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최후 승자는③>이종찬 교수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쉽지 않다˝
<朴-文-安, 최후 승자는③>이종찬 교수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쉽지 않다˝
  • 윤종희 권지예 기자
  • 승인 2012.10.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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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만족시킬 정도로 민주당 정치쇄신하기 어려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권지예 기자)

18대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현재 3강을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많은 유권자들이 '도무지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할 정도로 세 후보가 지닌 문제점들이 간단치 않다. 이와 맞물려 이번 대선도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그다지 영향을 못 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정치 전문가인 이종찬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을 통해 현 상황을 진단해봤다. 이종찬 교수는 각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에 구체적 실현 방안이 없는 까닭을 날카롭게 짚었다. 인터뷰는 2012년 10월 24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 이종찬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우리나라의 정치현상은 서구 민주국가와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시사오늘 권지예 기자
세 후보의 국정 경험에 대해서부터 물어봤다. 이 교수는 정치 경력에 광역단체장 경력이 더해진 경우가 제일 좋지만 세 후보 모두 이를 갖추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많은 사람들이 세 후보의 국정경험 능력 부족을 지적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박근혜 후보는 정치 경력이 있고 문재인 후보도 정무직인 청와대 실장을 했었죠. 안 후보는 그런 경험이 없고요. 그런데 가장 좋은 건 정치 경험과 지방자치단체장 경험을 모두 갖춘 경우입니다. 국회의원도 해보고 서울시장이나 도지사도 해본 사람이 좋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가버너'(주지사) 경력을 가진 사람이 대선에 많이 나오잖아요. 도지사나 서울시장 경험이 대통령 수업으로 매우 유용합니다. 과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도 야당 생활만 하다가 대통령이 됐는데…, 정치 경력과 '가버너' 경력 두 개 다 있는 게 제일 좋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가지지 못한 기업경영 경험을 갖고 있지 않나요.

"정치 경험 면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우세한 건 사실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비지니스 쪽에서만 있었습니다. 정치와 비지니스는 같을 수 없습니다."

-세 후보들이 모두 서민을 위하겠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요.

"지금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면 서민층을 배려하겠다'고 집중적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중산층이나 하층이 자생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도 중소기업을 위해야 한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 동력은 뭘로 할 것인지, 수출 강화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는 중산층 문제와 직결되는 것임에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습니다. 비정규직 문제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후보들이 얘기는 많이 하지만 역시 어떻게 하겠다는 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후보 자문그룹에 교수들 많아…공약 자체가 일반화"

-그렇다면 후보들이 이처럼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요.

ⓒ시사오늘 권지예 기자
"지금 후보들을 자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교수들이 많고 실무를 바탕으로 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주는 사람은 적습니다. 자문하는 사람들이 거의 교수들이기 때문에 공약 자체가 추상적이고 일반화되는 것이죠. 또 정책을 만드는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반면 미국 같은 경우는 자기 정당에 이미 전통적인 정책이 있기 때문에 그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만들면 됩니다. 민주당 쪽은 옛날부터 '아시안'이나 '히스패닉' 계열에 대한 배려정책이 강했고 공화당은 중산층이나 상류층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공화당이 갑자기 아시안이나 히스패닉계 표를 얻으려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표를 모으는데 집중하다보니 모든 계층을 상대로 공약을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각 후보들의 정책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미국의 '롬니'와 '오바마'의 TV토론 보면 건강보험 문제라든지 저소득층에 대한 정책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롬니'는 세금을 적게 걷는 방향이고 오바마는 많이 거둬서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확연이 다릅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정책토론이 이뤄집니다."

"박근혜 국민대통합, 표심에 큰 효과 없을 것"

-박근혜 후보가 국민대통합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요.

