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칼 끝에 ‘쪼개기 상장’…SK온 ‘멈칫’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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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칼 끝에 ‘쪼개기 상장’…SK온 ‘멈칫’ [주간필담]
  • 방글 기자
  • 승인 2022.05.15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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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LG엔솔 불똥 SK온으로?
SK 내부서도 “주주보호 필요성 인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물적분할 후 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사오늘 김유종
윤석열 대통령은 물적분할 후 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사오늘 김유종

“LG에너지솔루션 상장할 때 말이 많았다보니, SK온도 눈치만 보고 있다. 당장 투자가 시급하지만 기존 주주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듯보인다.”

최근 만난 SK 관계자의 말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정기주총 이후, “SK온 상장이 당장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진행해야 SK온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LG엔솔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기존주주에 대한 보상 없이는 SK온 상장이 환영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도 물적분할의 문제를 이해하고 손을 보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알짜 사업을 떼어 내 물적분할 한 후 동시상장하는 사례가 늘면서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을 정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물적분할에 대한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던 지난해 말 극에 달했고, 대통령 선거에서까지 언급될 정도로 핫이슈였다.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토론회를 통해 “최근 일부 기업에서 핵심 신산업을 분할하는 결정을 하면서 주가가 하락해 많은 투자자가 허탈해하고 있다”고 공감하며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주주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적분할 후 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상장을 준비하던 후발주자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그 중 대표 주자가 SK이노베이션이다. 소액주주들은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문제를 제기하고 법안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나서자,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도 SK온의 상장을 급하게 추진하기엔 부담이 되는 듯하다. 당장 투자가 급한 상황이지만 달리 방도가 없어 난감한 분위기다.

사실 SK그룹은 최근 2년간 계열사 상장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등이 상장을 완료했고, 이 과정에서 4조 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했다. 이 자금은 SK내부로 스며들었다. 주주들에게 돌아간 이익을 찾아보기는 힘들고, 공모에 참여한 주주들에게 소소한 기쁨을 안겨주는데 그쳤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다임러는 다임러트럭을 분할한 후 독일 증시에 상장시키면서 모회사 주주들에게 다임러트럭 신주 65%를 배정했다. 미국의 머크도 바이오시밀러를 분할하면서 기존 주주들에게 보통주 10주당 신주 1주를 지급했다. 심지어는 10주 미만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도 현금성 보상을 진행했다. 

다행히 SK이노베이션은 ‘천천히’,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듯 보인다. 기존 주주들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지, 보완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자금 조달도 능력이다. 투자를 위해 당장 필요하겠지만, 하지만 기존 주주들과의 신뢰를 져버리면서까지 강행해야할 일일까싶다. 한국의 기업들이 쪼개기 상장을 이어간다면,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우리 기업들이 스스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자처하는 것은 아닐까. 

SK이노베이션이 장고 끝에 내놓을 보완책에서 신선한 충격과 주주의 환호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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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수 2022-05-15 19:15:14
좋은 기사 일반 소액주주들의 마음과 증시 발전을 위한 촣은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