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영원한 재야의 대부 때문에 낙선?…천만에” [곤란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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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 “영원한 재야의 대부 때문에 낙선?…천만에” [곤란한 인터뷰]
  • 윤진석 기자 |영상 신성일 PD
  • 승인 2023.05.02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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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 출마 때 1호 공약”
“왜 막판에 기성정당? 대선주자 될 수 있다 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영상 신성일 PD)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스스로 당당함을 자랑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입니다. 

전태일의 대학생 친구로 불리는 그는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대부입니다. 서울대내란음모, 민청학련, 청계피복노조, 5·3인천사태 등 주요 시국사건에 연루돼 12년간의 수배 생활과 5번의 투옥, 9년 넘게 수감생활을 견뎌야 했습니다. 김대중내란음모 사건으로 고초를 겪어 5·18 유공자 대상에 올랐지만, 보상을 받기 위해 민주화운동을 한 게 아니라며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청렴해 놀랐다.” 평생을 없이 산 그의 집을 방문한 어느 정치인의 전언처럼 맑은 물에 사는 물고기처럼 살았다는 평가입니다. 

사상가이자 실천가인 그는 청년보다 더 청년 같다는 소리를 듣곤 합니다. 여든 가까운 나이가 무색하게 오늘도 행동에 나섭니다. 요즘은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곤란한 질문 하나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 20대 총선 출마 때 안 하고 왜 이제야?

“무슨 소리요. 지난 출마 때 내 1호 공약이 국회의원 특권 폐지였어요.”

장 원장은 “모르는 소리 말라”며 기자가 잘못 알고 있다고 냉큼 말했습니다. 

하지만 언짢은 기색은 없었습니다. 

“내가 국회의원 특권 폐지 공약을 그때만 한 게 아니에요. 예전 출간한 책에도 이미 다 써놨어요.”

오래전부터 자신은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했습니다. 

“언론에서 보도를 잘 안 다뤄준 거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영원한 재야의 대부로 불린다. 장기표 원장 지난 4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은 영원한 재야의 대부로 불린다. 장기표 원장 지난 4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는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누리지 않아야 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연봉으로 따지면 1억 5500만 원인데 월급으로 따지면 1285만 원이에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아요. 미국, 일본 다음으로 많아요. 미국은 우리나라 국민소득의 두 배잖소. 7만 5000달러예요. 국민소득에 대비해서라도 우리나라 국회의원 월급이 전 세계에서 높아요. 이외에도 특권이 많은데 더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많이 누리면 누릴수록 반국민적인 정치를 하게 돼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특권을 없애야 해요. 국가기관을 제대로 감시해야할 거 아니오?”
 

#곤란한 질문 둘
줄줄이 낙선…영원한 재야의 대부라는 칭호가 발목을?

“천만에.”

이 답부터 해왔습니다. 

장 원장은 영원한 재야의 대부라는 명예로운 수식어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 진입은 번번이 실패해왔습니다. 1990년 이재오‧김문수 등과 창당한 민중당에 이어 개혁신당과 국민신당에 몸담았습니다. 그때마다 총선에 출마했지만 역대 도전 모두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름 따라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영원한 재야의 대부’라는 말이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견해입니다. 

“내가 재야 출신 아니오. 기존 정당에도 안 따라가고, 군소 정당을 만들어 이끌다보니 잘 안 됐지. 그러면 누가 해도 안 되는 거야. 역대 3지대 정당에서 성공한 경우가 정주영‧안철수 정도밖에 더 있소?”
 

#곤란한 질문 셋 
독자노선 고집하다가 정치인생 막판에 왜 기성정당으로?

“지금 이 나이에 앞으로 또 독자정당을 만들면 희망이 잘 안 보이잖아요. 정치 양극화 때문에 어려워요.”

듣고 보니 일리가 있습니다. 

YS‧DJ(김영삼‧김대중)부터 MB(이명박)도 ‘장기표 영입’에 공을 들인 적이 있었습니다. 한사코 거부하고 제3정당을 지켜왔던 그입니다. 그러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반문(문재인) 빅텐트 성격의 미래통합당에 올라탔습니다. 

문 정부를 가짜 진보라고 규정한 그는 민주노총을 망국 10적 중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조국 정국 때 장외로 나가 반문 집회를 이끌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시민사회계 대표로 자유한국당과 합친 겁니다. 

젊을 때 안 가더니 왜 굳이? 이런 의문이 들었는데요. 
“당시 자유한국당에는 유력한 대선 후보가 없었어요. 내가 그 당에 가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면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다고 봤어요.”

그는 3지대서부터 꾸준히 대권 도전을 해왔습니다. 자신의 국민행복정치론을 실현하기 위해서지요. 

“사회보장제도에 의한 공공근로의 무제한 공급으로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나라. 자아실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나라를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패기 있게 설파합니다. 

- 하지만 그러려면 정치적 힘이 있어야 하잖아요? 

“도전 중이오.”

다시금 청년 같은 눈빛을 빛내옵니다. 

네 이상으로 지난 4월 가진 ‘장기표와의 곤란한 인터뷰’입니다.  

 

※ 으레 인터뷰할 때 듣는 말이 ‘이 질문은 빼주세요’ 입니다. 제일 듣고 싶은 답인데 말이죠. 하지만 영상과 함께하는 ‘곤란한 인터뷰’ 에서는 ‘직격’ 합니다. 회피하지 않는 용감한 인터뷰이, 취재원들과 함께하니까요. 영상(제작 |신성일PD)은 유튜브 <시사오늘>에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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