"박 후보가 우선 순위로 국민대통합을 말하고 있는데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합이 선거 이슈로 나온 적이 별로 없습니다. 보통 첫 번째로 내세우는 이슈는 경제적인 것입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자신의 삶의 질이 나아지느냐에 먼저 관심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정치 쇄신이고 그리고 나서 사회적 통합이 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박 후보는 두번째 이슈를 첫 번째로 내걸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박 후보가 말하는 '국민대통합'이 표심으로 연결이 되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당장 국민대통합을 위해서는 계층간 경제적 격차를 줄여야 하는데 그건 경제 문제에 해당합니다. 국민대통합은 오히려 집권하고 나서 하는 게 맞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국민대통합'은 선거에서 표와 연결되는 점에서는 약합니다. '국민대통합'은 좋지만 유권자들이 '저 후보를 꼭 찍어야겠다'라는 이유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죠. 자기 이익과 직결되는 게 아니니까요."

"한국 유권자, 무소속 후보에 상대적으로 관대"

-안철수 후보의 소속정당이 없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당제도의 전통이 약하고 그러다보니 각 정당의 정체성도 약합니다. 정당이 생겼다 없어지는 경우가 흔하죠. 그런데 세계적 조류는 정보화의 영향으로 정당 정치가 약화되는 것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는데,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경우는 정당제도가 더 발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시 내려가는 상황이 됐다는 점입니다. 정당 정치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당 정치가 하락의 길로 가는 상황은 어떻게 보면 다른 서구 민주주의 국가보다 정치 변화가 빨리 올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케 합니다. 서구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습니다. 작은 정당들끼리 '정당연립'으로 집권한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정당정치가 일정 수준에 오른 적이 없기 때문에 정당 기반이 없는 무소속 후보에 대한 일반 시민들이 갖는 문제 인식이 서구보다 훨씬 적습니다. 서구 학자들이 우리나라의 경우를 매우 흥미있게 봅니다. 정치문화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서 변칙적 사례가 많이 나오면서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정당이 없어 오히려 국민들이 지지"

물론, 안 후보가 정당을 통해 조직적인 선거 운동을 하는데 불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가 정당 기반이 없으니까 왠지 불안해서 안 찍겠다는 경우는 굉장이 적다고 봅니다. 오히려 정당이 없기 때문에 지지하는 사람이 꽤 있을 것으로 봅니다."

ⓒ시사오늘 권지예 기자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에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이번에 제대로 변할 수 있다고 봅니까.

"사실 정치 발전이나 경제 발전에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고도성장을 했지만 하루아침에 그렇게 한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정치 쇄신 얘기가 엄청나게 있어 왔지만 안 됐습니다. 이번에도 특별히 정치인들 수준이 올라가서 변화가 생길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조금씩 조금씩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갑자기 그 동안의 삼류 정치가 일류 정치로 바뀌기는 어려운 것이죠. 그리고 변화를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의식이 변해야 하는데 기존 정당에 있는 정치인들을 한 번에 모두 갈아치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다시금 지적했다.

"후보들, 정책 차별화로 승부 안 나는 것 잘 알아"

"지금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는데 구체적 안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국민들이 피부로 못 느낍니다. 경제민주화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재벌개혁밖에 얘기를 안 합니다.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하려면 일본이나 독일처럼 강한 중소기업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한데 이에 대한 방안을 내놓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선동적인 재벌개혁만 내세우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후보들도 정책 차이에서 승부가 잘 안 난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정책 차별화로 승부가 안 난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항상 우리나라는 정책 선거가 거의 아니었습니다. 항상 이미지 선거, 감성에 호소하는 선거였죠. 요새는 완화됐지만 지역감정을 이용한 선거도 있었습니다. 이런 정책 이외의 정치적 행위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번 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단일화 등 정책 외의 변수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습니다. 이런 점이 다른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와 다른 것입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지금의 상황은 과거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때와는 다릅니다. 그 때는 단일화 하기가 지금보다 훨씬 용이했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를 안 하면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었고, 정몽준 후보는 단일화를 하면 무조건 자신으로 단일화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둘다 어떤 이유에서든 단일화 해야된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이죠. 그런데 지금은 두 사람이 합의점을 이루는 게 힘듭니다. 3자대결에서 지지율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로서는 좀더 만회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당연히 안 후보도 더 보여줄 게 많고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안철수 후보가 끝내 단일화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나요.

