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정제마진 상승 효과 볼까…정유 3분기 실적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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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정제마진 상승 효과 볼까…정유 3분기 실적 반등 ‘기대’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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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상승세…미국·유럽 재고 부족도 이어질 듯
유가상승 이어질 경우 재고·래깅 마진상승도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SK인천석유화학 전경. ⓒSK인천석유화학
SK인천석유화학 전경. ⓒSK인천석유화학

2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정유업계가 3분기부터는 본격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제마진 및 유가 상승 등의 호재가 뒤따르는 까닭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4주차 정제마진은 지난 6월 5주차(배럴당 3.8달러) 이후 꾸준히 상승해 8.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주차(9.2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정제마진 중 하나인 복합정제마진도 7월 3주차 배럴당 10.1달러에서 7월 4주차 12.3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제품 판매 가격에서 원재료(원유) 값, 운송비 등을 뺀 일종의 순수익이다. 정제마진이 오르면 제품 판매 시 정유회사가 얻는 이익이 올라간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한동안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철 석유제품 전반의 수요가 올라가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재고는 감소세다.

실제로 미국 등·경유 재고는 지속 하락해, 지난달 말(7월 21일 기준)지난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등은 지난 6월 정제설비 가동중단으로 약 55만bpd(1일당 처리능력)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여름 재고 확보가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유럽 역시 등·경유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폭염으로 라인강 수위가 하락하면서 운송에 차질을 겪고 있어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위클리 보고서를 통해 “폭염이 단기 내 종료될 수 있는 이슈가 아님을 감안하면 유럽 내 재고 타이트(부족)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요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EIA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3주차(7월 15일~21일) 기준 미국 내 총 석유제품 소비는 일일 2100만 배럴 수준으로, 7월 1주차(1800만 배럴), 7월 2주차(2000만 배럴) 등보다 높았다.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연장 등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단기 재고평가이익 상승도 기대된다.

재고평가이익은 원유가격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석유제품 재고 마진을 가리킨다. 요컨대, 원유가격이 올라가면서 재고가 원가보다 비싸게 팔릴 것으로 전망될 때 실적에 포함되는 마진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 2분기 평균 도입유가는 배럴당 83.9달러 수준, 6월 도입유가는 80.5달러 수준을 보였다.다만 지난달 28일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84.71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재고평가이익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을 마주했다.

유가가 오르면서 래깅(지연) 효과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래깅은 계약부터 운송까지 시차로 인해 발생하는 마진을 뜻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4주 기준 복합마진은 배럴당 12.3달러지만, 래깅과 아시아향 OSP(사우디아람코의 원유 판매 프리미엄)를 반영하면 14.7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OSP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래깅 효과로 인한 상승폭이 큰 셈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경기상황이나 수요 등 변수를 봐야하는 상황이지만, 정제마진이라는 지표를 봤을 때는 전 분기보다는 양호한 실적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자발적 감산을 9월 말까지 연장했고, 러시아도 원유 수출 축소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수요가 타이트한 상황이라 유가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요인이 있는 셈이다. 래깅 마진, 재고관련 이익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유업계는 2분기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18조7272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에쓰오일은 매출액이 31.7% 감소한 7조8196억 원, 영업이익은 97.9% 감소한 364억 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매출액은 6조972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7.4% 감소한 361억 원에 그쳤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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