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전자개표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간필담] 전자개표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6.08 02:0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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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오류 지적돼… 공정선거 위한 방법 ‘고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기계로 투표지를 분류하는 전자개표기는 사용의 편리함이 있지만 오류 논란 등이 국내외 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기계로 투표지를 분류하는 전자개표기는 사용의 편리함이 있지만 오류 논란 등이 국내외 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전자개표기(투표지분류기) 논란이 끝이 없다. 지난 2019년 10월 볼리비아 대선 현장. 전자개표기가 돌연 멈춘 뒤 판세가 달라지면서 조작 의혹이 촉발됐다. 대규모 시위 끝에 장기집권 대통령 모랄레스의 퇴진으로 마무리됐다. 2016년 아르헨티나는 전자개표기 보안의 취약성을 우려해 사업을 중단했다. 2018년 이라크 총선에서는 전자개표와 수개표 차이가 크게 일어 부정선거 논란으로 이어졌다. 같은 해 DR콩고(콩고 민주공화국)에서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전자개표기의 조작 가능성을 의심했다. 대규모 유혈사태로 번졌고 대선마저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산 전자개표기를 수입한 일부 나라들에 문제가 생기자, 질타도 잇따랐다. 주승용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국회 행안위 소속일 당시 “한국이 콩코, 우즈베키스탄, 피지, 엘살바도르, 에콰도르 등을 대상으로 전자 투개표 시스템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선거 부패를 수출한다는 국제적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며 관계 당국의 개선을 요구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같은 해 “해외 언론과 국제사회도 전자 투표 시스템 도입이 부정선거에 이용될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자 투표 시스템이 콩고에 수출하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자개표기는 국내에서도 말이 많았다. 2002년 첫 도입 후 지금까지 작동 오류 논란 등은 주요 선거 때마다 반복돼왔다. 2012년 12월 18대 대선 관련 전자개표기의 맹점에 대해 보도한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25개 선거구 개표상황 표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선거구 53개 투표구에서 총 255표의 오분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오분류로 지목된 양천구 목3동 제4투표구 경우 전자개표기 분류를 재검표하자 결과적으로 박근혜 후보 표가 85표 늘고, 문재인 후보가 85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서초구 양재1동1투표구 경우는 재검표하자 박 후보가 41표 늘고, 문 후보도 46표 증가함에 따라 전자개표 결과와 실제 수 개표에 있어 총 87표 차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4‧11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와 강남을구 개표의 전 과정을 취재한 월간 <신동아>에서도 “전자개표기는 100% 정확하다”는 관계기관의 맹신을 꼬집으며 실제는 다르더라고 보도한 바 있다. 유권자가 애초 재대로 기표해도 전자개표기가 이를 읽어내지 못해 미분류로 보내거나 A후보의 표를 B후보 표로 잘못 분류하는 등 오류를 일으켜 재검표 한 결과 득표수가 달라지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는 투표용지 1369장 중 무려 420장(31%)이 미분류 투표지로 분류됐다. 상대 후보 표까지 특정 후보 표에 포함돼있는 혼표 역시 재검표 결과 그 차가 커 한 개표사원의 입에서 “전자개표기를 너무 믿지 말라”는 말까지 나왔다는 지적이다. 그럴수록 눈으로 확인하는 심사집계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전자개표가 맞겠거니 하며 눈대중으로 대충 심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허점투성이 관리였다는 비판도 더해졌다.

2020년 4‧15 총선 이후에도 전자개표기 논란은 계속됐다. 총선 당일 부여군 개표소에 있던 한 참관인 증언을 전한 <중앙일보> 5월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1번 투표용지 묶음에 2번 후보 표가 섞여 있거나 2번 후보 표가 유독 미분류로 분류되는 등 “이상한 장면이 여러 번”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재검표 한 결과 뒤지고 있던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 전자개표기의 오류 가능성이 거듭 대두되기도 했다.

전자개표기는 기계로 투표를 인식하고 분류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곳곳에서 문제점도 드러나 사회적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볼 때 실효성 면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국내외 학계의 제언 또한 적지 않다. 이란, 터키, 러시아, 온두라스, 콩코, 케냐, 이라크, 볼리비아 나라의 부정선거를 맞춘 부정선거 탐지 전문가 월터 미베인 미국 미시간 대학 교수도 보고서와 인터뷰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전자개표기보다 투명성 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수개표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에서도 지난 4월 성명을 통해 “독일 최고재판소는 2009년 전자 투표를 위헌으로 선언했다. 네덜란드 역시 2006년 한 방송국의 중계 하에 전자 투표에 외부 개입이 가능하다는 시연이 있은 뒤 이를 그만뒀다”며 “투개표 관리의 투명성까지 보장하는 선거제도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자개표 법 개정의 필요성을 내비치며 “선거 과정에 관한 모든 본질적인 단계는 전문기술 지식이 없는 보통의 평범한 유권자들에 의해 검증될 수 있어야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피력했다.

전자개표기의 외부 해킹 의혹을 제기하는 민경욱 전 의원은 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민 전 의원은 “원래 법에는 보궐선거 외에 총선과 대선에서 전자개표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 법에 저촉되니 투표지 분류기라고 명시하는 거다. 그런 것도 다 꼼수다”라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선관위는 1일 통화에서 “전자개표기의 정식 명칭이 투표지 분류기”라며 “보궐 선거 이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사용돼왔다.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자개표기 폐기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월 11일 전자개표기의 부정 가능성을 우려하며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왔고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문제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어 폐지론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인 가운데 이쯤에서 묻고 싶다.

‘전자개표기, 어떻게 생각하나요. 공정선거를 위한 더 나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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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2020-06-10 17:28:56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임건섭 2020-06-10 15:02:53
윤진석기자님
기사가 공감이 갑니다ᆢ

정의 2020-06-10 13:43:10
부정의 가능성이조금이라도 있으면 없애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국민에게 투명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정부, 국민의 신임을 받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해선 안되죠

된다 2020-06-10 13:41:39
전자개표기 무조건 법으로 사용못하게 명시해놓아야 합니다

ㅇㅇ 2020-06-10 12:15:02
전자개표기 없애야 합니다. 앞서 이번 선거의 부정부터 밝혀야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