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1년]예고된 천정배의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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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1년]예고된 천정배의 탈당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7.30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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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왼쪽), 무소속 천정배 의원 ⓒ 뉴시스

"천정배의 탈당은 김한길·안철수가 그의 광주 광산구 공천을 거절했던 1년 전 이미 예고돼 있었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이 이미 예고됐다는 말이 야권 일각에서 나와 이목이 쏠린다. 이는 새정치연합의 지난 4·29 재보선 패배와 최근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분당·신당 돌풍에 대한 책임이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천 의원은 1년 전 7·30 재보선 광주 광산구 출마를 위해 당 지도부에 공천을 요구했다. 당시 새정치연합의 당대표는 김한길·안철수. 이들은 천 의원의 공천을 아예 배제했다.

공천을 거절당한 천 의원은 재차 경선이라도 치르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천 의원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김한길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경선을 치르는 게 어떠냐고 의사를 타진했으나, 안 전 대표는 이 또한 단칼에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지도부가 천 의원의 공천·경선 요구를 거절한 표면적인 이유는 '명분이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새정치연합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던 수도권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에 지역위원장으로 계셨던 천 의원이 갑자기 광주에 출마하겠다고 하니까 설득력이 없었다"며 "그때도 우리들 앞에서 호남 정치를 복원하겠다는 주장을 하셨는데 한마디로 아무런 명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 후 안 전 대표는 광주 광산구에 현재 '안철수 사람'으로 분류되는 권은희 의원을 전략공천했고, 권 의원은 광주 민심을 온전히 얻지 못하면서 '2만1545표 득표'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같은 '전략공천 파문'으로 참패했고, 두 공동대표는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천 의원은 단단히 역정이 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천 의원 입장에서는 안 전 대표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

이후, 천 의원은 지난 4·29 재보선 즈음 탈당을 선언했고, 광주 서구을 지역에 출마했다. 탈당 직전, 문재인 대표는 천 의원과 독대한 자리에서 경선 참여를 권유했으나 천 의원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이달 중순 기자와 한 통화에서 "천 의원님 입장에서는 경선에 참여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친노(친노무현)계가 당을 장악한 마당에 의원님이 멍석 깔아줄 일 있느냐"며 "게다가 천 의원님께서는 지난해 공천을 받지 못하셨다. 그런 점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선거 지원을 위해 다른 세 지역은 수차례 방문했지만, 천 의원이 출마한 광주 서구을 지역은 단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다. "천 의원에 대한 마음의 빚 때문"이라는 후문.

천 의원은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문재인 체제'는 큰 타격을 받았고, 온갖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천 의원은 이제 새정치연합에 대적할 수 있는 '신당창당'을 모색 중에 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은 지난 28일 <시사오늘>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천정배 의원은 작년 7·30 때 광주에 출마하려고 했는데 당시 억지스런 전략공천으로 배제됐다. 경선조차 안 시켰기 때문에 몹시 화가 났던 분"이라며 "그런 상황이 있는데 문 대표에게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정세균 의원은 지난 22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혹, 김한길·안철수가 천정배를 견제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나름 그쪽의 사정이 있었겠지. 설마 누가 미워서 그랬을까"라고 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답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 당직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천정배의 탈당은 김한길·안철수가 그의 공천을 거절한 1년 전 이미 예고된 셈"이라며 "1년이 지난 지금, 그일이 당에게 커다란 비수로 다가오고 있는 걸 보고있자니 정치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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