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당대회, 고전하는 문재인?…불안한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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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전당대회, 고전하는 문재인?…불안한 징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15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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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박원순 업은 이인영? 턱밑 추격
박지원 당원 지지율, 문재인보다 앞선다?
"이제 자숙기간 끝났다" 안철수, 文과 대립각
민심, 野 전당대회보다 與 'K, Y 수첩' 관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대표 경선에서 독주할 것이라 점쳐졌던 문재인 의원이 예상외로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486 대표주자 이인영 의원이 빅2(문재인·박지원)의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고 있고, 강력한 당권 경쟁자 박지원 의원이 풍부한 정치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레이스를 운용하고 있다.

2012 대선 당시 단일화에 합의했던 안철수 의원은 잇따른 정치 행보를 통해 문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내 편'이라 자신했던 민심은 여권 발(發) 'K, Y 수첩' 파문으로 인해 새정치연합 2·8전당대회에 관심조차 없는 실정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 ⓒ 뉴시스

정세균·박원순 업은 이인영? 턱밑 추격

정세균·박원순을 등에 업은 이인영 의원은 빅2(문재인·박지원)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문재인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문 의원과 노선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은 정세균 의원의 당내 지분을 흡수해 컷오프(예비경선)을 통과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컷오프 현장에서 정 의원은 이 의원의 경쟁자였던 조경태 의원이 연설할 차례가 되자 두 눈을 질끈 감고는 박수는커녕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도 이인영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 13일 서울시청에서 이 의원과 만난 박 시장은 "이 의원이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를 당선시켰다"며 "시민들은 정치권에 신뢰의 정치 그리고 내 삶을 변화시켜줄 수 있는 정치를 바라고 있다. 이 의원이 내세운 여러 정책들이 이 시대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내친김에 안철수 의원마저 끌어안으려 하는 눈치다. '당명 개정' 논란에 있어서 '민주당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빅2와는 달리 이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반대한다면 무리해 추진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 이 의원은 지난 9일 SBS<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 "(안 의원 세력을 끌어안는 것은) 물론 당연하다. 지난 합당의 과장에서 함께 했던 분들과 약속, 또 그것이 지속된 힘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당원 지지율, 문재인보다 앞선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0일 실시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선거인단(대의원, 권리당원) 대상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박지원 의원은 대의원 43.3%, 권리당원 47.7%로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의원은 각각 37.5%, 35.5%를 기록했다.

실시 기관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이라기 보다는 정치컨설팅회사에 가까워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진 않지만, 이번 2·8전당대회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국민여론조사 15%, 일반당원여론조사 10%를 반영하기로 당대표 선출방식을 정했기 때문에 무시할 수만은 없는 통계다.

더욱이 박지원 의원은 최근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들이밀며 문 의원을 강력하게 견제하고 있다. 박 의원은 문 위원장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당권·대권분리론과 대선패배책임론을 "가치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문희상 위원장과 문재인 의원의 발언이 희한하게 일치한다. 중립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공개 지적한 바 있다.

"이제 자숙기간 끝났다" 안철수, 文과 대립각

▲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문재인 의원 ⓒ 뉴시스

"이제 자숙기간은 끝났다. 현안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는 안철수 의원의 잇따른 정치 행보도 문재인 의원에게 부담이다. 안 의원의 측근들은 최근 <안철수는 왜?>라는 책에서 지난 2012년 대선 단일화 과정을 공개해 '대선패배책임론'에 불을 붙였다. 단일화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여전히 풀리지 않아 두 사람 사이는 아직도 불편하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했는지 13일 국회에서 열린 '안철수·장하성, 한국경제 위기와 대안을 논하다' 좌담회를 찾은 문 의원은 안 의원과 만나 환히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을 기자들 앞에서 연출하기도 했다.

박상헌 공간과 미디어 소장은 14일 YTN<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안철수 세력이 만약 이인영 의원에게 가세한다면 문 의원으로서는 어려울 수 있다는 반응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좌담회에) 찾아가서 환하게 웃는 사진을 언론에 내보내며 안철수 지지층을 안정시킨다든지 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이인 김경진 대표변호사도 같은 방송에서 "안철수 의원이 적극적인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문재인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 의원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적극적인 자기 정치적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것은 문 의원 입장에서 당대표 경선에서 안 좋은 요소"라고 말했다.

민심, 野 전당대회보다 與 'K, Y 수첩' 관심

문재인 의원이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민심은 여권 발(發) 'K, Y 수첩' 파문에만 이목이 쏠려있다. 더욱이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이라는 새정치연합으로선 불미스러운 사태까지 일어나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휴먼리서치>가 지난 13~14일 실시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문 의원은 54.1% 지지를 얻어 박지원(13.5%), 이인영(9.3%) 의원과 큰 격차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원보다 일반 국민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문 의원으로서는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져야만 그를 지지하지 않는 당원들의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5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문재인 의원이 예상외로 고전하고 있다"며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초기 국면과는 달리 (문 의원에게) 많이 불리해진 양상이다. 후보들의 3파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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