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없는 새누리…“참패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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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없는 새누리…“참패가 보였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4.26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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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등 쇄신파 없어…지방선거 ´중진차출론´ 후유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뉴시스

선거 패배로 혼란에 빠진 새누리당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심점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패배요인 분석조차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그간 새누리당내의 쇄신파, 혹은 소장파를 대표하던 인사들이 원외에 있는 것이 뼈아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쇄신파의 부재가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새누리당은 위기 때마다 쇄신파를 앞세우며 불리한 판세를 극복해왔다.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일명 ‘남‧원‧정’으로 불리던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정병국 의원 등은 쇄신파 열풍을 일으켰다. 이들은 ‘미래연대’를 결성,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 사건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자 당 개혁운동을 주도했다.

또한 탄핵 역풍이 몰아친 17대 총선에서도 탈당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복당시키고, ‘천막당사’ 아이디어를 내며 최악의 상황을 비켜갔다.

그러나 남‧원‧정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흩어진 뒤, 지방선거 때 원외 유출이 이뤄졌다. 정 의원을 제외한 남 지사와 원 지사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여의도를 떠났다. 그리고 그 배경엔 ‘중진 차출론’이 있었다.

당시 세월호 참사 등의 여파로 새누리당에 불리한 선거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엔 ‘중진차출론’ 바람이 불었다. 원내대표를 생각하던 남 지사는 당의 요청에 결국 경기도지사 출마로 마음을 돌렸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지사를 준비하던 정 의원이 ‘나도 중진’이라며 중앙당과 충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후보가 된 남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새벽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0.8%p 차로 간신히 승리했다. 남 지사보다 인지도가 더 높았던, 사실상 남‧원‧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원 지사 역시 당의 요청에 응낙하며 출마해 제주도지사가 됐다. 그렇게 새누리는 지방선거에서 참패 예상을 뒤엎고 결과를 반반으로 돌려세우며, 사실상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총선에서 당연하게도 이 두 사람은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 쇄신의 이미지가 비교적 강했던 유승민 의원도 당에서 내쳐졌다. 그 결과 지지기반인 전통적 보수층 외에, 표의 확장을 불러왔던 중도파를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평이 나왔다. 그 때 흩어진 부동표는 때마침 나타난 국민의당이 쓸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내홍 와중에도 최소한 쇄신을 시도했다는 이미지 싸움에서 새누리당을 앞섰다.

그나마 새누리당이 젊은 얼굴로 내세웠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나 손수조 부산사상구 당협위원장은 쇄신파의 이미지 보다는 ‘박근혜 키즈’의 이미지가 강했다. 둘 다 총선에선 별다른 손도 써보지 못하고 낙선했다.

여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26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새누리당의 패배는 쇄신파가 모두 원외에 있어서 표를 확장하지 못해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지방선거 때 위기를 느끼고 원희룡, 남경필 등을 짜내듯 소진한 결과 이번 총선서는 쓸 카드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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