에는 공영주차장과 도서관도 만들기로 했다. 

▲ 국제주얼리트레이드센터가 들어설 종로 3가 ⓒ 시사오늘

오세훈, “햇빛센터 도입”

생활환경 개선 공약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두 후보 모두 보육시설 확충, 공영주차장 설치, 도로 확장, 전선지중화 확대, 안전도 향상, 낙산공원 경관자원화 등을 위해 힘쓰기로 했다.

특히 두 후보는 자연경관지구 규제 완화에도 뜻을 같이 했다. 북악산을 뒤에 두고 한강을 내려다보는 부암동과 평창동, 삼청동, 가회동 등에는 산지·구릉지 등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도시의 자연 풍치 유지를 목적으로 자연경관지구로 묶여있는 곳이 많다. 오 후보와 정 후보는 이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경관지구 층수 규제를 3층에서 4층으로 완화하기로 약속했다. 

▲ 낙산공원 경관자연화 공약을 내놓은 두 후보 ⓒ 시사오늘

다만 몇 가지 다른 점도 있었다. 먼저 오 후보의 공약에서 눈에 띄는 것은 ‘햇빛센터’ 도입이다. 햇빛센터란 맞벌이 서민 부부가 많은 단독·연립주택 지역에 설치해 택배 보관, 비상시 탁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지역 주민들의 편의 향상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청년을 위한 전·월세 계약 지원서비스도 도입키로 했다. 대학로를 품고 있는 종로는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오 후보는 이들의 전·월세 계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청년 세대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뉴타운 사업이 무산된 창신동과 숭인동에는 4가구 이상 합의로 재건축을 지원하는 ‘소규모 블록형 재정비’를 추진키로 했다. 기존의 뉴타운 사업이 한꺼번에 큰 면적을 철거하는 방식으로 인해 이권 다툼, 전세가 상승 등의 문제가 지적돼온 것과 달리, 소규모 블록형 재정비는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자연경관지구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두 후보 ⓒ 시사오늘

정세균, “석면 ZERO 학교 실현”

정 후보의 공약에는 ‘삶의 질 1번지 종로’라는 구호에 걸맞게 실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석면 ZERO 학교’ 공약이었다. 석면은 1급 발암성 물질이지만,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80% 이상이 석면 건물로 돼있다. 정 후보는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석면 문제를 제1안건으로 설정하고 해결을 위해 힘쓸 방침이다.

교남동과 행촌동 성곽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도시농업 선도 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이색적이다. 과거 성곽 자체 보전에만 집중해 성곽 가까운 지역 마을을 철거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주민들이 원래 삶터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마을 공동체를 조성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후보의 성곽마을 공동체 활성화 역시 이런 추세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새로운 방식의 농업인 도시텃밭이 추진되고 있는 행촌동 희망텃밭 일대를 도시농업 선도 지역으로 지정, 도시 재생 사업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치 1번지’라는 별칭에 걸맞게 종로에는 오 후보와 정 후보를 포함해 총 10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의당 박태순 후보는 인적·물적 자원 발굴과 취약 지역·계층을 위한 복지 등을, 정의당 윤공규 후보는 영유아보육 국가책임제와 청년 주거지원, 전월세 상한제·공정임대료 도입 등을, 노동당 김한울 후보는 전월세 상한제와 5시 퇴근법, 주 35시간 노동제 등을 공약하고 있다.

녹색당 하승수 후보는 국회 특수활동비와 연금 폐지 등을, 진리대한당 이석인 후보는 종북 지지자 척결과 애국집회 실시 등을, 한나라당 박종구 후보는 남북통일 등을, 무소속 김대한 후보는 국회 KBS 생중계와 총선제도 폐지 등을, 무소속 이원옥 후보는 노동조합법 개정 등을 내세우고 있다. 각 후보 공약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알리미 홈페이지(http://www.nec.go.kr/portal/subMain.do?menuNo=200146)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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