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험사, 건전성 지표 ‘빨간불’…유동성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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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험사, 건전성 지표 ‘빨간불’…유동성 관리 필요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4.0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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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생명·MG손보 등 RBC비율 권고 수준 밑돌아
금리 인상기에 채권 평가 손실이 주요 원인 지목
K-ICS, 경기 변동 영향 크게 받아 다방면 준비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금리 기조 속에 일부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

3일 각 보험사의 결산보고서 공시를 취합한 결과, 일부 보험사의 경우 지난해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 수준에 ‘턱걸이’하거나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 대다수는 2021년보다 RBC비율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새 지급여력제도(K-ICS)를 준비하는 보험업계 차원에서 전방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K-ICS는 경기 변동성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업법은 100%, 금융당국은 15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특히 보험업법 기준 밑으로 떨어지면 시정조치 등을 받게 된다.

생명보험사 중 DGB생명은 RBC비율이 119.0%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년 223.6%보다 104.6%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이는 큰 폭의 금리인상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DGB생명은 2020년 5월 4조 원 규모의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해 RBC비율을 2020년 1분기 187.54%에서 2분기 325.25%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린 바 있다. 이는 저금리 기조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지만, 고금리 기조에서는 채권평가손실로 이어져 건전성 지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은 물론, 법적 권고 수준마저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MG손해보험의 RBC비율은 43.4%로 나타났다.

MG손해보험의 RBC비율은 2020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MG손해보험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2020년 128.4%에서 2021년 88.3%, 2022년 2분기 74.3%, 2022년 말 43.4%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앞서 MG손해보험은 2021년 6월 RBC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져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요구를 받고 경영계획서를 제출했으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새 주인을 찾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꾸준히 관리하고 있고 매각 작업 진행 중이기에 향후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수치들을 보면 추이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근소하게 웃돌거나 밑도는 곳들도 파악됐다. DB생명의 경우, 2021년 157.65%에서 15.71%포인트 하락해 2022년 141.84%로 집계됐다. 농협생명은 2021년 201.53%에서 63.08%포인트 큰 폭 하락을 보이며 147.45%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152.2%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을 근소한 차이로 웃도나 지난해 163.2%보다 11.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손해보험사들 중에서는 롯데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이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2021년 176.87%였으나 23.55%포인트 감소해 2022년 RBC비율은 153.32%에 그쳤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2021년 181.06%에서 30.29%포인트나 하락해 150.77%로 겨우 권고 기준을 맞추고 있는 상태다.

반면, 외국계 보험사들의 RBC비율 관리는 순조로운 상태다. BNP파리바카디프 생명보험의 경우, 지난해 RBC비율이 499.24%인데 2021년 424.26%에서 74.97%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AIG손해보험 역시 2021년 366.57%에서 37.60%포인트 올라 404.17%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투자 방향에 있어서 위험에 투자하는 비율이 적고 그룹 자체의 유동자산이 풍부해서 높게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는 꾸준한 기준금리 인상이 꼽히고 있다. 2021년 5월 28일 0.50%였던 기준금리는 거듭된 인상을 거쳐 2022년 5월 26일 1.75%를 기록했다.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져 2022년 11월에는 3.25%까지 도달했으며 올해 1월에도 0.25%포인트 인상을 통해 3.50%까지 올라갔다.

기준금리 인상이 전체적으로 고금리 기조를 형성하는데, 이 경우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RBC비율을 산정 시 포함되는 자본이 감소하게 돼 RBC비율 수치가 낮아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높은 RBC비율을 기록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매도가능채권보다는 만기보유증권 비중을 높여와 가용자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적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금리에 민감한 채권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해 온 보험사들의 경우, 고금리 기조에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올해부터는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적용되는데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해 경기 변동에 영향 받는 정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험사들의 전략이나 선제적 대응 등에 따라 지급여력비율에서 차이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회사별로 상황과 전략이 다르기에 크게 차이 나는 걸 부정적으로만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앞으로 시가 평가이기 때문에 K-ICS 비율에서 회사의 체질이 어떤지 더 잘 드러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예전에는 신종자본 증권 등의 방법으로 가용자본을 증가시켜 RBC비율을 높였다면 이제는 요구자본도 같이 증가시켜야 하기 때문에 회사 상황에 맞게 상품 개발이나 리스크관리 등 전방위적으로 유동성 있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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