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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새 경제부총리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돌자마자 차기 금융위원장을 놓고 금융권이 술렁이기 시작했다.현 정부 임기가 1년 정도만 남은 데다 가계부채ㆍ기업 구조조정 등 금융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조만간 임 위원장과 합을 맞출 신임 금융위원장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이미 청와대는 차기 금융위원장 인선을 위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장ㆍ차관급 인사 10여 명에 대한 인사 검증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로서는 가뜩이나 ‘최순실 게이트’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전·현직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장·차관급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다.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정은보 부위원장(행정고시 28회)은 국제·국내 금융과 경제정책에 능통하다고 평가된다. 2010년부터 3년간 금융위에서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맡았고 2013년 4월부터 2년 9개월간 기재부에서 차관보로 지냈다. 게다가 올해 1월 초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내정된 이후 최근까지 임 내정자와 손을 잡은 만큼 적임자라는 평가다.최상목 차관(행시 29회)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등 금융·거시정책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박근혜 정부에서 2014년 9월부터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다 올해 1월부터 기재부 차관에 임명됐다.하지만 최 차관은 과거 안종범 경제수석과 함께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끈 이력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인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석준 국무조정실장(행시 26회)은 과거 차관을 거쳤던 점에서 차기 금융위원장 자격조건을 갖췄다. 이 실장은 기획재정부 시절 예산 관련 분야에서 주로 일했지만, 지난 2012년 금융위 상임위원을 하며 금융위 조직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차기 위원장이 임 위원장과 함께 가계부채 등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하기에, 정책 국무조정실장으로서 정책 조정 역할을 했던 이력이 위원장직에 유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이 가운데 항간에서는 이 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현 정권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차원에서 스스로 국무조정실장 직책을 내려놓고 자리를 옮기려 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이들과 함께 진웅섭 금감원장(행시 28회)도 인선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진 원장은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거쳐 현재 금감원장을 맡고 있다.하지만 진 금감원장은 위원장 자리를 맡기 위해서는 차관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인선 가능성이 낮게 보는 관측이 많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마비 리스크가 경제 부문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막는 게 정부 경제금융라인의 책무"라며 "구조조정 등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임 내정자와 호흡이 맞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한 금융권 관계자도 "최순실 게이트로 금융권 CEO 인사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되는 느낌"이라며 "청와대 개각 등으로 금융위원회 등 CEO 자리에도 공석이 생긴 만큼 후임 인사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 CEO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 | 정은하 기자 | 2016-11-08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