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교산·과천 교통대책에 수도권 신도시 민심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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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교산·과천 교통대책에 수도권 신도시 민심 ‘부글부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5.25 15: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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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일산·양주 불만↑…검단은 관망 분위기
"강남 위주로만 돌아가" vs. "일단 좀 지켜보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21대 총선 이후 잠잠했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에 대한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원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발표를 계기로 운정, 일산, 양주, 검단 등 지역의 밑바닥 민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국토교통부는 하남교산지구, 과천지구 등 수도권 3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공개했다. 하남교산지구와 서울 송파 지역을 잇는 도시철도를 건설하고, 과천지구에는 위례~과천선을 GTX-C 정부과천청사역까지 연장하는 게 주요 골자다.

또한 간선급행버스(BRT) 노선 설치, 버스 환승시설 조성, 기존 국도 확장 등 총 2조7400억 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하남교산지구와 과천지구의 서울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1·2기 신도시에서 벌어진 광역교통망 구축 지연 사태를 3기 신도시는 겪지 않도록 사업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남양주왕숙지구, 인천계양지구, 부천대장지구 등 나머지 3기 신도시를 겨냥한 교통대책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마련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연합회, 3호선 운정신도시 연장 조기건설 추진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지난 24일 운정호수공원 일대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 뒤 '지하철 3호선 운정신도시 연장 신속 추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독자 제공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연합회, 3호선 운정신도시 연장 조기건설 추진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지난 24일 운정호수공원 일대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 뒤 '지하철 3호선 운정신도시 연장 신속 추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독자 제공

이 같은 대책이 나오자 기존 수도권 내 신도시 주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1·2기 신도시에 대한 교통사업은 줄줄이 지연되거나 예산 삭감까지 된 상황에서, 정부가 과거 1·2기 신도시에서의 실착까지 언급하며 3기 신도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2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의 핵심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은 전(全)노선 공사가 지체되고 있다. GTX-A노선은 준공 기간이 미뤄졌고, GTX-B노선은 사업 기본계획조차 수립되지 않고 있으며, GTX-C노선도 정차 지역, 노선 등 문제가 불거져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6곳의 광역교통개선대책 이행률이 50%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철도시설사업의 이행률이 42.6%에 불과했다.

불만의 목소리가 감지되는 지역은 운정, 일산, 양주, 검단 등 대부분 수도권 북부에 위치한 신도시로, 이번 국토부의 교통대책 수혜지인 하남교산·과천지구 등 수도권 남부와 정반대에 위치한 곳들이다. 아울러 3기 신도시 조성계획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음에도 21대 총선에서 기존 지역구 국회의원인 여당 소속 정치인들을 다시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불만의 크기는 지역별로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운정, 일산, 양주 등은 민심이 대체로 부정적인 반면, 아직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검단의 경우 일단 관망하자는 견해가 우세한 모양새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주민은 "GTX-A, 3호선 연장 등 어느 것 하나 기존 약속대로 진행되는 게 없다. 특히 3호선 연장 문제는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사안임에도 진척이 없는 것 같다"며 "그런데 3기 신도시 교통대책부터 추진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 왜 우리나라는 항상 강남 위주로만 돌아가느냐. 수도권 북부에 사는 사람들은 국민도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양 일산신도시의 한 주민은 "고위공직자나 공무원들이 죄다 강남 인근과 창릉에 투기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게 균형발전이 맞느냐"며 "최근에 킨텍스 쪽에 갔더니 GTX 킨텍스역 공사기간이 늘어났다고 수정돼 있더라.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마음에 더불어민주당을 뽑았는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일산신도시연합회의 한 관계자도 "최근에 20대 국회에서 대도시권광역교통법(대도시권광역교통관리에관한특별법)을 통과시켜서 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강남 쪽에는 대규모 철도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수도권 북부에서는 너무 광역버스 쪽에만 치우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3기 신도시만 편애하는 대책도 문제다. 대곡~소사선 예산이 삭감된 마당에 최근 지역에서는 GTX 창릉역 소문이 돌고 있다. 이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양주 옥정지구의 한 주민은 "경기 남부만 잔치를 벌이고 있다. 경기 북부는 도대체 언제 살릴 것이냐. 일을 순서대로 진행해야 되는 게 아니냐. 1·2기 신도시 먼저 살리고 3기 신도시를 보는 게 맞다"며 "이거 괜히 3기 신도시에 투기 심리 조장해서 부동산으로 경기부양하려는 게 아닌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 1·2기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 어차피 3기도 제대로 교통망이 구축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검단은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여럿 목격된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입주예정자는 "어차피 입주하려면 2년 정도 남았다. 입주 전에 지역 주민 연합회 차원에서 강도 높게 대책 마련을 압박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찬밥이 되느냐, 더운밥이 되느냐는 지역 주민들이 초기에 얼마나 행동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게 운정이나 일산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말했다.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총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연합회 차원에서 지역구 당선인(민주당 신동근 의원)과 만나 건의도 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문제도 잘 풀리고 있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에 일단은 관망하되,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도 "인천 서구청은 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이나 입주예정자들이 현재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 문제와 관련해 민원을 많이 넣고 있는데, 공무원들 일 처리가 너무 기계적이고 소극적이다. 빠른 대처와 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집단행동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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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j 2020-05-27 09:52:19
운정 3호선 연장 약속은 언제 지키실겁니까

강개토 2020-05-26 15:10:54
검단신도시 1단계 호반써밋 내년 6월 입주합니다. 금호 7월, 푸르지오 8월 입주하는데 2년 남았다니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