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 가격, 왜 떨어지기만 할까요?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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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식 가격, 왜 떨어지기만 할까요?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2.08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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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시중자금 은행권으로 유입
지난해 日 평균거래대금 전년比 반토막
올해 금리 정점 기대…낮아진 예금 금리
시중자금 증시 유입땐 거래 활성화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해 금리상승기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 같은 투자심리 위축은 국내 증시 침체를 더욱 부채질했다. 사진은 딜링룸 내부 모습이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 침체가 길어지면서 개미들의 고통도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주식별 주가 하락 여부와 하락 폭은 기업 개개인의 사정마다 다르겠지만, 현재의 주식시장 침체 원인은 투자심리 위축 때문입니다.

큰 그림에서 보자면, 얼어붙은 투심이 회복돼야 주가가 올라갈 기반이 마련된다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투심 위축이 왜 왔는지를 따져봐야겠죠.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도 나올 테니까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금리상승기가 꼽힙니다. 최근의 금리인상 흐름은 ‘역대급’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지난해 사상 첫 ‘빅스텝’이 단행됐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죠. 적금만 들어도 최대 11%(우대금리 포함, 6개월 기준)에 육박하는 고금리 상품이 은행에서도 나오니, 하이리스크를 동반한 주식보다는 안정적이고 확실한 고수익(이자)이 보장된 예적금 상품으로 자금이 급격하게 쏠렸습니다.

미국발 긴축정책과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한미간 기준(정책)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외국 투자금이 빠져나가 국내 증시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덩달아 커졌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 400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전년(2021년) 일 평균 거래대금 15조 4000억 원 대비 41.6%에 불과한 것으로,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죠.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기준 1767조 원으로 전년 말 대비 436조 원(19.8%)이나 감소했습니다.

주가는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상승압력도 받습니다. 통상 상한가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거래가 줄어들면 그만큼 하방압력이 강해지면서 주가도 떨어지게 됩니다. 거래절벽으로 주택가격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논리죠.

개미들의 국내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증시는 그만큼 외부 요인에 더욱 취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시중자금은 은행으로 흘러들어갔죠.

지난해 8월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M2(광의통화) 기준 6월 통화량에서 정기예적금은 무려 22.5조 원이나 늘어났습니다. 반면, MMF,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각각 10.2조 원, 2.7조 원 감소했죠.

개미들에게 다행인 건, 최근 금리인상 기조가 꺾이면서 은행권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이 다시 시중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자금이 바로 국내 증시로 재투자된다고 볼 순 없지만, 투자심리가 회복될 거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순 있죠.

실제로 국내 코스피는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30일에는 장중 2491.13까지 오르기도 했으니까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시장의 기대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대외적 요인이 변화가 없는 한 현재의 금리가 정점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됐죠. 시장의 기대감처럼 상황이 이어진다면 얼어붙은 투심이 연내 회복될 가능성도 열려있죠.

다만,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유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큰 흐름에서 짚어본 것에 불과합니다. 종목별 주가 행방은 저마다 천차만별이니까요.

특히, 마냥 주식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입니다.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거론되는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이하 부동산 PF는 부실화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를 망가뜨릴 정도의 커다란 폭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PF 폭탄이 터지면 건설사의 연쇄 도산, 돈을 빌려준 금융사의 부채 폭증, 이에 따른 기업대출 보수화,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되는 기업 등 그야말로 한국경제는 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증시라고 살아남을 수는 없겠죠.

또 하나의 변수로 거론되는 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사태입니다. 국제적 변수인 우-러 전쟁은 원자재 가격과 에너지류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죠. 우리나라 경제가 유가 가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걸 고려하면, 국내 증시 침체 요인 중 하나로 우-러 전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앞서 말했듯 투심 회복이 곧바로 내가 들고 있는 주식의 가치 상승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합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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