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경비원 폭언·폭행에 뜨거운 물까지…반복되는 입주민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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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감] 경비원 폭언·폭행에 뜨거운 물까지…반복되는 입주민 갑질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0.0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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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공동주택 노동자 노동환경 개선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들의 갑질이 끊이질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달 6일까지 공동주택 갑질 특별신고 기간 동안 신고 접수된 아파트 입주민 갑질 사건은 총 85건으로 집계됐다. 62건(64명)은 입건됐고, 23건은 상담종결 처리됐다. 37건은 검찰에 송치했다.

이중 검찰에 송치된 사건들을 살펴보면 경비원을 상대로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갑질이 날이 갈수록 악랄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지난 5월에는 강서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소장을 밀쳐 전치 3주 경추 염좌 상해를 입혔고, 같은 달 31일에는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했다. 지난 6월 구로구에선 아파트 입주민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경비원을 협박했고, 수서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직원에게 커피를 뿌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같은 달 은평구에서는 술에 취한 아파트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에 찾아와 직원에게 폭언을 하며 업무방해를 하다가 경찰에 신고됐으며, 서초구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주먹으로 경비원의 가슴을 수 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송파구에서는 상가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여기서 근무할 수 없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구로구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의자를 던지고 목덜미를 잡는 등 폭력을 행사했고, 동대문구에선 아파트 입주민이 주먹으로 경비원 가슴을 때리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성북구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헬스장에서 달력을 치웠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어이, 종이 주인 행세하지 말라"며 폭언과 모욕을 했다가 신고됐고, 같은 달 23일 중구에선 아파트 입주민이 주차 문제로 경비원과 언쟁을 한 뒤 경비실 출입문을 발로 차 유리창을 깨트리기도 했다. 관악구에서도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경비실에서 졸고 있다"며 욕을 하고 바지 벨트를 잡고 끌고 나가는 등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8월에는 송파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자신의 차량에 스티커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경비원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했으며, 같은달 25일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선 천정 누수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던 입주민이 뜨거운 물을 경비원 목에 뿌리며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었던 故 최희석씨가 입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지난 5월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던 이후에도 경비원을 향한 입주민 갑질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공동주택 노동자들의 정당한 보수, 안정적 고용, 부당한 업무 제한 등 열악한 노동환경이 개선되고 노동자로서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에서 갑질을 없애려면 근본적으로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노동자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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