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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약속 어긴 건설업계, '사필귀정' 4대강 감사
<기자수첩>솜방망이 처벌에도 신뢰 저버린 '면장우피' 건설사들
2017년 05월 23일 (화)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정책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4대강 사업이 추진될 당시 입찰답합 혐의로 과징금, 정부공사입찰 제한 등 처벌을 받았던 17개 대형 건설사들이 좌불안석인 눈치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미 끝난 일인데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감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관련 자료들을 마땅히 제출해야 겠지만 건설업계에까지 불똥이 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한 관계자 역시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새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자료 요청이 들어오면 따를 것"이라면서도 "정치적 목적이 뚜렷한 감사 같은데 경제에 피해를 주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대형 건설사들의 파렴치한 반응을 바라보고 있자니 '면장우피(面張牛皮)'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얼굴에 쇠가죽을 발라도 10겹은 넘게 바른 것 같다.

   
▲ 문재인 정권은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 뉴시스

2012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4대강 사업 임찰답합 혐의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계룡건설산업, 코오롱글로벌, 한화건설, 경남기업, 삼환기업, 한라㈜,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쌍용건설 등 17개 업체에 과징금 1115억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2014년 11월에도 재차 임찰답합 사실이 적발된 7개 건설사에 과징금 152억 원을 내렸다. 정부 공사 입찰을 제한하는 부정당업자 제재 조치 역시 실시됐다.

하지만 이는 모두 결과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2015년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입찰 제한 처분을 받았던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현대산업개발, 한진중공업, 경남기업, 계룡건설산업, 삼성중공업, 코오롱글로벌, SK건설 등 14개 업체는 되레 제재 기간 동안 1조5444억 원 가량의 정부 공사를 수주했다.

부정당업자로 규정된 건설사들이 행정소송을 통해 제재를 피했기 때문이었다. 실질적으로 제재를 받은 기간은 평균 2개월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꼼수였다.

또한 4대강 사업 임찰답합 건설사들은 박근혜 정권의 2015년 광복 70주변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돼 입찰 자격 제한이 해제됐다. 경제활성화가 명분이었다. 국민 혈세가 들어간 대규모 토목 사업에서 입찰담합을 저질러 부당한 이득을 챙겼음에도 이해할 수 없는 특혜가 주어진 것이다.

국민과의 약속도 어겼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등 대형 업체들은 특사 당시 사회공헌기금 2000억 원 출연을 공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아진 기금은 50억 원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결국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렸어야 할 사안을 운 좋게 피해간 걸 알면서도 여전히 염치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이제라도 정리(正理)를 밟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입찰담합 재조사는 물론이고, 하청업체 갑질 여부, 부실공사 문제 등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건설업계의 볼멘소리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끝까지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철저하게 추진해 주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건설업계 내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는 시금석이며, 업계 전반이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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