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득권이 된 486세대…사라진 野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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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득권이 된 486세대…사라진 野性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5.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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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새정치연합①>사라진 ‘486 정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7·30 재보선, 그리고 지난 4·29 재보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성완종 파문'으로 여당에게 불리한 선거였지만 새정치연합은 승기를 잡지 못했다.
 
당의 존립도 위태로워졌다. '신당' 창당에 대한 언급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시사오늘>은 새정치연합의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 새정치연합 486 대표 의원들. (왼쪽부터) 이인영·우상호·최재성·우원식 ⓒ 뉴시스
사라진 ‘486 정신’
 
486세대는 386세대였다. 30대의 나이로 80년대의 학번인 60년대생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이 나이가 들어 40대가 됐으니 486세대로 칭한다. 이제 대부분 50대가 돼서 586세대로 칭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대협' 출신이 주를 이룬다.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동교동계, 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의 원조 친노를 비롯한 386운동권이 합쳐진 정당이다. DJ는 새 피 수혈을 위해 운동권 출신을 대거 발탁했다. DJ가 운동권 출신을 발탁한 것은 학생운동처럼 ‘선명성’을 내세운 야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함이었다. 정부여당을 향한 문제제기, 즉 견제하길 원하길 마음으로 이들을 등용했다.
 
운동권 세대는 새정치연합의 ‘동력’이다.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독재를 경계하는 민주당 정신을 잇는 새정치연합의 정신은 운동권 세대로부터 나온다. 
 
새정치연합 강령 中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항일정신과 헌법적 법통, 4월혁명·부마민주항쟁·광주민주화운동·6월항쟁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을 계승하고, 경제발전을 위한 국민의 헌신과 노력,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을 존중한다.
 
새정치연합에게 ‘야성’(野性)이 없어졌다는 의견은 486세대의 정신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만 숱한 사건이 벌어졌지만 새정치연합은 야당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한 예로 박상옥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이 통과를 들 수 있다. 박 대법관 임명동의안 통과는 486세대의 무능을 그대로 보여준다. 
 
박상옥 대법관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담당검사였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1987년 1월 14일 서울시 용산구 남영동에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쇼크사로 사망한 사건. 당시 경찰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변명했다.
 
이 사건은 1987년 6월 광주민주화항쟁의 출발점이다. 486세대들은 광주민주화항쟁의 주역이었다. 486의원들은 이 사건으로 학생 운동을 시작했고, 정계에 몸담은 계기가 됐다.
 
새정치연합은 강령에서 나온 6월항쟁의 정신을 받아들여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검사였던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막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야당은 적극적으로 임명동의안을 거부하지 않았다. 국회가 6일 박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때 정의당과 새정치연합은 불참했다. 재석 158명 중 찬성 151표, 반대 6표, 무효 1표로 결과나 나왔다. 7표의 ‘이탈표’가 나왔다. 
 
만일 새정치연합 의원 129명과 정의당 의원 5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하면서 여당 의원의 이탈표를 만들어냈다면,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재석 의원이 292명이라면 임명동의안 과반수는 147명이다. 찬성표를 던진 151명 중 5명만 설득해 반대나 기권을 던지게 했다면 부결될 수 있었다.
 
박 대법관의 임명동의안 통과로 486세대의 정신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 선배들(486세대)은 학생운동한 게 마치 메달인 것마냥 안주하고 후배를 키우지 않고 있다."
 
새정치연합 초선 의원에게도 486선배들은 안주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새정치연합 정호준 의원은 지난달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486세대는 이미 기득권이 돼 안주하고 있고, 후배를 양성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관련기사: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217)
 
이미 486세대의 나이는 50대 중반이다. 이들이 '새 피 수혈'로 정계에 입문했듯, 새로운 후배들을 끌고 와야 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486세대, 이미 한계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486세대는 이미 한계에 왔다고 진단했다.
 
강 대표는 "486세대는 과거의 프레임틀에 갇혀있다"며 "과거와 같이 진보와 보수의 개념으로 적과 동지관점으로 나눈다. 스스로 틀에 갇히고 소수 세력으로 몰아 주류에서 비주류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또 민주화과정에서 정보화시대로 넘어왔다. 변신해서 탈출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며 "과거 사고의 틀에 갇혀있기 때문에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성완종 파문과 같은 악재가 겹쳤는데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새정치연합이 제대로 할 일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새롭고 참신한 인물들이 발탁되서 동력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486세대 이후로 인재가 등용되지 않고 있다. 486세대가 자기 역할을 이어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정치 세력을 만들어내야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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