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가성비”…이커머스, ‘초저가’ 상품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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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가성비”…이커머스, ‘초저가’ 상품 늘린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10.07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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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티몬, 1만 원 미만 상품으로 소비자 끌어 모아
성장성 확보 급한 11번가, 9900원샵 열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티몬 초저가샵, 11번가 9900원샵 화면 ⓒ각 사

이커머스업계가 고물가 시대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급성장 중인 해외직구 시장, 경쟁이 치열한 오픈마켓 분야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려는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초저가 전문관을 선보이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가격 경쟁이 치열한 곳 중 하나는 해외직구 시장이다. 대표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국내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올해 상반기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5위에 올랐다고 알렸다. 지난 6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의 사용자 수는 497만 명으로, 올 1월보다 160만 명 증가했다. 2018년 국내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급성장 비결은 단연 가격이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생활용품, 패션, 뷰티, 가전 등 다양한 상품들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2000원대 신발과 블루투스 이어폰, 1000원대 립글로스를 비롯해 첫 구매 혜택으로는 100원대 상품도 구매 가능하다. 

동남아시아 기반 해외직구 플랫폼 큐텐(Qoo10)에 인수된 티몬도 최근 ‘해외직구 초저가샵’을 열었다. 1만 원 내외의 초저가 해외 상품 중 품질이 검증된 직구 상품만 선별해 5일 이내 도착하는 무료배송으로 선보이는 전문관이다. 큐텐에서 판매된 인기 상품들을 선별해 품질에 대한 신뢰와 검증을 거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외직구 초저가샵은 상품의 대부분이 1만 원 이내의, 중국 또는 인도 등에서 생산된 저가형 제품들이다. 대표 상품은 샤오미 전동칫솔 1+1 세트(9920원), 반려동물 배변패드 50매(6390원), 복싱글러브(9150원), 몬스긱 무선마우스(9049원) 등이다. 현재 약 100여 종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패션 카테고리를 확장해 올해 내에 3~4배 가량 품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구경 티몬 마케팅본부장은 “최근 절약소비 트렌드에 따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는 해외상품들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며 “초가성비라는 장점을 이유로 감수해야 했던 늦은 배송과 품질에 대한 신뢰 문제도 걱정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9900원샵’을 열었다. 1만 원 미만의 부담 없는 가격대의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가성비 전문관이다. 대표 상품은 △아이르 지퍼형 화이트 베개솜(2개, 6960원) △쥬빌레 하이볼 유리잔(2개, 6720원) △모닝컴 멀티포트(9360원) 등이다.

11번가는 쿠팡과 네이버 중심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장·수익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중 목표로 했던 기업공개(IPO)도 고금리·물가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출혈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가격 경쟁은 한시적으로 진행하거나, 되도록 자제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초저가를 내세운 해외직구몰 인기가 높아지고 고물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11번가는 이번 9900원샵을 통해 해외직구몰과의 경쟁에 대응하고, 가성비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고광일 11번가 영업기획담당은 “여전히 높은 체감 물가에 가성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9900원샵을 통해 하나를 구매해도 알차게 쇼핑했다는 만족감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상품군과 상품 규모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고물가 시대 맞춤형 전문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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