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상암롯데몰 들어오면 인근 전통시장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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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상암롯데몰 들어오면 인근 전통시장 초토화”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12.12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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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역상권연대, 롯데몰 출점반대·감사원 규탄 회견 개최
“상인회 17곳 중 16곳 찬성했다는 감사원 조사 결과 거짓”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서부지역상권연대가 12일 오후 감사원 앞에서 감사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지예 기자

최근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상암동 롯데 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을 두고 지역 상인들이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 상인들은 롯데그룹의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과 관련한 감사원의 ‘거짓 감사’를 규탄하고 복합쇼핑몰 입점 시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서울서부지역상권연대(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용산구, 강서구 전통시장 상인회 소속) 회원들은 12일 오후 2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몰 개발 사업이 원점부터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업 초기 주변 상인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데다 감사원이 최근 인근 전통시장 17개곳 중 16곳이 복합쇼핑몰 입정을 찬성했다는 거짓 감사를 내놨기 때문이다.

상인회 측에 따르면 지난 5일 감사원은 ‘지자체 주요정책‧사업 등 추진상황 특별 점검’ 결과를 발표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 상암DMC 복합쇼핑몰 개발과 관련된 상생TF에서 인근 전통시장 17개 중 16곳이 복합쇼핑몰 입점을 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에서 1개 전통시장이 반대해 상생 합의가 안됐다는 사유로 심의를 보류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상암동 롯데 복합쇼핑몰 입점을 놓고 대기업의 무분별한 출점이 아니라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지역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했던 망원시장과 마포 농수산물시장, 은평 및 서대문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 상인단체들은 한결같이 “17곳 중 16곳이 롯데 복합쇼핑몰 입점을 찬성했다는 감사원의 보도는 명백히 사실과 다른 왜곡된 보도자료”라고 분개하고 있다.

박덕임 마포 농수산물시장 상인회장이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안지예 기자

이날 박덕임 마포 농수산물시장 상인회장은 본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 보고서는 언론사 기사를 보고 작성한 부분도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등 정확한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다”며 “그동안 번영회장 등을 지냈지만 시장 측에 어떠한 접촉도,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진철 서울상인연합회 부회장은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한 결과 인근 전통시장 17개 단체 당사자들은 찬성한 적이 없다며 부인하는 상황”이라며 “인근 17개 전통시장은 어디인지, 찬성한 16곳과 반대한 1곳은 어디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롯데는 서울시 중재도 외면한 채 상인과 대화보다는 주민 재산권을 위해 뛰고 있는 지역 주민들과 부동산 업자들을 들쑤시고 의견을 그쪽으로 몰아가면서 상인들과 대립하게끔 하는 아주 교묘한 전술을 쓰고 있다”면서 “상인들은 그럼에도 롯데 측이 서울시 중재안이라도 받으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입점으로 지역 풀뿌리 경제가 무너져버릴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상암동 롯데몰에서 1km 내 위치한 마포 농수산물시장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박덕임 상인회장은 “20년전 인근에 까르푸가 들어왔을 때도 상권을 다 빼앗겨 엄청난 피해를 봤고 아직까지도 그 어려움을 몸소 체감 중”이라면서 “모든 생필품, 문화시설이 다 있는 복합쇼핑몰인 롯데몰은 까르푸, 홈플러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이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않을 텐데 한마디로 주변 상권은 초토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부회장은 “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와 다르게 인근 10~15km 상권을 빨대효과처럼 빨아들인다”며 “그런데도 감사원은 롯데개발 측에서 연구용역을 의뢰한 보고서에 근거를 두고, 구체적으로 어딘지 명시하지 않은 왜곡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에 행정 제동을 걸어 문제를 제기하러 나왔다”고 비판했다.

서정훈 영등포 영일시장 상인연합 이사는 “대형 쇼핑몰이 재래시장에 주는 피해가 전에는 먹고사는 문제였지만 이제는 죽고사는 문제다. 주변 상권이 모두 빨려들어간다”며 “상생이라는 것도 결국 가다보면 재래시장을 살리는 상생이 아닌 금전 혜택을 주는 것으로 끝나는 상생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들 연대는 감사원에 거짓된 감사에 대한 사과와 재감사를 요구하는 동시에 주중 내로 정식 면담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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