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정계개편 3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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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정계개편 3대 관전 포인트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4.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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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복당' '친朴·친盧 약화' '국민의당 노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20대 총선은 한국 정치지형을 삼분(三分)했다. 초유의 결과에 정계는 지금 대대적인 개편 바람이 예고된 상태다. 벌써 다양한 이슈가 속속 부상하고 있다. <시사오늘>이 꼽은 향후 정국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무소속의 복당과 탈계파 그룹의 대두, 그리고 제3당을 차지한 국민의당의 행보다.

▲ 무소속 유승민 의원 ⓒ뉴시스

무소속 복당이 몰고 올 여권 지형변화

생각 외의 참패를 당한 새누리당은 한 석이 급해졌다. 자연스레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인물들의 복당이 점쳐진다. 총 11명의 무소속 당선자 중, 새누리당 출신은 7인으로 가장 많다. 이들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여부와 시기는 차기 당권경쟁까지 연결되며 여권의 지형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 유승민 의원이다. 새누리당 공천파동의 중심에 서면서 비박계를 대표하는 인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의원이 복당할 경우 당내 입지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친박계 인사가 전체적인 선거 패배 속에서도 다수 생환하며 당내 지분은 더 늘린 반면, 유 의원과 함께 나섰던 소위 ‘친유’ 영남의 무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낙선했다. ‘유 의원은 살아왔지만 손발이 잘렸다’는 게 대체적 관점.

그럼에도 유 의원의 전국적인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친박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비박계를 대표할만한 상징성도 획득했다. 친박계가 경계심을 풀지 않는 이유다. 19일 유 의원은 동반 탈당했던 시의원과 구의원, 지지자 250여 명과 함께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윤상현 의원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욕설파문’으로 탈당했지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국회에 돌아왔다. 윤 의원은 진박(眞朴)으로 분류되던 인사인만큼 복당시 친박계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윤 의원도 일찌감치 복당신청을 한 상태지만 무턱대고 반길 수는 없는 상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 비박계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측근 김성태 의원은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번 새누리당의 대참패를 가져오는데 크게 기여한 사람을 새누리당이 1당이 안 됐다고 해서, 선거 끝난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윤 의원을 지목한 견제다.

이와 관련, 친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잉크도 마르기 전에 복당하는 것보다는 조금 시간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 새누리당 소장파 새누리당혁신모임 참여 의원들. (왼쪽부터)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 황영철 의원, 이학재 의원, 김세연 의원 ⓒ뉴시스

소장파‧중도파에 친박‧친노 주도권 놓치나

‘선거 모드’의 종료와 함께, 각 당은 20대 국회를 위한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그간 소수로 분류되던 새누리당내 소장파와, 더불어민주당 내 중도파의 대두가 눈에 띈다. 이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현재 친박-비박, 친노-비노로 양분된 양당의 세력구도가 허물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새누리당에선 지난 17일 ‘새누리혁신모임(이하 새혁모)’이 깃발을 들어올렸다. 현재 새혁모는 김세연‧김영우‧이학재‧황영철‧박인숙‧오신환‧주광덕‧하태경 8인의 소장파가 주도하고 있고, 4선 이상의 중진급도 합류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새누리당은 위기 때마다 소장파가 난국 돌파에 앞장서왔다. 정가에선 새혁모를 16대 국회 한나라당 시절 미래연대를 비롯해, 17대 국회의 수요모임과 18대 국회의 민본21을 잇는 소장파 계보로 보는 추세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사투는 결국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왔다. 둘 모두가 힘이 빠진 상황에서, 새혁모를 중심으로 하는 소장파의 움직임이 친박-비박 구도의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타격을 받을 쪽으로 주도권을 잡고 있던 친박계가 지목됐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친박계가 많이 생환했지만 예전처럼 강한 지지기반이 있지 못하다”며 “소장파가 향후 당권경쟁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그만큼 친박계의 위상이 축소되는 건 자연스럽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중도성향 모임인 ‘통합행동’ 출신들이 전원 국회로 돌아오며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통합행동은 지난해 9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진퇴 문제를 두고 당내통합을 추구하는 중진들이 모여 구성했다. 총 8인의 멤버 중 불출마한 정장선 전 의원을 제외하고, 김부겸·김영춘·민병두·박영선·송영길·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전원 원내에 진입했다.

통합행동은 모임의 성격 상 자연히 선명한 야성(野性)에 보다 중점을 두는 친노계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통합행동의 인원수는 많지 않지만 전원이 3선 이상으로 정치적 무게감이 있고, 김부겸‧김영춘 당선자의 경우엔 영남에서 생환하며 주가가 폭등했다. 향후 야당에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구심점이었던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친노계 다수가 원외로 나간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 천정배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왼쪽)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뉴시스

국민의당의 행복한 고민, 노선 선택

이번 선거의 최대 승리자로 꼽히는 국민의당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아직 당내 의견조율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존재 자체가 강력한 변수인 만큼 이목을 모은다.

국민의당은 우선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추진키로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과 공조에 나섰다.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자원외교 방산비리, 복지후퇴, 테러방지법, 담배세 등 각종 서민증세, 누리과정 예산문제, 언론탄압, 국정 역사교과서, 개성공단 폐쇄, 인사 예산 등의 극심한 지역차별 등 수많은 현안이 있다”면서 “청문회, 국정조사 등 모든 의회권력을 발휘해 구(舊)정권 8년의 적폐를 단호히 타파해야 한다"고 기세를 올렸다.

다만 중도성향이라고 볼 수 있는 안철수 공동상임대표 측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즉각 “당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향후 언제든지 노선을 변경할 수 있음을 일찌감치 암시했다.

야권의 한 전 당직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런저런 당내 잡음이 있지만 국민의당이 가장 강력한 패를 들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국민의당이)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정국 전체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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