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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케네스 배 “北, 숨겨둔 핵 밝혀지면 이라크 꼴”
“트럼프 절실하지만, 더 절실한 것은 北…달러 수혈이 우선 목표”
“회담 성과 後 시간벌기 전략으로…北주민 살 권리 출발점 되길”
2018년 06월 08일 21:08:39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당신이 석방된 것 자체가 기적이다.”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51) 선교사가 풀려났을 때, 당시 특사로 온 엘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해준 말이다.

후커 보좌관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기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딸 이방카를 수행해 방한한 인물이다.

케네스 배는 북한주민을 돕고자 2012년 북에 갔다가 735일 간 억류됐고, 2014년 11월 8일 극적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

그가 쓴 책 <잊지 않았다>에 따르면 억류 죄목은 반공화국 적대행위다. 무심코 집에 있던 외장하드를 서류가방에 넣고 북에 온 것이 불온 자료로 걸려 15년의 노동교화 형을 선고받았다.

케네스 배는 풀려난 이후 국제 NGO단체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NGI)를 결성하고, '오토 웜비어’ 부모와 함께 스위스 제네바 인권 국제컨퍼런스 등에서 연설하는 등 국제 인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시사오늘>은 다양한 루트로 한반도 정세를 꿰뚫는 케네스 배와의 8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향후 행보를 가늠해봤다.

   
▲ 케네스 배 선교사는 북미 정상회담은 일차적 봉합, 일정 성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시사오늘

<다음은 일문일답>

“北, 다량의 피 수혈해야 할 만큼 내부 상황 심각”
“엘리트집단 충성도 와해 위기 심각, 돈 확보 우선”

- 역사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미회담 성사 배경 관련, 트럼프 제재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는 얘기들은 굉장히 심각하다. 피를 많이 흘리고 죽어가는 사람에게 다량의 피를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경제가 다 엉망이다. 기름이 없고 돈이 돌아가지 않으니까 지도층에서 장마당의 인민들로부터 수탈을 강화했고 인민들 원성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당장 몇 달 안에 삼백억 달러든 돈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 핵보다도, 돈 확보가 안 되면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거다. 그러려면 북미협상에서 핵탄두 20개라도 반출해야겠다는 큰 뉴스 등이 필요할 것이다.”

- 중국 단둥을 자주 다녀오는 한 북한 전문가는 비핵화 문제는 고차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왜 대화를 하려 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했다. 말인즉슨 내부 체제의 ‘엘리트 집단들이 밀었다’라고 하더라.

“그 정도로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도 보고를 받는 게 있을 텐데, 엘리트 집단들은 김정은의 충성집단인데도, 제재를 통해 그들(엘리트집단)에게 변고가 생겼다. 자금이 흘러들어가지 못하면서 충성도가 와해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이들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민들을 잘 살게 하는 경제카드가 필요한 것 같다. 백억 달러든 이백억 달러든 최소한 어느 정도 수혈이 돼야 하는 이유다.”

- 수혈을 위해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하려면 삼년내지 오년이 걸리는데, 완전한 비핵화까지 돈 한 푼주지 않는다면, 북한 체제는 견뎌 내지를 못한다. 때문에 크게 뭉뚱그려 핵 폐기를 삼등분, 사등분 해 최소한 첫 번째 등분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트럼프 중간선거 전까지 어느 정도 최소한, 비핵화가 진행돼야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일차적 봉합…일정 성과 낼 것"
"서로간 시간 벌 것…北 변고 vs 트럼프 재선 낙마"

- 우여곡절 끝에 북미정상회담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어떻게 전망하나.

“어느 정도 성과 있을 것으로 본다. CVID가 한 번에 다 되지 않더라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할 만한 정도로는 얘기가 오고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양쪽이 기대하는 완전한 비핵화나 완전한 체제보장은 한 번에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완전한 체제보장을 얘기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끌 것 같다. 일차적 봉합은 되겠지만, 완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제재를 풀거나 특별하게 빅딜을 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몇 가지 협의는 할 수 있겠지만….”

- 양측 입장에서 시간을 끈다는 것은?

“트럼프 전략은 핵을 내려놓으면 좋지만 핵을 내려놓지 않으면 스스로 무너질 거라는 생각 안에서 이렇게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앞으로 삼년이 걸릴지 오년이 걸릴지 모른다. 시간 싸움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가다보면 그 사이에 북한에 어떤 변고가 생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낙마를 할지, 그리 되면 또 다른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벌기 위한 서로간의 전략인 것 같다.”

- 일각에선 양쪽이 시간을 끌다보면 북한에 유리하다는 분석을 한 바 있다. 어떻게 보는지.