"안 후보는 항상 이상적이니까 '정치 발전을 하는게 우선'이라는 점을 내세울 것이고 결국, 단일화 상대 쪽에서 정치쇄신의 자세가 안 보이면 단일화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설사 3파전으로 지더라도 그게 낫지 정치 쇄신이 제대로 안 된 민주당하고 단일화하는 건 국민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일반 정치인들이 눈앞의 정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과 다릅니다. 안 후보는 명분이 더 앞서고 명분이 안 따라주면 자기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 마음에  들게 민주당이 정치쇄신을 보여준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안철수, 당선보다는 정치쇄신이 우선"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권력분점 방식으로 연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단일화가 어렵기 때문에 권력분점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고 국내 부분은 국무총리가 실제적 권한을 가지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과거 DJP연합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 '누가 대통령을 하고 국무총리를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단일화 방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권력분점을 통한 단일화도 민주당이 정치쇄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기존 구세대 정치인들을 민주당 내에서 모두 도태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그러나 그게 안 되면 안 후보는 단일화를 거부할 것이고, 게다가 안 후보는 젊으니까 나중에 대통령을 하면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시사오늘 권지예 기자
이종찬 교수는 거듭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정치쇄신을 목적으로 출마했으니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그 목적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당선 가능성이 떨어지는 3파전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안 후보의 출마 명분 자체가 상당히 단일화가 안 될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민주당은 새누리당보다 좀 낫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안 후보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이유인 기존 정치의 문제점을 똑같이 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 후보는 자신으로 단일화가 돼야 부동표가 안 달아난다 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박근혜, 문제 있는 정책 고집하면 장애에 직면할 것"

-박 후보가 세종시를 놓고 고집을 부렸던 것으로 비쳤습니다. 이를 두고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때처럼 행동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요.

"그 게 박 후보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과거의 많은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 이익을 위해 소신을 바꿨지만 박 후보는 소신을 일관성있게 얘기하면서 신뢰감을 얻으며 대통령 후보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오히려 단점이 되는 경우는 소신과 원칙이 고정관념과 편견이 될 경우입니다.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서 보여진 것처럼 소신이 고정관념으로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 후보가 대중이나 자기가 속한 정치권의 동료들과 소통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좋은 생각에 대한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건 좋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정책을 가지고 외골수로 나가게 되면 본인이 보지 못한 장애물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최근 청와대를 옮기겠다고 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안 후보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는데요.

ⓒ시사오늘 권지예 기자
"안 후보는 세 후보 중 가장 이상주의자입니다.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성격 자체가 이상적인 걸 추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과감한 개혁을 말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집권 후의 구상도 상당히 현실과는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소통의 달인입니다. 대중과 소통할 때 대중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이상향을 끄집어내기 때문에 현실에 불만족인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실천 가능한지는 두번째로 치고 대중에게 이상적 방향을 제시해주니 열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 후보가 소통은 잘하지만 문제는 이를 통해 조직을 이끌고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하고 남을 설득하는 부분에 대해선 전혀 검증이 안 됐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자기가 제시한 공약을 정당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의구심이 있는 것이죠."

"안철수로 야권단일화 되면 승리는 安"

인터뷰를 마쳐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마지막으로 물어봤다. 연말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느냐고. 이 교수의 답변은 세간의 얘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약 안철수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된다면 안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3자대결로 간다면 박 후보가 될 것으로 봅니다."

※ 이종찬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문학사
     서울대학교 정치학석사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정치학박사
     프랑스 INSEAD(유럽경영대학원) 연구교수
     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담당업무 :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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