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억할 게임업계 CEO…김택진·남궁훈·장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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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억할 게임업계 CEO…김택진·남궁훈·장현국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0.12.10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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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게임·야구 모두 잡은 올해의 최고 ‘핫 플레이어’
남궁훈, 돌아온 승부사…기업공개(IPO)도 연착륙 성공
장현국, IP 소송 전쟁 속에서도 ‘지스타-구원투수’ 자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2020년이었지만 게임업계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산업의 특성상 유일한 희망의 등불처럼 타올랐다. 〈시사오늘〉이 게임업계의 경영자들 중 올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어쩌면 기억해야 할 세 사람을 꼽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시사오늘〉이 게임업계의 경영자들 중 올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어쩌면 기억해야 할 세 사람을 꼽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김택진, 게임·야구 모두 잡은 올해 최고 ‘핫 플레이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단주를 맡고 있는 야구단 엔씨다이노스가 창단 9년만에 2020 한국 프로야구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세레모니로 들어올린 엔씨소프트의 게임 '리니지'에 나오는 아이템 '집행검'은 미국까지 소식이 전해졌다. 게임에 이어 야구까지 접수한 김 대표의 성공을 조명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당연하게도, 야구만 잘 한 것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1조 8548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까지만 합산해도 지난해 전체 연매출(1조 7012억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3378억  원)대비 거의 두 배(6681억 원)를 기록했다. 

스테디 셀러이자 온라인게임의 대명사가 된 '리니지' 시리즈가 탄탄하게 매출을 받치고 있다. 지난 9일 구글플레이의 발표에 따르면, 구글 앱 마켓 연말 매출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1,2위를 차지했다. 두 게임이 서로 자리를 바꾼 적은 있지만 결국 집안싸움이다. 함께 '3N'으로도 불리는 거함 넥슨과 넷마블이 각각 '바람의나라 : 연'과 'A3 : 스틸얼라이브' 등을 앞세워 맹추격했지만 아성은 견고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지난달 말 리포트에서 엔씨소프트에 대해 "기존작 라이프사이클이 장기화됐고, 신작과 해외 출시로 계단적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김 대표는 지난 10월, 증권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초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런칭하기로 하는 등 게임 그 이상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 리더십에 탄력을 받은 올해 최고의 '핫 플레이어' 김 대표의 내년 행보에도 세간의 눈길이 쏠려있다.

남궁훈, 돌아온 승부사, 기업공개(IPO)도 연착륙 성공

올 한해 게임업계와 증권가를 한바탕 뒤흔든 이슈 중 하나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며 무려 시총 4조 원대로 코스닥에 입성, 안착했다. 그 뒤엔 카카오게임즈에서 인수합병, 상장 등 경영부문을 총괄하고 내부개발 및 신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게임업계의 '승부사' 남궁훈 대표이사가 있다.

남궁 대표는 기존 주력 사업을 관리하는 조계현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카카오게임즈를 이끌고 있다. 대기업 사원 출신으로 PC방에서 시작해 넷마블의 전신 CJE&M 게임사업부문,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표직을 맡은 바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잠시 은퇴를 선언했다가 게임유통사 엔진 인수, 그리고 카카오게임즈 게임사업총괄 부사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여름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사실 이번 상장 도전은 남궁 대표에겐 두 번째였다.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하던 카카오게임즈는 한 차례 기업공개를 철회한 바 있다. 남궁 대표는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과 배급, 개발 등 게임사업 가치사슬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나중에 더욱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호언한 바 있다. 그리고 재수에 성공하면서 상장 첫 날 상한가를 치는 속칭 '따상'도 경험했다. 그리고 남궁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진출과 신규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발언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3534억 원, 영업이익 499억 원을 올렸다. 동기대비 매출은 23.9%, 영업이익은 98.3%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남궁 대표의 그림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라는 평이다.

우선 자체 개발이다. 올해 카카오게임즈는 2월 ‘아키에이지’와 모바일게임 ‘달빛조각사’ 등을 만들어낸 XL게임즈의 지분 53%를 사들이면서 경영권을 얻었다. 이어 다음달인 3월, 게임개발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등 3곳에 23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한다.

또한 남궁 대표는 e-스포츠로 대변되는 '보는 게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2018년부터 e스포츠와 MCN사업을 주로 하는 넵튠에 투자해왔다. 업계에선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한 카카오와 이러한 방송형 '보는 게임' 콘텐츠의 강력한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8일 게임산업발전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한해의 좋은 마무리를 알린 남궁 대표의 내년도 올해만큼 뜨거울지가 관심사다.

장현국, IP 소송전쟁 속에서도 ‘지스타 구원투수’ 자임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가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면, 위메이드는 조금 다르다. 중국 게임사의 지식재산권(IP)침해로 치열한 전투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자칫 좌초할 뻔한 국내 최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의 메인투수를 맡으며 구원투수를 자임했다. 그 주인공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다.

지난 2018년, 장 대표는 '게임명가' 부활을 천명한 이래로 본격 실적을 개선하며, IP 발굴에 주력해 위메이드를 다시 궤도에 올렸다. 특히 중국 시장을 개척하면서 새로운 판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긴 소송 전쟁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2019년, 장 대표는 사실상 '미르'소송으로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해 위메이드의 3분기 보고서 기준, ‘미르’ IP 관련 소송 포함 소송건수가 19건에 달했을 정도다. 다행히 연말 잇단 승소로 승기를 잡았다. 업계에선 장 대표의 끈기와 전략의 승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국 측이 억지를 쓰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는데, (위메이드의 승소는)이제 우리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선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장 대표는 지금 당장의 영업이익보다도, 위메이드의 미래에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11월 리포트에서 "위메이드는 중국 샨다게임즈를 상대로 중재소송에서 승소해 2조 5000억 원의 배상을 청구했다"면서 "배상금규모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승소로 중국 내 IP사업이 가속화되고, 오픈플랫폼 '전기상점'의 전략적 제휴가 가시화될 것이다. '미르4' 역시 두 달 만에 사전예약자수 25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기대감이 향상됐다"라며 주식 매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올해 막바지에 기억할 게임 CEO로 장 대표를 꼽을 만한 일은 지스타 메인스폰서 자임이다. 마지막까지 오프라인 개최를 가늠하다, 자칫 좌초할 위기에 처했던 '지스타 2020'의 메인스폰서를 맡았다. 장 대표는 지스타 개막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스타 메인스폰서 계획이 처음에는 없었지만 온택트 지스타의 참가사가 적다는 걸 알게 되고, 미르4 사전예약을 받으며 지스타 기간과 밀접하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지스타를 이어가겠다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 메인스폰서로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한국 최대의 게임축제는 그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현재 ‘미르4’는 지난 9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소속 한국게임기자클럽으로부터 게임 오브 지스타(Game Of G-STAR)로 선정됐다. 상패를 받아든 장 대표에게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이택수 회장은 "게임으로 한류를 불어일으킨 미르 IP를 활용한 만큼 더욱 큰 재미를 통해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한국 게임을 널리 알려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힘들 때 나서는 것이 '진짜 친구'라고 했다. 올해 장 대표는 한국 게임업계의 '진짜 친구'임을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를 '2020년의 기억할 게임 CEO'로 뽑은 까닭이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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