“그건 추측하기 나름이지만, 나무를 막 흔들다보면 감도 떨어질 수 있고 나뭇가지도 부러질 수 있다. 저는 이렇게 흔들다보면 여러 변수가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북한 내부에 여러 변수들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어느 쪽에 유리하다고 섣불리 추측할 수 없다.”

“핵 숨겨둬도 위협용으로 쓸 수 없어”
“이라크 사태처럼 될 수 있기 때문”


- 가장 큰 성과일 거로 관측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기 입으로 핵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고 공언한 것 자체가 큰 성과가 될 것이다. 왜냐면, 북한 입장에서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비핵화를 하겠다고 서명하면 그것이 오년이 걸리든 십년이 걸리든 그 기간에는 비핵화 과정으로 가는 상황에서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 문제를 다른 나라에 넘기지 않고, 직접 나설 건데, 북한에서는 열개든 스무 개든 일단 내놔야 한다. 숨겨 놓은 것은 빼고라도.”

- 숨겨 놓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숨겨놓는다 하더라도 그걸 나중에 협상용, 위협용으로 쓸 수가 없다. 설령 쓴다든지, 또 다른 핵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밝혀지면, 그 즉지 제재와 전쟁의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북으로서는 그 핵을 위협 수단으로 사용하기 어렵단 얘기다. 숨은 핵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미국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에 스무 개의 핵을 신고했는데, 알고 보니 열개 더 있었더라,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다.
즉, 스무 개를 내놨는데 나중에 몇 개 더 있다고 할 수가 없게 되는 거다. 만약 숨겨둔 핵이 밝혀지면, 이라크 사태처럼 똑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입장에서는 충분한 명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빼도 박도 못하게 되는 거다.”

- 김중로 의원은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미국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저는 이번에 그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고 몇 시간 만에 담화를 발표해 번복한 것 같다.”

"정세현 전 장관 말은 CVID 된 뒤에야…"
"트럼프도 절실하지만, 더 절실한 것은 北"

- 정세현 전 장관은 북미회담은 트럼프한테도 중요하다, 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트럼프도 몰락한다고 최근 한 강연에서 언급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에도 이번 회담이 절실하지만 더 절실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입장에선 답답한 게 없다. 당장 제재를 완전히 풀어주는 것도 아니고, 지원도 한국과 일본과 중국보고 하라는 건데….”

- 정세현 전 장관은 또한 이번 회담이 잘 되면 북미 수교를 맺고, 평양에 대사관이 들어가고 분단체제 종식 등 평화로 나아간다고 전망했다. 어떻게 보나.

“완전한 비핵화 전제조건이 되고 난 뒤를 언급한 것 같다.”

-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태영호 공사가 말한 것처럼 북한은 절대로 모든 것을 포기할 거로 생각지 않는다.”

"美, 북한 인권 문제 거론하고, 北도 모범답안 준비할 것"
"회담을 통해 북한 주민 신앙의 자유와 살 권리 누리기를" 

-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는 거론될까.

“거론된다고 본다. ‘트럼프’가 자기가 추진한 모든 패키지에 인권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북핵만 얘기하고 끝내면 자기모순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다만, 거론하되 중점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도 예상할 거로 생각한다. 사전에 언지를 줬을 수 있다. 아마도 모범답안을 만들어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북미 회담을 둘러싼 미국의 반응은 어떤가.

“미국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결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 북한에 2년간 억류됐던 입장에서 남북정상회담 등을 보며 여러 생각이 오갔을 것 같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저는 그분들이(북한주민) 좀 더 풍요롭고 자유롭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곳에 갔었다가  정말 그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사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좀 어려운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만족이 잘 살 수 있는 방향이 올 수 있다면 환영해야 될 일이다. 그들이 얼마나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을 봤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노예로 사는 것을 끝내야 한다고 믿는다. 이번이 북한주민들도 평화롭게 기본적 인권, 신앙의 자유, 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 국제 NGO단체 느헤미야 커뮤니티센터(NGI)의 대표로 활동 중에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NGI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을 구출하고 정착을 돕고 있다. 집중적으로는 느헤미야 커뮤니티센터 설립을 준비 중에 있다. 탈북민이 영어도 배우고 상담도 하고, 교류하는 커뮤니티센터를 만들고 있다. 통일 콘서트, 토크 콘서트 등을 통해 탈북민과 남한사람이 소통하는 작은 통일의 장을 열어갈 계획이다.”

- 다른 얘기지만, 아버지가 한화 이글스 초대감독을 맡았던 배성서 감독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하위권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한화가 올해 프로야구에서 2~3위를 기록 중에 있다. 한화의 활약에 기뻐할 듯한데.

“한화의 선전에 대해 따로 여쭙지는 못했지만, 늘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고 계신 줄 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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