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서거②]"김영삼은 포용력이 아니라 '포옹력'이 좋았지"
스크롤 이동 상태바
[YS 서거②]"김영삼은 포용력이 아니라 '포옹력'이 좋았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11.22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덕룡·노병구·손주항·유성환이 말하는 '인간 김영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22일 서울 종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유명인사들을 비롯한 수많은 조문객들이 운집했다.

<시사오늘>은 YS를 찾은 조문객 가운데 '정치인 김영삼'이 아닌 '인간 김영삼'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알려지지 않은 YS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DR, "'정각 문화'의 창시자, YS"

▲ 김덕룡 전 의원(DR) ⓒ 시사오늘

김덕룡 전 의원(DR)- "가장 인상에 남는 YS의 인간적인 면모는 '약속'이다. 그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절대 하지 않았다. 특히 철두철미하게 시간 약속을 지키는 YS의 모습은 아래 사람들이 당혹감을 느낄 정도였다.

YS 때문에 정당문화도 바뀌었다. 전에는 총재나 원내총무 주재로 회의 할 때면 정해진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시작됐었다. 왜냐하면 주재하는 사람이 늦게 오는 게 관례였으니까.

하지만 YS가 회의를 주재하게 된 이후부터 당에 '정각 문화'라는 게 자리잡혔다. YS는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무척 싫어했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YS는 항상 정해진 시간보다 10분 일찍 왔다."

노병구, "산상기도 전통 만든 YS"

노병구 전 민주동지회 회장 ⓒ 시사오늘

노병구 전 민주동지회 회장- "과거 민주산악회 활동을 할 당시의 일이다. YS와 함께 산을 오르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사람들에게 '기도하자'고 말하더라. 이른바 '산상기도'였다.

인상 깊었던 YS의 기도제목을 떠올려보자면, '감옥에 있는 민주화 인사들이 건강하게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소서', '이땅에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부정부패가 사라지도록 해 주소서' 등이 생각난다.

이후에 YS의 '산상기도'는 민주산악회의 전통이 됐다. 비(非)기독교인이었던 이민우 총재도 '산상기도'를 할 정도였다."

손주항, "YS가 날 국회의원 만들어"

손주항 전 의원- "벌써 50여년이 지난 일이다. 나는 당시 전북도의원이었고, 매 주말마다 거리와 연단에 서서 민주주의와 호남 정치의 복원을 국민들 앞에 설파했다.

그런데 호남 지역 유세를 위해 전북으로 내려왔던 YS가 내가 연설하는 광경을 보고는 나를 찾더라. 그는 "목청이 아주 좋은데 국회의원 한번 하지 그래"라고 내게 말했다.

솔직히 YS의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다. YS 정도 되는 정치인이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했으니 어깨가 우쭐해 지더라. 그 기세를 몰아 1973년에 9대 총선에 무소속 출마했고, 전직 도지사이자 현역 국회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YS가 날 국회의원으로 만든 셈이다.요즘은 YS처럼 대쪽 같은 정치인이 없어. 지금이야말로 YS 같은 사람이 정치권에 필요할 때인데 말이야."

▲ 50여년 전 YS(맨오른쪽)와 손주항 전 의원(가운데) ⓒ 손주항 전 의원 제공

유성환, "포용력 좋은 YS? 포옹력도 좋았다"

유성환 전 의원- "YS는 포용력이 좋기로 유명한 정치인이지 않느냐. 때문에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많았고, 다들 하나같이 YS를 잘 따랐다.

YS는 포용력만 좋은 게 아니라 '포옹력'도 좋았다. 공적인 자리에서든, 사적인 자리에서든 사람들을 만날 때면 악수를 건네면서 꼭 껴안아 주는 경우가 많았어.

내가 기억하는 '인간 김영삼'은 포옹력이 좋은 사람이야. YS의 진심이 느껴졌고, 참 따뜻했다." <계속>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