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법사찰 논란과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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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사찰 논란과 공수처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12.31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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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고위공직자 통신 조회부터 민간인 무차별 사찰 논란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불법 도청으로 대통령이 내려오게 된 사건이 있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1972년 6월 닉슨 정부는 재선을 위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던 민주당 사무실을 불법 도청했다. 권력형 정치공작 사건이었다. 하지만 발각됐고, 닉슨 대통령은 이 일로 물러났다. 

우리나라도 불법 도청 등 사건이 여럿 있었다. 독재 정권 때는 비일비재했다. 이후에도 없던 것은 아니었다. 김대중 국민의정부 때는 국정원의 불법 도청 사건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원의 불법 댓글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불법 사찰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공수처가 통신 자료를 조회해 뒷조사한 야당 정치인들만 80여 명에 이른다.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 정권 비판 인사와 그의 가족 등 민간인을 포함하면 200여 명에 달한다. 

대선을 앞둔 상황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부터 그의 부인 김건희 씨, 누이동생의 통신 자료까지 뒤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속한 단톡방까지 공수처는 털어갔다. 

국민의힘은 도넘은 야당 상대의 선택적 표적 통신 조회에 대해 불법사찰을 통한 대선 개입이라고 규탄하고 있다. 심재철 전 의원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수처가 대통령 직속 정치사찰 기구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성민 전 의원도 “마치 유신 때 국보위를 보는 듯하다”며 “공수처는 정권교체를 막기 위한 정치공작처”라고 규정했다. 

심지어 여권 일각에서조차 통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매우 개탄스럽다”며 “만약 불법·부당한 부분이 있다면 법적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합법 행위라고 일축하고 있다. 나아가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2019년 당시에도 통신 조회 건수가 197만 건에 이른다며 왜 그보다 더 적게 조회(135건)한 공수처만 갖고 뭐라 하느냐고 한 것이다. 

수천 명의 검사들이 강력범죄나 특수 사건 수사를 위해 선별적으로 조사한 것과 23명 인원의 공수처가 범죄와 아무 관계 없는 야당 인사, 기자, 그의 주변 민간인까지 무차별 사찰한 것은 엄연히 성격이 다르다. 

특히 무차별 사찰 논란은 일반인마저 정보기관에서 수시로 염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오죽하면 ‘혹시 모르니 이동통신 대리점에 가서 통신 자료 제공 사실을 확인해 보라’는 세간의 말까지 나올까. 그만큼 전방위적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감찰 공화국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활을 걸고 만든 공수처는 공수처부터 수사의 대상에 올려놓아야 할 것이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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