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 대잔치’ 한남3구역, 정부 칼 뽑자 조합원 불안감↑
‘아무말 대잔치’ 한남3구역, 정부 칼 뽑자 조합원 불안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10.2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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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울 '한남 제3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한남3구역) 수주전이 건설사들의 '아무 말 대잔치'로 불법·탈법 논란이 일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최근 한남3구역에 대한 공동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한남3구역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각 업체들이 조합에게 불법·탈법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부분은 건설사들의 입찰제안서상 임대주택, 분양가, 이주비 등 항목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자회사인 리츠 자산관리업체에서 재개발 임대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임대아파트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조합원 수익을 높이고 추가분담금은 낮추겠다는 조건이다.

하지만 서울시 조례를 살펴보면 재개발사업의 경우 전체 공급가구 수의 20%까지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하며, 사업 시행자는 임대주택을 건설해 서울시장에게 처분하도록 규정한다. 대림산업이 공약한 '임대아파트 제로'는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GS건설은 입찰제안서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시 일반 분양가는 3.3㎡당 7200만 원, 조합원 분양가는 3500만 원 수준에 책정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대신 조합원 분양가는 낮춰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논리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GS건설의 이 같은 제안이 현행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업 수주를 위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행위가 위법이라는 것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제시한 분양가 자체가 심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비는 세 건설사 모두 걸려있는 문제다. 이들은 입찰제안서에서 감정평가액 기준 기존 집값 대비 70~100%를 조합원들에게 이주비로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특히 현대건설은 최저 5억 원의 이주비를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가 이주비(집값 40% 이상)를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이자를 대납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각 업체들의 입찰제안서를 검토해 불법·탈법적 요소가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행정지도, 시정명령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남 제3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부지 전경 ⓒ 뉴시스
한남 제3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부지 전경 ⓒ 뉴시스

이처럼 정부·지자체가 감시·감독에 들어가자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안 그래도 업체 간 흑색선전과 비방전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임대주택, 분양가, 이주비 문제 외에도 각 건설사들이 제시한 조건 가운데 차후 잡음이 일 공산이 큰 부분이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양상이다.

실제로 GS건설은 지난 23일 'GS건설-삼성물산-KB국민은행 넘버 원 협력체인 구축'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낸 직후 재차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삼성물산과 관련해 건설부문으로 오인할 수 있어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해 달라"고 수정 요청했다. 이는 일부 조합원이나 경쟁사에서 '꼼수 컨소시엄'이라는 비판을 제기할까 염려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남3구역 조합은 당초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문에서 '컨소시엄(공동도급) 불가' 조항을 제외했으나, 조합원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단독 입찰만 가능하도록 수정한 바 있다. GS건설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조경공사 시공에 대한 기술 지원을 기본으로 하는 상호 발전을 위한 업무 협정서를 체결했는데, 이처럼 조경공사만 다른 업체에 맡기는 경우에는 컨소시엄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현대건설은 '한남 3구역, 국내 최초 재개발 현대백화점 입점 예정.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그룹과 업무협약 체결'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보낸 후 다시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기사제목에서 현대백화점 단일이 아닌 '현대백화점그룹'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는데 현대백화점이 입점하지 않을 경우 일부 조합원이나 경쟁사에서 수주 무효를 주장할까 염려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해당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체결한 협약은 '한남3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 지역 내 백화점 입점 업무협약'이나, 협약 주요사항에는 '현대백화점 계열사 및 보유 브랜드의 한남 3구역 상가 입점'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또한 현대건설 측은 재차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협약은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사들이 가진 다양한 아이템과 서비스들을 한남3구역에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입점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한남3구역의 한 조합원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반포주공1단지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린 걸 목격했기 때문에 더 불안하다"며 "건설사들이 내건 공약들에 대한 비용은 어차피 나중에 조합원과 일반 분양 입주자들이 부담하게 돼 있는 거다. 그런데 공약들을 보면 누가 봐도 실현 가능성이 너무 떨어지는 게 많다. 입주 후에 겉만 휘황찬란하고 내실은 없을까봐 그것도 걱정된다.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요즘"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도 "몇몇 건설사들이 조합 설계안에서 더 나아간 혁신설계를 제시했는데 그게 제대로 추진되겠느냐. 과연 서울시에서 두고 보겠느냐. 지금 건설사들이 보장하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조합 차원에서 보다 철저하게 입찰제안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각 업체나 언론에서는 조합원 갈등을 유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여나 문제 생기면 여러 사람들의 생계가 곤란해진다"고 토로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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